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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찬의 프리즘]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의 최악 성장

 

한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2분기 하락폭(-3.3%)이 1분기(-1.3%)보다 커졌다. 당초 예상(-2% 초중반)을 크게 밑돌았다. 분기 성장률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다.

 

정부의 올해 성장 목표치 0.1%나 한국은행 전망치 -0.2% 달성은 물 건너갔다. 1분기 역성장은 소비와 서비스업 침체가 주도한 반면 2분기엔 경제의 엔진인 수출과 투자 감소가 직격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이 국경을 걸어잠그자 수출이 16.6% 급감했다.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여 만의 최악 성적표다. 그나마 민간소비가 긴급재난지원금 덕분에 1.4% 늘었지만 1분기에 6.5% 줄어든 것을 벌충할 수준은 못됐다. 설비투자(-2.9%)와 건설투자(-1.3%)도 성장률을 잠식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리세션) 신호다. 한국은행도 코로나19 이전부터 경기하강 국면에 있었고, 코로나19 충격이 더해져 하강 속도가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코로나19 확산세는 워스트(최악) 시나리오로 갈 우려가 든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5월 -0.2%로 전망했던 연간 성장률을 8월에 더 낮출 예정이다.

 

이와 달리 정부 경제팀은 낙관적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한은이 2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23일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추가경정예산 집행, 한국판 뉴딜 등 정책효과와 2분기 성장을 제약했던 해외생산, 학교ㆍ병원 활동이 정상화되고 기저효과도 더해질 수 있다면서.

 

1분기에 전기 대비 9.8% 역성장했던 중국은 2분기 11.5% 성장률로 V자 회복곡선을 그렸다. 홍 부총리는 3분기에 중국처럼 반등하길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은 경제여건부터 다르다. 중국은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20%가 안 된다. 반면 한국의 수출 비중은 40%를 넘는다.

 

중국은 내수시장이 큰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도 한국보다 강해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반사효과가 컸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제한 중국 경제의 회복은 반갑지만 미국과 중남미, 인도, 중동은 여전히 팬데믹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공관 폐쇄로 치달으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 국제통화기금(IMF)은 -2.1%로 전망했다. 이미 1ㆍ2분기 연속 역성장한 상황에서 연간 성장률 -1.0%대를 지키려면 3ㆍ4분기에 평균 1.8%씩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2차 확산 속 수출회복이 더딘 것을 보면 하반기에 큰 폭의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충격을 배제해도 기업투자가 부진하고 고용시장도 냉각돼 있다. 5월 기준 학업을 마치고도 취업하지 못한 청년층이 166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2만명 늘었다. 2분기에 소비를 자극했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도 끝물이다.

 

낙관적 성장률 전망에 기초해 세운 세수稅收 목표를 채우기 힘들어졌다. 올 들어 5월까지 국세는 전년 동기 대비 21조3000억원 덜 걷혔고, 세수진도율은 계속 떨어진다. 이미 3차례에 걸쳐 60조원 추경을 편성해 국가채무가 급증한 마당에 적자국채를 찍어내기도 어렵다.

 

마이너스 성장은 나라를 가난하게 만든다.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히니 재정당국이 여유를 부릴 수 없다. 코로나 충격이 연내 끝나리란 보장도 없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를 상수로 보고 경제정책을 재점검할 때다.

 

우선은 정부가 지금까지 내놓은 재정과 금융 지원책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집행 속도를 높이고 걸림돌을 치워야 한다. 디지털과 서비스산업 위주로 짜인 한국판 뉴딜정책도 산업 특성과 고용창출력을 감안해 제조업과 농업, 교통ㆍSOC 부문을 보완해 가동해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민간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위기대응 과정에서 재정과 통화정책 수단은 소진돼가고 있다. 재정확대만으론 수출과 투자를 살릴 수 없다. 그간의 재정ㆍ금융정책이 효과를 내고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면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투자를 끌어내야 한다.

 

코로나가 몰고 온 위기 대응도 힘든 판에 부동산 대책의 난맥상으로 정부의 리더십과 국정 우선순위가 흔들리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내 부동산 문제에 책임이 있는 경제팀의 교체와 함께 분위기 일신도 필요해 보인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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