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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낀 식대로 배불린 어린이집 ... 제주에서 모범 보이고 대권 꿈꾸라

 

장면 1.

 

아무런 일도 없는 듯 했다. 보육교사들로 보이는 이들이 마스크를 끼고 아무렇지 않은 듯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비가 와서 그랬는지 아이들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렵사리 알아낸 그 어린이집이었다. 그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어서 들러봤다. 궁금해서였다.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괴기스러운 집을 상상했었다. 2020년 7월 23일 오후 4시였다.

 

장면 2.

 

퇴근 후 아이들과 저녁을 먹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과 만 나이로 두 살인 아들이 반찬 투정하며 먹는다. 한입 가득 꿀꺽하는 모습이 예쁘다. 이런 게 세상사는 재미인 것 같다. 오랜만에 아내와 저녁밥상 대화 주제가 통한다. 그 어린이집이었다. 맛있게 먹는 애들을 보며 아내 이야기를 듣는다. 아내가 한 마디 한다. '이건 제주사회 시스템이 문제다'라고 한다.

 

장면 3.

 

그 어린이집 점심밥상 풍경을 상상한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아이들은 맛있게 밥을 먹는다. 물에 만 밥, 국에 만 밥이다. 반찬은 없지만 어린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밥상에 반찬이 필요한 이유를 말이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진실다툼이 필요하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 상상은 또 다른 상상을 낳았다. 돈 버는 방법을 생각해 본다. 어린이집이 돈 버는 방법이다. 정부의 무상보육 정책 덕분에 어린이집은 국가 예산으로 인건비, 시설 운영비, 급식비를 받고 있을 것이다. 만약에 나쁜 마음을 먹고, 돈을 더 벌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쉬운 답은 급식비다. 거래 업체에게 허위 세금계산서만 받으면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내 하루 담뱃값 4500원을 1년만 저축해도 160만 원이 넘는다. 엄지손톱만큼 자른 두부를 일 년 모으면 깜짝 놀랄 돈이 된다는 말이다. 어린이집 부실급식 제보 사진 두부 한 조각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묻고 싶다. 의혹이 사실일 경우 몇몇 사람의 잘못이 아닌 제주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 한 번의 점심밥상도 아니고, 1년 내내 우리 아이들 점심 밥상이었다. 무엇을 했는가.

 

대한민국 1%에 불과한 작은 제주다. 사돈에 팔촌이 엮여 모두가 인연이 닿는 좁은 사회다. 제주에서 이런 의혹이 나왔다. 지역뉴스가 아닌 전국뉴스로 한국 사회를 달궜다. 비교는 싫지만, 이재명 경기지사처럼 언론 플레이를 잘 해도 좋다. 지금 여기, 제주에서부터 잘 하면 된다. 여기서 잘 하는 모습을 대한민국 롤모델로 언론플레이 하면 된다. 여기서부터 제대로 바꾸면 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부터 지역의 슬픔과 기쁨을 전국이슈화 시키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다.

 

마지막으로 의혹의 제기된 그 어린이집 원장에게도 묻고 싶다, 1년 아낀 두부 한 조각 어디에 썼는가. 그 어린이집에 예산을 준 제주도에도 다시 묻고 싶다. 무엇을 했는가. [제이누리=강정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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