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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색이던 시대가 아닌 지금 ... 내 가족이 살 한국사회를 다시 생각한다"

 

안타깝다. 박원순 시장의 죽음도, 편 가르기도 슬프다. 추모와 비난이 오고 가며 내 편과 적을 가르는 모습이 안타깝다.

 

그래서 궁금했다. 그의 죽음 전 이야기다. 어느 누구도 제대로 알려 주는 사람이 없어서 더 그랬다. 앞으로는 묻혀 버릴 것 같아서 더 걱정됐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난 단순하게 생각한다. 가해자면 벌을 내려야 하고, 피해자면 보호해야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상황은 요샌 흔해서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 섣부르게 판단해선 안 된다. 아직은 누가 진짜 피해자인지 모른다.

 

진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얻어낸 제주4.3진상규명을 보면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이 옥고를 치르고, 빨갱이라 매도당하면서 얻어낸 진실이었다. 세월이 지나도 진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위해 필요하다.

 

박원순 시장은 자타공인 대한민국 선출직 '넘버2'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믿고 선택했다. 그 믿음과 선택에 대한 책임은 죽음 후에도 져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된 나라라고 나는 생각한다. '공소권 없음'으로 끝이 난다면 내 가족이 한국에서 살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영웅호색(英雄好色)이란 옛적 이야기가 있다. 영웅은 원래 여러 여자를 좋아한다는 얘기다. 영웅의 업적이 모든 걸 용서하게 했던 시절이었다.

 

가정이다. 피해자로 예상되는 박원순 시장의 비서. 그가 당신의 아내거나, 딸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는가. 당신은 영웅호색이라며 웃고 넘길 수 있는가. 물론 박원순 시장이 가해자라는 건 아직 아니다.

 

한국사회에 묻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지금은 대한민국 넘버2의 죽음을 애도만 해야 하는가. 다른 의견은 상갓집 예의가 아니라며 깎아 내려야 하는가. 원래 상갓집 분위기는 화투와 술판이 엉킨다. 그러면서 먹먹한 마음을 푼다.

 

한국사회 시스템에 다시 묻고 싶다. 우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실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박원순 시장은 제주4.3진상규명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난 그의 애정을 세대와 공간, 생각의 차이를 초월한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제대로 된 진실을 찾자고 제안하고 싶다. 지금 끝낼 게 아니다. 내일, 모레, 우리 애들, 당신의 애들이 어른이 되서 살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박원순 시장도 그러길 바랄 것이다.

 

이대로 묻히면 안 된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빨갱이라 매도당했던 제주4.3유족들도 있다. 그들의 한을 풀어준 건 진실규명이었다.

 

다시 요청한다. 박원순 시장의 죽음 전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내 가족이 살 한국사회를 위한 소박한 바람이다. 난 사람 사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제이누리=강정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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