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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의 '욕망의 섬, 에리시크톤의 반격'(19) 그래서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그래서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이쯤에서 우리는 1949년 장제스가 제안한 제주도 공군기지 문제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강정해군기지 관광미항이 처음부터 대국민 사기극이었듯, 제2공항 역시 그 전철을 밟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1992년 국토부장관과 국방부장관,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제2공항을 지을 때 함께 군사공항도 짓는다는 협약을 한 사실도 폭로된 바 있다. 2004년에는 민군 합작으로 정석비행장을 활용하려는 걸 한진그룹에서 거부한 전례도 있다. 그렇다면 현재 온평리 제2공항 부지 내에 공군이 ‘남부수색구조대’를 창설한다는 소식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또한 우리는 무엇보다 조상이 물려준 땅에 대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땅을 판 자가 치러야 할 혹독한 대가에 대해 각성할 필요가 있다. 제2공항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오래전 대규모 마을공동목장을 자본가들에게 팔아버린 우리의 선조에게 원죄가 있음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그 업보가 어깨를 불끈 일으키고 나타나 후손들에게 느닷없이 청구서를 내민 경우다. 이미 오래전부터 ‘자본’으로 대표되는 에리시크톤 무리의 반격은 예정되어 있었다. 앞으로 날아올 두 번째 세 번째 청구서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그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1998년 제주특별자치도 개발법에 의해 비행훈련원 활주로를 준공했을 때 조중훈이 눈을 반짝이며 선언했던 포부는 이미 물 건너간 지 오래다. 그는 2002년에 고인이 되었다. 정석비행장을 제2공항이나 보조공항으로 키우겠다는 말은 헛공약이 되고 말았다.

 

누구도 조중훈의 약속이나, 해방 전의 교래리 비밀비행장의 활주로나 입지를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 조중훈이 녹산장 땅을 통째로 샀다는 사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거기다가 한진그룹은 제동목장 부지에서 퍼 올리는 먹는 샘물을 증산해달라고 해마다 제주도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의 땅과 물, 그리고 하늘을 상대로 온갖 탐욕을 부리고 배를 채우고 있으니 한진그룹은 제주도가 없으면 사업도 망할 판이다.

 

애당초 녹산장이 반민특위법에 따라 마땅히 국가로 귀속되어야 할 땅이었음에도, 조중훈은 박정희 군사독재시대 동안 정경유착으로 이 녹산장 땅을 차지했고, 김대중 납치사건 등과 관련하여 경제민주화와 정치민주화 탄압에도 가담했다.

 

또 제2공항으로 키우겠다며 정석비행장 활주로 확장공사를 허가받았으나 끝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지금은 그 후손들이 부동산자산 증식을 위해 온평리 주민을 내쫓고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으려 하고 있다.

 

이 거대한 음모론에서는 개발 이익에 혈안이 되어 피 냄새를 맡은 상어떼처럼 달려드는 주변 대기업들이 조연이다. 제주도 토박이입네, 육지 전문 데모꾼입네 편을 가르고, 땅값이 어쩠네, 개발이 저쩠네, 이미 결정 다 되었는데 생뚱맞게 무슨 공론조사냐며 역정을 내는 도지사를 포함한 당신들은 한 번 쓰고 버리는 엑스트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끝>

 

** 지금까지 조중연 소설가의 '욕망의 섬, 에리시크톤의 반격'을 애독해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 새로운 연재물로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조중연= 충청남도 부여 태생으로 20여년 전 제주로 건너왔다. 2008년 계간 『제주작가』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로 『탐라의 사생활』, 『사월꽃비』가 있다. 제주도의 옛날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이를 소재로 소설을 쓰며 살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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