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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14)] 해녀노래

 

“어떤 사람은 복도 좋아 앉아 살리. 우리네는 바람이랑 밥으로 먹고 구름으로 똥을 싸고 물결을 집안 삼아, 부모 동생 떼어놓고 오늘도 바다에 든다.”

 

“요 물질하여 소를 살까, 밭을 살까. 한 손에 빗장, 다른 한 손엔 호미 들고 미역, 생전복 따다가 어린 자식 공부시켜 판사 만들려고 힘들어도 바다 위에서 시달리는 불쌍한 이내 몸아. 어느 때면 이내 몸도 좋은 세상 만나서 남들처럼 잘 살 수 있으려나.” 

 

힘든 바다 물질해서 벌어들인 소득으로 소나 밭을 사거나, 자식 교육시켜 판사 만들어 생활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은 해녀노래다. 노 저어 차귀도나 비양도 등 주변 섬으로 물질 작업 가거나 육지로 출가 물질 가며 불렀다. 테왁 짚고 물에 뛰어들어 ‘갓물질’ 작업 위해 헤엄치며 불렀다고도 한다. 

 

어떤 사름(사람) 복도 좋앙 앚아(앉아) 살리 
우리네는 ᄇᆞ름(바람)이랑 밥으로 먹곡 구룸(구름)으로 똥을 싸곡
물절(물결)이랑 집안 삼앙(삼아) 부모 동싕(동생) 떼여 두곡
오ᄂᆞᆯ(오늘)날도 물에 든다

 

물절ᄄᆞ랑(따라) 베질ᄒᆞ기(하기) 선주 사공 놀음이곡
밧데(밭에) 들렁 밧 잘 갈기 농부 아비 놀음이곡
붓데(붓에) 들렁(들어) 글 잘 쓰기 선부(선비)의 놀음이여

 

낭(나무)도 늙엉(어) 고목 뒈민(되면) 놀단 생(새)이 아니 오곡(고)
물이라도 ᄆᆞᆰ아지민(맑아지면) 놀단 궤기(고기) 아니 놀곡
이내 몸도 늙어지민 물질ᄒᆞ기 어렵고나

 

우리가 이영저영(이리저리) ᄒᆞ당(하다) ᄒᆞᆫ(한)번 어차 실수 뒈민
우알(위아래)등을 무꺼(묶어)놓고 소방산(小方狀)천 쳇대(쳇다리)우희(위)
둥시렁(둥그스럼)ᄒᆞ게(하게) 올려 놓곡 공동묘지 갈 적의(적에)는
어느야 님이 날 막아 주멍(주며) 어느 부모가 날 막아 주리
어떵 ᄒᆞ영 살아 가코(갈고) 요 물질로 ᄒᆞ여(하여)근에
우리 집의 쉘(쇠) 사카(살까) ᄃᆞ로겡(작은 밭)일 사보카(사볼까) 
어떵 ᄒᆞ민(하면) 잘 살아 보코(볼까)

 

새끼섬 우의는 올렝이(오리) 노는디
시퍼렁ᄒᆞᆫ(시퍼런) 바당 우읜 요 내 몸이 떳고나
ᄒᆞᆫ(한) 손에다 빗장 쉐곡 ᄒᆞᆫ 손에다 호미 쉐영
메역(미역) 셍복 ᄄᆞ다근(따다가) 어린 ᄌᆞ식(자식) 공부ᄒᆞ영
즤주(제주) 판ᄉᆞ(판사) 시길랴고(시킬려고) 바당우의(위에) 시달리는
불쌍ᄒᆞᆫ(한) 이내 몸아 어느 제믄(때면) 이내 몸도 좀 싀상(세상) 
만나근(만나서)에 놈광(남과) ᄀᆞ찌(같이) 산단 말고 
누게(누구)를 살류우젱(살리려고) 악담부담 애를 쓰나
목심 바쳥(바쳐) 버실어야(벌어야) 제 살곡(살고) 제 먹엄져

 

* 새끼섬=성산포 앞바다에 있는 섬. 소방상(小方狀)=관을 안치하는 공간, 왕이나 왕비의 시신을 넣은 재궁(梓宮)을 싣기 위한 가마로 사용

 

