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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 기자의 색다른 논문 ... 한라산에 인문+경관 더하다

 

'북쪽에선 격하게 요동치는 계곡과 날카로운 능선, 남쪽에선 중절모를 씌운 듯 봉근 솟은 모양이다. 제주도민은 자신의 고향에서 본 정상 전경을 최고로 여긴다.'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곤 이렇게 이어진다. 고산평야와 기암괴석, 제주4.3 군경토벌대 주둔소, 원시 모습을 간직한 동굴과 궤, 털진달래와 산철쭉 꽃밭길, 수시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안개. 궁금한가. 그가 새롭게 탐험한 한라산을 소개한다.

 

결이 좀 다르다. 제주인의 삶,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하며 하루가 지나도 달라지는 모습, 다른 눈으로 한라산을 본 이가 있다. 임재영 동아일보 기자다. 제주대학교 사회교육대학원에서 '한라산국립공원지역의 경관자원별 특성과 활용방안 연구'를 석사학위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번 달이다. 따끈따끈한 논문이다.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한라산 계절을 12개로 쪼갰다. 3년 동안 매달 한라산에 올랐다. 한라산 12번을 그는 논문에 담았다. 그는 물음을 던진다.

 

"왜 자연자원에만 관심을 갖는가?'

 

물음은 색다른 시도로 이어진다. 한라산에 인문경관자원을 더하는 연구다. 눈이 시린 바위 하나, 풀 한포기에 담긴 제주인의 삶과 풍경을 자원화 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시, 소설 등 문학작품도 자원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식물자원에 대해선 다양하고 심도 있는 연구가 진행된 반면, 인문경관자원 분야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금세 사라지는 안개에도 그는 안타까워했다. 한라산을 통해 제주 남북을 잇는 5.16도로 톨게이트도 그리워한다.

 

그는 한라산 탐방로별 경관자원 분석에 집중한다.

 

깎아지른 수직 절벽 한라산 정상의 남벽과 세 개의 방애오름이 연이어 펼쳐지는 어리목탐방로에선 고산 방목의 목축문화와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제주도민을 강제로 동원해 파놓은 진지동굴을 본다.

 

영실기암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탐방객을 맞이하고, 식물의 천국인 선작지왓을 볼 수 있는 영실탐방로에선 얼음폭포와 불교의 발상지로 불리는 불교유산에 관심을 갖는다.

 

화산섬의 신비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오름 군락이 일품인 성판악탐방로에선 풍수지리적 명당인 사라오름과 제주도민의 여름철 물맞이 장소를 상상한다.

 

기기묘묘한 바위와 웅장한 품새, 고사목 등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관음사탐방로에선 다채로운 제주 오름을 본다.

 

동백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상록활엽수림과 단풍나무, 서아나무 등 낙엽활엽수림, 구상나무, 시로비 등 한대수림이 수직적으로 사는 돈내코탐방로에선 표고재배, 숯가마, 4.3사건 토벌대 주둔소, 일제강정기 하치마키도로 등 다양한 인문자원에 관심을 갖는다.

 

그는 제안한다.

 

“한라산 인문경관자원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 체계적이고 세밀한 기록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서 그는 탐방객들의 요구는 다양해지고 있다며 탐사와 암벽등반에 도전하는 계곡 탐방로, 고산평야와 기암괴석을 경험하는 지질탐방로, 동굴이나 궤에서 지내는 원시탐방로, 털진달래와 살철쭉의 꽃밭을 거니는 꽃길 탐방로 등 한라산 경관자원을 최대로 활용하는 탐방로 개설이나 조정을 제안한다.

 

그의 시선 하나로 더욱 깊어진 한라산을 상상한다. 한라산의 큰 그림을 본다.  [제이누리=강정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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