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아다니며 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성폭행까지 한 '제2의 조주빈'이 제주에서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29.경기)씨를 붙잡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전국 각지의 10대 청소년 11명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 231개(사진 195개, 동영상 36개)를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피해자를 협박해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오픈채팅방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을 이용해 "이모티콘을 선물해주겠다", "상담해 주겠다"는 등의 핑계로 청소년에게 접근한 뒤 "여자인 것을 인증하라"며 얼굴을 제외한 특정 신체부위를 찍어보낼 것을 요구했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해당 사진과 영상 등을 유포하겠다고 협박, 직접 찾아가 성매매 및 성폭행을 하기도 했다. 또 이를 촬영한 성착취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12살부터 많게는 17살까지 어린 청소년들이다.
A씨는 선불폰과 듀얼넘버 등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운용해 1인 2역을 하는 등 범행을 위해 치밀한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해자들과 만남에 실패하면 다른 SNS 계정이나 휴대전화 번호로 다시 접근해 "너의 사진이 유포됐는데 아는 사람을 통해 삭제해주겠다. 수백만원을 들여 삭제했으니 보답하라"면서 성폭행 등을 다시 시도했다.
A씨는 'N번방'과는 달리 금전적 목적이 아닌 성욕구 충족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SNS을 이용할 경우 누구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청소년과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디지털성범죄는 사회 공동체마저 위협하는 중대 범죄인 만큼 악질적인 행위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추적 검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지방경찰청은 디지털 성범죄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25일 우철문 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단을 구성, 운영하고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