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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완의 시론담론] 군 복무 '휴가 특혜'? ... 추 장관의 '결자해지'를 기다린다

 

‘카투사(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는 육군 복무 대신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징병제도에 따라 탄생한 군 조직이다. ‘대학입시보다 어렵다’는 카투사 제도는 6·25전쟁 초기 미군의 병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1950년 8월 국군과 유엔군이 낙동강 전선에서 공동 방어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한국군 병력 증원을 골자로 한 카투사 제도가 실행된 것이 처음이다. 1950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유엔군사령관 간의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

 

이후 카투사는 한국과 미국을 연결하는 군사동맹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았다. 지금까지 70년간 국내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왔다.  

 

카투사는 또 미군과의 생활을 통해 군 복무 중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제대 후에도 향상된 영어실력을 기업에서도 인정해 줘 지속적으로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로 시행 70주년을 맞이한 카투사 제도는 매년 약 2000명을 선발했으나 최근에는 주한미군 2사단 병력 해체로 인해 선발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주한미군의 평택 이전이 완료된 2017년까지는 3600여명의 카투사 병력을 유지해 왔다. 

 

미군과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만큼 그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이기에 카투사 지원 장병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이 요구되고 있다. 카투사는 주한 미8군에서 복무하지만 미군소속이 아니라 대한민국 육군 병사로 한국군지원단 소속이다. 모집과  배치는 모두 육군에서 관리한다. 육군 홈페이지 공개모집을 통해 카투사 응시자는 TOEIC의 경우 780점 이상과 TEPS 690점 이상, TOEFL IBT 83점 이상, PBT 561점 이상, G-TELP 레벨2(73점 이상), FLEX 690점 이상이 되어야 지원자격이 주어진다.

 

매년 9월 말 인터넷에서 한달동안 지원자를 접수, 매년 11월에 입영자의 희망 월별과 어학 점수대별 지원자 분포 비율 등을 적용한 뒤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하여 입대자를 최종 결정한다. 올해 모집은 대부분 행정병 이지만 전투병과 운전병 등 41개 특기로 1560명으로 예년에 비해 조금 줄었다.

 

최근 5년간 카투사에 입대한 장병들은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70%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출신으로 소위 ‘SKY’로 불리는 명문대학 출신이 약 30%를 차지한다. 고학력자 지원율이 높아 평균 7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카투사를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어학 능력 향상’이다. 사회 어디서나 영어 능력이 필수처럼 여겨지는 우리나라에서 군 복무와 영어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축복의 기회’라 여겨진다. 

 

필자의 아들도 대학 재학중에 만점에 가까운 어학점수를 얻고 카투사에 지원했지만 추첨과정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카투사는 1회만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어 공군 통역병에 지원했지만 이마저도 탈락, 동급생 보다 2년 늦게 군복무를 마쳤다. 

 

어찌됐건 대한민국 국군을 대표해 미군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자긍심을 가져야 할 카투사는 일종의 군사 외교관이라 할 수도 있다. 오히려 일반 병사들보다도 각 잡힌 ‘군인의 품격’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중요하게 여긴다. 더구나 영내에서 빡빡한 일정과 내무 생활을 하는 한국군과 달리 카투사는 일과 후 자유로운 외출이 가능하고 숙소도 2~3인실 또는 보직에 따라 1인실을 사용하는 등 자유로운 환경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다.

 

최근 ‘군대 골라가기’ 등 군대 입영을 잘하기 위한 지침서도 나왔다. 대한민국 아들들은 누구나 군대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이다. 근무기간도 20개월에 불과하다. 필자의 경우 1980년대 육군에서 33개월로 만기 제대하였다. 대학재학중 군사정권을 반대하는 시위로 군사훈련을 거부하다가 강제로 입영통지서를 받고 논산훈련소로 입대했다. 소위 강제로 끌려간 것이다. 

 

당시 대학생은 방학때마다 받는 군사훈련으로 군복무중 4개월의 병역단축이 이뤄져 29개월만 근무하면 되는 시기였다. 같은 내무반 병사중에는 대학 졸업후 나보다 3개월이나 늦게 입대한 후임병이 제대는 나보다 1개월이나 빨리했다. 당시 참으로 마음이 불편했던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8일 ‘국민의 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대표연설에서 추 장관 아들의 병영생활 특혜를 두고 “국민들의 원성을 두고 볼 수 없기에 국회는 특검을 수용하던가 추장관 스스로 특임검사를 임명하던가 사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이에 국회 국무위원석 자리에 앉은 추 장관은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빙긋이 웃기만 하였다.    

 

추미애 장관 자녀의 ‘군복무중 휴가 등의 특혜문제’는 법률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 보다는 ‘권력으로 자녀에게 특혜를 얻어냈다’는 측면에서 먼저 국민들께 사과하는 것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이다. 

 

 대한민국의 공정성 문제 가운데 자녀들의 군복무와 대학입시는 가장 첨예한 문제다. 과거에는 ‘모든 아들은 군대에 다녀와야 남자가 되고, 인간이 된다’고 할 만큼 군필을 선호하였다. 남북대치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병역 미필자의 경우 ‘군대도 안 갔다 온 남자’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사회적 구조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자녀가 한두명에 불과하자 군대를 면제 받으려는 온갖 수단들이 동원되고 있다. 1948년 정부 수립후 모든 남자들은 20세가 되면 군대를 가야하는 보편적인 기회균등의 징병제가 73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누구라도 특혜를 얻는다면 이는 분명 반칙이다. ‘기회의 균등,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란 구호를 또 되새길 시점이다. 

 

☞ 김선완은?=영남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정치부·사회부 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에듀라인(주) 대표이사. 한국리더십센터 영남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경북외국어대 통상경영학부와 경북과학대학 경영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 산학연구원 부원장, 대구·경북 지방자치학회 연구위원을 지냈다. 대구경북언론인회 사무총장과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에서 역량강화 분야 산업강사로 활동중이다. ‘마케팅의 이론과 실제’, ‘판매관리의 현대적 이해와 해석’, ‘리더와 리더십’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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