“우리가 물질하다 아차 한번 실수해서 위아래 등을 묶어놓고 소방산(小方狀)천 쳇다리 위에 둥그렇게 올려놓고 공동묘지 갈 적에는 어느 님 날 막아 주며 어느 부모가 날 막아 주리.” 우리 인생도 살다가 한 번의 실수가 또 다른 실수를 낳고, 갈수록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탕 댕기는 칠성판아 이엉 사는 멩정포(銘旌布)야.” 해녀 물질하다 아차 실수는 죽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무도 그 실수를 막아 주지 못한다. 그만큼 해녀들의 채취 작업은 매 순간이 위험했다. 

 

“물질 잘 ᄒᆞ는 ᄌᆞᆷ수도 죽엉 보난 단속곳이 ᄒᆞ나이다.” 물질 잘하는 잠수는 평소 수익이 많아 보여 삶이 유족할 거 같았지만 실제로는 곤궁했다는 제주속담이다. 값나가는 해산물은 관가에 바쳐야 했고 나머지도 판로가 원활하지 못해 생각만큼 소득원 구실을 못했다.

 

이와 유사한 속담으로, “물질 잘 ᄒᆞ는 여ᄌᆞᆫ 물속옷이 ᄒᆞ나이곡 물질 못 ᄒᆞ는 박만옥 각씬 바농질만 잘 ᄒᆞ연 서방 호ᄉᆞ만 시킨다”, “질ᄊᆞᆷ밧 늙으난 죽엉 보난 미녕소중의가 아옵이곡 ᄌᆞᆷ녀 늙으난 죽엉 보난 일곱 애비 아ᄃᆞᆯ이 들르는 도곰수견이 ᄒᆞ나인다”, “질ᄊᆞᆷ ᄒᆞ는 할망은 죽엉보난 천이 닷필이곡 물질 ᄒᆞ는 할망은 죽엉보난 단속곳이 ᄒᆞ나이다” 등이 있다.

 

조선시대 제주해녀의 채취물인 전복, 소라, 해삼, 미역 등은 대부분 진상품이었다. 당시 해녀 물질은 부역과 다를 바 없었다. 1900년대부터 부산과 목포를 근거지로 하는 일본 상인의 등장으로 해조류, 조개류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그 시장 가치가 높아져 최상품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때부터 “똘 싓이민 혼 해에 밧 혼파니썩 산다.”는 제주속담이 등장했다. 딸 셋이면 한해에 밭을 한판 씩 산다. 예나 지금이나 부동산 구입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여성들은 도내․외로 물질 나가 혼수 마련하고 밭 살 정도 되었다는 내용이다.

 

ᄆᆞᆷ짱(모자반)으랑 집을 삼앙(아) 눗고개랑(놀고갤랑) 어멍을 삼아
요 바당에 날 살아 시민 어느 바당 걸릴 웨(리) 시라

 

요 바당에 날 살아 시민 요 ᄆᆞᆷ(모자반) 야개(모가지) 
날 주어시민 어느 바당 어듸(어디)라도 걸릴 것 가 

 

총각 차라 물에 들게 양석(양식) 싸라 섬에 가게
우리 선관 가는 듸(데)랑 메역 좋은 여 끗(끝)으로
놈의 선관 가는 듸랑 감테(감태) 좋은 홍동개로
요 벨(배) ᄐᆞ고(타고) 어딜 가코(갈까) 진도바당 골로 간다 

 

* 총각(이멍거리)=해녀 작업에 편리하도록 예전에 부녀자가 머리털을 비녀없이 쪽찌고 이마 위로 두른 띠(나비 5cm쯤)로 잡아 묶는 일. 차라=쪽찌라.
선관=배를 탄 사람, 혹은 배. 홍동개=바닷가에서 좀 나가서 움퍽 패인 곳

 

제주에서는 여아가 8세가 되면 바닷물에 들어가는 연습을 시작하여 10세 되면 어머니에게서 ‘태왁’을 받고, 14세 되면 안경, 호미, 빗창을 얻어 본격적으로 물질한다. 16세 되면 해녀조합의 정식 회원이 되어, 이후 50세까지 계속 회원 자격을 유지한다. 16세부터 35~36세까지가 제주해녀의 전성기다. 

