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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가지고 상대방을 이끌어야한다이권홍의 '중국, 중국인' ... 중국역사에서 보는 중국인의 처세술(6)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  lee@je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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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4  1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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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을 유지하고 기회가 오면 즉시 행동에 옮기자.”

“상황에 따라 대처하여야한다.”

전국시기 ‘농가(農家)’학설의 대표인물 허행(許行 : BC372~BC289)은 자식기력(自食其力)을 제창하였다. 자식기력이란 현대어로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생활해 가는 것을 말하지만 허행의 뜻은 모든 것을 스스로 생산하고 만들어 써야한다는 말이다. 만부득이 할 때에만 교역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근본적으로 사회분업을 부정하였다. 허행은 제자 수십 명과 함께 무명옷을 입고 짚신을 삼고 자리를 만들면서 삶을 유지하였다.

유가사상을 신봉하는 진상(陳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허행을 만난 후 유가사상을 버리고 새로이 ‘농가’학파를 신봉하게 되었다. 어느 날 진상이 맹자(孟子)를 만나게 되자 전력을 다하여 농가사상을 설파하였다. “나는 허행 선생님의 관점이 도리에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무릇 현명한 군주는 모두 백성과 더불어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자신이 직접 밥을 지어 먹어야 합니다. 국정도 겸임해 처리하여야 합니다. 자급자족 할 수 없다면 어찌 현명한 군주라 할 수 있겠습니까?”

맹자가 물었다. “그러면 허행 선생도 스스로 양식을 경작한 후에 자신이 밥을 해 먹습니까?”

진상으로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맹자가 또 물었다. “그렇다면 허행 선생은 분명 스스로 베를 짜고 옷을 해 입겠군요?”

진상이 답했다. “아닙니다. 허행 선생님은 마로 짠 베옷을 입습니다.”

맹자가 또 물었다. “허행 선생이 쓴 모자는 그들이 직접 마를 짜서 만들겠군요?”

진상이 답했다. “아닙니다. 양식을 가지고 바꿉니다.”

맹자가 또 물었다. “허행 선생은 왜 직접 마를 짜서 모자를 만들지 않습니까?”

진상이 말했다. “농사를 짓는 데에 방해 될까봐 그렇습니다.”

맹자가 또 물었다. “허행 선생은 가마솥으로 밥을 짓고 쇠로 만든 농기구로 밭을 갈지요. 그것 모두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가요?”

진상이 말했다. “아닙니다. 그것도 양식으로 바꿉니다.”

맹자가 말했다. “허행 선생이 양식으로 솥과 농기구를 바꾸는 것은 도공과 대장장이가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잖소. 그렇다면 도공이나 대장장이가 농기구와 기물을 주고 곡식으로 바꾸는 것도 농부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잖소. 허행 선생은 자급자족을 주장하고 있지 않소? 그렇다면 어째서 직접 도자기를 굽거나 쇠를 풀무질하여 자기 집에서 만들어 쓰지 않소? 무엇 때문에 복잡하게 백공(百工)과 교역을 하는 것인가요? 어째서 허행 선생은 번거로운 것을 꺼리지 않는 것인가요?”(『孟子·滕文公上』‘有爲神農之言者許行’ 축약)

   

맹자는 묻고 대답하며 유도하는 방식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도리를 설파하고 있다. 합리적인 문답을 가지고 ‘농가’학파 허행의 관점이 만신창이가 되는 지경까지 몰아세우고 있다. 진상은 부지불식간에 맹자의 비판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고. 도리를 설명하는 목적에 합당하게 이르고 있다.

세상일은 이와 같다. 첩경은 결국 가장 짧은 길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늘 가장 간단하고 가장 기본적인 것에 있다. 물론 직접적으로 상대방의 결점이나 잘못을 지적하는 방법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방법이 늘 옳은 것일까?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쌍방이 오해가 생기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상대방의 반발심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비평가가 기대하는 효과를 최대한도 끌어올리면서 타인이 나쁜 감정을 가지지 않게 하는 방법! 있다. 다만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일 뿐이다.

다음은 『孟子·滕文公上』(有爲神農之言者許行)에 보이는 말이다. 단장취의이지만 의미는 있지 않은가?

“옛말에 ‘마음을 쓰는 사람도 있고 힘을 쓰는 사람도 있다. 마음을 쓰는 사람은 남을 다스리고 힘을 쓰는 사람은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다’고 하였다. 남에게 다스림을 받는 사람은 남을 먹여주고 남을 다스리는 사람은 남에게 얻어먹는 것이 천하의 일반적인 원칙인 셈이다.”

 

 

 

 
▲ 이권홍 제주국제대 교수.

“요(堯)임금은 순(舜)을 얻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근심으로 삼으셨고 순임금은 우(禹)와 고도(皐陶)를 얻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근심으로 삼으셨다. 100묘의 농토가 제대로 경작되지 못하는 것을 자신의 근심으로 삼는 자는 농부다.”

“나는 ‘새가 어두운 골짜기에서 나와 높은 나무로 옮겨간다’는 말은 들었어도 높은 나무에서 내려와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간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만일 큰 신발과 작은 신발이 값이 같다면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큰 신발을 만들겠는가.”

☞이권홍은?
=제주 출생. 한양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나와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중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현대문학 전공으로 『선총원(沈從文) 소설연구』와 『자연의 아들(선총원 자서전)』,『한자풀이』,『제주관광 중국어회화』 등 다수의 저서·논문을 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어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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