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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욱의 [제주역사나들이](63) ... 15차 가시리 쫄븐갑마장길 코스(2)

■조랑말 체험공원

 

 

전시관은 쫄븐 갑마장길 나들이의 시작점이다.

 

 

이 곳에선 제주마와 관련된 여러 정보를 접할수 있다.

 

말을 이용한 농사관련 농기구부터 제주말에 관한 기록등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쯤 들러 볼만하다.

 

 

■행기머체

 

 

제주어로 '행기'는 놋그릇, '머체'는 돌무더기라고 한다. 놋그릇을 엎은 듯한 형상의 단일 바위체이다. '지하용암돔'이라 불리우는 크립토돔(cryptodome)은 지하의 마그마가 굳어져 외부에 노출된 것을 말하는데 세계적으로도 희귀하고 우리나라에선 제주에서만 발견된다고 한다.

 

그 뜨거웠던 세월은 가버리고 차갑게 식은 거대한 돌덩어리가 되어 말없이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이 말을 키우기 시작한 시절보다도 훨씬 오래전부터 가늠할 수 없는 세월동안 여기에 자리했을 행기머체이다. 그 오랜 시간 속에서 제주의 바람과, 눈 비를 말없이 맞으며, 오가는 말테우리들의 벗이 되었을 것이다.

 

그 세월을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다.

 

 

■가시천길

 

 

 

주변의 광활한 초원지대를 한 줄 오아시스이듯 가로지르는 가시천을 따라 곶자왈이 펼쳐져 있는 숲길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따라비 오름으로 향한다. 건천이지만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있어 한여름 마소들의 갈증을 해결해 주고 말테우리들의 땀을 식혀주었다.

 

제주 곶자왈의 식생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바닥엔 짚으로 짠 폭신한 카페트같은 바닥재가 깔려있어 걷기에 수월하다. 초가을 아직은 푸름을 간직하고 있는 잎새들에 걸러진 햇살은 이미 한여름의 것이 아니다.

 

 

가시천 숲길을 나오면 따라비오름 입구이다.

 

■따라비오름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따라비 오름은 표고 342m, 비고 107m로서 15분이면 오를 수 있다. 가을이면 정상부근에 억새군락이 장관을 자아낸다. 말굽형 굼부리(분화구)안에 세개의 작은 봉우리가 형성되어 있는 특이한 형상이다. 이는 1차 폭발 후 세월이 지나 다시 용암이 분출되어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따라비 오름 입구를 지나 조금 걸으면 울창한 편백나무 숲길이 나온다. 보통 제주에선 울창한 삼나무 숲이 종종있다. 여기선 피톤치드 가득한 편백나무 숲의 품에 안길 수 있다.

 

 

삼나무는 제주에선 쑥대낭이라고 해서 저급 목재로 취급받는다. 편백은 일본말로 '히노끼'라고도 하는데 무늬가 미려하고 특유의 좋은 향기가 있어 고급 건축자재로 쓰인다. 천연 항균물질인 피톤치드 함유가 많아 고급 도마의 재료로도 쓰인다.

 

 

행운이다. 천천히 걸으며 깊은 호흡으로 온몸에 건강을 담아낸다.

 

 

따라비 정상으로 이어진 계단은 폭이 넓어 걷기 수월하다. 천천히 숨을 가다듬고 오르다 보면 금새 정상에 다다른다.

 

 

오름의 여왕답게 한눈에 그 자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좀 더 걷는 수고를 하는 이에게 여왕은 수줍은 듯 조금씩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상에 서서 보면 오름 자체의 아름다움과 주변의 풍광을 모두 담아낼 수 있으니 과연 오름의 여왕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청량한 가을 바람은 덤이다.

 

 

저 멀리 수많은 오름군을 품에 안은 한라산의 자태가 곱다. 제주의 360여개 오름은 분명 한라산의 아이들이다. 그 중 이쁜 딸 하나가 따라비오름이다. 따라비 오름의 명칭에 대해선 그 기원에 여러 해석이 있으나, 감히 필자는 '딸아이'에서 따라이, 따라비로 해석해 본다. 아무렴 어떤가.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김승욱은?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오현고를 나와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육군 ROTC 장교로 군복무를 마치고 삼성물산 주택부문에서 일했다. 경영위치 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공부를 더 한 뒤 에이스케이 건축 대표이사를 거쳐 제주로 귀향, 현재 본향건축 대표를 맡고 있다. 제주대 건축공학과에서 건축시공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주말이면 고향 제주의 벗들과 제주의 역사공부를 곁들여 돌담·밭담·자연의 숨결을 더듬고자 ‘역사나들이’ 기행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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