 

“물 우이 삼년, 물 아래 삼년.” 물 위에 삼년, 물 아래 삼년. 해녀들이 많은 시간을 바다에서 보낸다는 말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사시사철 물에 든다. 보름마다 되풀이 되는 무수기(썰물 때와 밀물 때의 물 높이의 차)에 따라 조(潮)금 전후한 엿새나 이레쯤 물질을 쉰다.

 

물속에 잠수해 있는 시간은 1분 5초에서 1분 50초가 평균이다. 최고 3분까지 가능하다. 20미터 물속까지 내려 갈 수 있지만 대부분 수중 5.5미터에서 작업한다. 이 잠수를 30회 내지 70회 정도 반복하여 작업하고 난 후 뭍으로 올라온다. 그리곤 해변가 ‘불텈’에서 몸을 따뜻하게 한 다음 다시 작업하러 물속으로 들어간다. 몸이 튼튼한 해녀는 하루 3회 또는 4회 정도 반복할 수 있었다. 

 

요디(여기) 넘으민 저디(저기)로구나 
올히(올래) ᄀᆞ뜬(같은) 메역이 잘 나싱가(났을까)
테왁을 베(배)로 삼곡 이 바당을 넘어가게

 

소섬(우도)으로 지둥삼곡(기둥삼고) 청산으랑 문을 ᄃᆞᆯ곡(달고) 
한두물에 물 밀어오듯 새끼청산 누울린다(누르다)

 

짐녕(김녕)뒷개 나가 온 섬이여 ᄌᆞᆷ(잠) 자당도(자다가도) 세한숨 난다
차귀섬에 베가는 소리 타령조판 짛는(찧는) 소리 귀에 젱젱 열리엄서라(들린다)

 

요 네(노) 젓엉 ᄒᆞᆫ저(어서) 가게 
우리 베는 잼도(빠르기) 재곡(빠르고) 놈의 베는 뜸(느리기)도 뜨다(늦다)
수덕좋고 제수좋은 우리 베야 ᄒᆞᆫ저 가게 멩지(명지)바당 심ᄇᆞᄅᆞᆷ(바람) 불라
떳져 떳져 호매선 떳져 죄주(제주) 바당에 호매선 떳져
썰물은 나민 동헤(해) 바당 들물은 나만 서헤 바당

 

ᄊᆞᆯ(썰)물에랑 앞 개 가곡 들물에랑 뒷 개 가곡 
ᄒᆞᆫ 물거리 젓엉가게 오롱내비(나바) 새 ᄂᆞᆯ(날)아가곡
요 네차락(노, 櫓) 벗어지게 젓곡(젓고) 젓엉(젓어) ᄒᆞᆫ저 가게
 
물은 점점 들어가곡 ᄒᆞᆫ저 ᄈᆞᆯ(빨)리 ᄀᆞᆺ뒤(가에) 가게
숨이 ᄍᆞᆯ(짧아)랑 호이치멍  ᄒᆞᆫ저 ᄈᆞᆯ리 ᄀᆞᆺ뒤 가게
늙은 중이 소곰(소금) 먹듯 늙은 영감 장게(장가) 가듯
이 네 젓엉 ᄀᆞᆺ듸 가게

 

* 멩지바당=명주처럼 잔잔한 바다. 네차락=노의 아래 쪽 넓은 부분

 

제주지역 농촌에서는 농번기와 해산물 채취기가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제주해녀들은 농사와 물질을 겸해야 했다. 대부분 제주해녀들은 밭을 소유하고 있었다. 해녀소득을 다시 밭을 구입하는 데 투자했기 때문이다. 

 

해녀의 연중 작업 일정은 해산물 채취기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해삼은 1~4월, 전복은 5~8월, 천초는 1~3월, 미역은 2~5월(마을규약에 따라 1~4월, 3월 중순~4월)로 연중 내내 작업했다. 3월에서 9월까지 작업일수가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는 해안지역, 혹은 우도지역 해녀의 작업일수가 가장 많았다. 

