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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한필의 세상훑기(6)

 “국회의원이 되는 것, 어렵지 않아요”라고 말했다가 지난해 말 국회의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던 개그맨 최효종, 그 덕에 최고 유명세를 누렸다. 어떤 정치학자나 시사평론가보다 개그맨 말 한마디가 더 영향력 있는 시대를 산다는 게 놀라울 뿐이었다. 4ㆍ11 총선 거리유세가 시작되는 지금, 한 번 더 웃어보자는 생각으로 되새겨 보자.
 1 선거유세 때 평소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며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에 먹지 않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
 2 공약을 얘기할 때는 그 지역에 다리를 놔준다든가, 지하철 역을 개통해 준다든가. 아~ 현실이 너무 어렵다고요?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돼요.
 3 또 (상대방)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지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요.
 국회의원 되는 게 이처럼 쉽다고 여겨 출마한 후보는 없다. 요즘 유권자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진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선거유세에 나서면 이 사실을 까맣게 잊는다.
 각 지역의 재래시장들은 선거 때만 되면 출마자를 응원하러 온 정당 대표들의 단골 방문지가 된다. 악수 한 번 했다고 찍어주는 순정파 유권자가 드문데 말이다. 싫어하는 정치인이라도 내미는 손을 마다하지 않는 게 우리네 인심이다.‘높은 사람’손 잡았다고 선뜻 표 주는 이는 없다.
 공약은 어떤가. 후보들이 열심히 쏟아내지만 100% 실현된다고 믿는 유권자는 없다. 될 수 있는 것, 없는 것을 어느 정도 감 잡고 있는 게 유권자다.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고 따지는 유권자 못 봤다고, 공약 실천 여부를 검증하는 언론 없다고 남발해선 안된다. 곧이곧대로 믿는 유권자도 없으니 가려서 말하는 게 좋다. 실현 불가능한 걸 내놓으면 신뢰만 깎일 뿐이다.
 상대방 후보 약점을 사냥개처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 효과가 있을까. 처음엔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방 약점 때문에 돌아선 표가 반드시 나에게 오리란 법은 없다. 상대 약점이나 찾아내려고 혈안이 된 사람을 지역 대표로 국회의사당에 보내고 싶겠는가.
 지역구마다 벌써 진흙탕 싸움이 시작됐다. 두세 명이 연합해 한 명을 내지르던가, 다른 후보들은 관전하고 두 명이 티격태격하기도 한다.
지난 26일 천안에선 한 정당 후보들이 상대 당을 향해“이젠 없어져할 정당, 세금 축내는 정당”이라고 퍼붓자 곧바로“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되받는 막말전이 벌어졌다. 선거철은 이처럼 모욕적인 말도 대수롭지 않게 내뱉는 때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이 시민들에게 물었다.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이 뭐냐고. 56%가 도덕성을 들었다. 다음으로 추진력, 공약, 정당, 참신성을 꼽았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약은 1위가 서민경제 활성화(50.6%) 였고 이어 일자리창출, 공교육 내실화, 복지확대 순이었다.
 이 항목들은 시민들이 예시된 것 중에서 큰 생각 없이 고른 것이다. 후보의 추진력ㆍ공약을 짧은 기간에 따지는 게 쉬운 일인가. 국회의원 한 명이 경제 살리고, 일자리 만들고, 학교 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겠나.
 유권자는 일단 후보와 뭔가 인연이 있거나, 지지 정당이 확고하면 표를 던진다. 다음은 역시 도덕성이다. 후보가 풍기는 인상, 지인들이 말하는 그의 사람됨(평판도)에 좌우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 유세에 나서면 공약 남발, 상대후보 헐뜯기에 너무 많은 시간 쏟지마라. 진정성이 유권자 마음을 움직인다.

 

☞조한필은?=충남 천안 출생. 고려대 사학과를 나와 동 대학원에서 한국고대사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편집부·전국부·섹션미디어팀 기자를 지냈다. 현재는 충청타임즈 부국장 겸 천안·아산 주재기자로 활동하면서 공주대 문화재보존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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