 

서낭님아 서낭님아 궤기 얼케로 다울려(몰아) 줍서 
고레(고래)사니 올라온다

 

너른 바당 앞을 재연 ᄒᆞᆫ(한)질 두 질 들어가니
저승 질(길)이 왓닥갓닥(와다갔다)

 

탕(타) 댕기는 칠성판아 잉엉(이어) 사는 멩정포(銘旌布)야
못ᄒᆞᆯ(할) 일이 요 일이여 모진 광풍 불질 말라

 

유리잔(유리 안경)을 눈에다 부치곡 테왁을 가심(가슴)에 안곡
무쉐(무쇠) 빗창 손에 끼고 지픈(깊은) 물 속 들어 보난
수심 ᄌᆞᆷ복(전복) 하서라마는 내 숨 ᄍᆞᆯ란(짧아) 못 ᄒᆞ여라

 

ᄒᆞᆫ벡 상지(상자) 등에다 지곡 가심 앞의 두렁박(테왁) 차곡
ᄒᆞᆫ 손에 호미(낫)를 쉐곡 ᄒᆞᆫ 질 두 질 수지픈(깊은) 물 속 
허위적 허위적 들어간다

 

너른(넓은) 바당 앞을 재연(재어) ᄒᆞᆫ 질 두 질 들어가난
홍합 대합 비쭉비쭉 미역귀가 너훌 너훌
미역에만 정신 들연 미역만 ᄒᆞ단(하다) 보난(보니) 숨 막히는 중 몰람고나(모르는구나)

 

큰 여으로 들엉(어) 가카(갈까) 족은 여으로 들엉 가카
에헤에야 가나 보게 큰 여으랑 가거들랑
큰 궤나 만나지민 족은 여으랑 가거들랑
우둥퉁퉁 ᄉᆞᆯ친(살찐) ᄌᆞᆷ북(전복) 어물어물 기염(기여)시민
이 죽창을 쏘지 말곡 ᄉᆞᆯ짝(살짝) 줏엉(주어) 놓당 보겅 
망시리만 ᄀᆞ득(가득) ᄒᆞ라(가득하라)
날도 좋다 날도 좋다 바당의서(에서) 씨원(시원)ᄒᆞ게

 

희염치멍(헤염치며) 놀아 보게 ᄒᆞ를헤원(하루종일) 이 바당에
큰 절(파도)이나 일지 말민(말면) 물 소곱(속)에 들멍 나멍
우리 애기 방뒤(노리개) 주마 
이디(여기)로도 바당 고개 저디(저기)로도 먹돌 고개 고우머근 거칠고나
이 엉장읠(에) 기여 들게 기여 들건 금궤이나 ᄒᆞᆫ자 ᄒᆞᆼ거 희염(헤염)시라

 

구젱기(소라)랑 잡거들랑 닷 섬만 잡게 ᄒᆞ곡(하고)
전복이랑 잡거들랑 요든(여든) 섬만 잡게 ᄒᆞᆸ(합)서
못 사는 우리 팔ᄌᆞ(팔자) ᄒᆞᆫ번 아주 고쳐 보게
전뽁(복) 좋은 여 끗으로 미역 좋은 옹댁으로 
감테 좋은 작지왓(자갈밭)으로 얼금설금 들어가난
홍합 대합 비쭉비쭉 케여서랑 맛을 보난 일천 간장 시르르ᄒᆞᆫ다

 

* 서낭님=무속에서 온갖 배의 운수, 어업 및 해녀작업 등 해상의 모든 일을 관장한다는 신. 얼케=울퉁불퉁 험하게 생긴 바위, 설드럭이라고 함. 궤=굴 모양으로 아래가 움푹 들어간 바위. 망시리=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을 모아두는 기구, 테왁에 달려 있음. '망사리', '망아리', '홍사리', '홍아리'라고도 힘.먹돌= 단단하고 매끄러운 돌. 엉장=비탈지고 험한 바위. 옹댁=가운데가 움푹 팬 바닷가의 여. 엉장=바다 속 낭떠러지 

 

제주해녀는 15일에서 20일까지 물질한다. 또한 임신과 생리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조업했다. 또한 제주해녀 물질은 농업과 관련이 많다. 제주해녀들은 해산물, 즉 해조류와 조개류 등의 채취뿐 아니라 비료로 활용할 수 있는  듬북도 채취했다. 화학비료가 나오기 전 전통 제주농업에서 비료로 쓸 수 있는 재료가 많이 부족했다. 이 상황에서 듬북 등 해초류 비료의 채취는 토지가 비옥하지 않았던 제주농업에서 매우 소중한 일이었다.  

 

산 뛰는 건 웅매(雄馬)로다 여 뛰는 건 베(배)로구나
요 바당에 은광 금이 번질번질 ᄁᆞᆯ려(깔려)서도 
노끈 낭긔(나무) 욜매(열매)로다 망시리만 ᄀᆞ득ᄒᆞ라(가득하라)
날도 좋다 날도 좋다 바당의서(에서) 씨원ᄒᆞ게(시원하게)
희염치멍 놀아 보게 ᄒᆞ를헤원(하루종일) 이 바당에
큰 절(물결)이나 일지 말민 물 소곱(속)에 들멍 나멍(들며 나며)
고운 걸랑 주워 노왕(놓아) 우리 애기 방뒤(장난감) 주마
어디로도 바당 고개 저디(저기)로도 먹돌 고개
고우머근 거칠고나 이 엉장읠(에) 기여 들게
기여 들건 금궤이나 ᄒᆞᆫ자 ᄒᆞᆼ(항)거 희염(헤염)시라

 

어느 제민(때면) 열 다ᄉᆞᆺ(다섯) 나겅(나면) 
비양도섬의 짓(깃) 넙(넓)은 메역 가시 테(떼)로나 웬기려 가코

 

기차 마차 ᄌᆞ동차(자동차)야 날 실렁(실고) 가거라
어디라도 나 몸 홀로 정처엇이(없이) ᄄᆞ라(따라) 가마
술 장실(장사) ᄒᆞ랴(하랴)마는 젊은 년질 몬ᄒᆞ(못하)는 걸
ᄊᆞᆯ(쌀) 장실 ᄒᆞ랴마는 뒈악(최악)질을 몬ᄒᆞ는 걸
포목 장실 ᄒᆞ랴마는 자 잴 충(줄)을 모르는 걸
청춘이 아까와도 ᄒᆞᆫ 질(길) 두 질 지푼(깊은) 물에
메역 ᄄᆞ곡(따고) 셍복 ᄄᆞ곡 속 펜(편)토록 즬(젤) 좋고나

 

싀상(세상) 나겅(나면) 날ᄀᆞ찌(같이) ᄒᆞ민(하면)
누게(누구) 싀상(세상) 나저도 ᄒᆞ리(하리)
어떤 부몬(부모) 낳은 아긴 팔ᄌᆞ(자) 좋게 나궁은에(낳아)
남전북답 너른(넓은) 밧듸(밭에) 영이호걸(營吏豪傑)을 살건마는 
우리네는 무신(무슨) 줴(죄)짓엉(지어) 주양장천 영만(이렇게만) ᄒᆞ는고

 

 

“술장사 하랴마는 젊은 년 행세 못하는 걸, 쌀장사 하랴마는 최악질 못하는 걸, 포목 장사 하랴마는 자 잴 줄 모르는 걸. 청춘이 아쉽긴 하지만 한 길 두 길 깊은 바닷물에서 미역 따고 생전복 따며 속 편한 게 제일 좋구나.”

 

해녀를 하나의 직업으로 볼 때 당사자 해녀들의 직업 만족도는 어떨까? 시대에 따라 다르고 개인차가 있겠지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다. 자부심도 크다. 바다가 황폐화되어 예전만 못하지만 벌이도 쏠쏠하고...’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해야 정확한 걸 알 수 있겠다.
   
참고문헌

 

김영돈 외(1996),『제주의 해녀』, 제주도.
김영돈(2002),『제주도 민요 연구』, 민속원.
제주연구원〉제주학아카이브〉유형별정보〉구술(음성)〉민요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o?cid=210402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etail.do?cid=210402&mid=RC00011336&menuName=구술(음성)>민요
좌혜경 외(2015),『제주민요사전』, 제주발전연구원.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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