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22)] 맷돌노래

 

제주여성들의 대표 노동요인 맷돌노래는 ‘맷돌 가는 노래’, ‘ᄀᆞ레 ᄀᆞ는 소리’라 한다. 맷돌노래는 보리나 조 등 곡물을 갈기 위해 맷돌 돌리며 부르는 제분(製粉)노동요다. 곡식을 빻거나 가루 만드는 일과 더불어 불러지는 노래라 제분요라 한다. 힘이 적게 들고 장시간 적은 인원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개인 감정과 정서를 풀어헤친 문학성 뛰어난 사설이 전개되며 그 노래 수도 많다.

 

이를 제주 민요 연구 1세대인 고 김영돈 교수님은 자립과 근면의 노래, 팔자와 한탄의 노래, 사랑과 원한의 노래, 시집살이 노래, 집안노래, 경세(警世)의 노래, 꿈의 노래, 신앙과 풍토의 노래로 구분지어 정리하였다. 이에 따라 이 연재물에서는 우선 전체 가사를 음미하고 나서 자립과 근면, 팔자와 한탄, 사랑과 원한, 시집살이, 집안, 경세(警世), 꿈, 신앙과 풍토 순으로 작성하려 한다. 이번은 사설 중심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일단 충분히 시간 내어 가사를 여러 번 음미해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지난한 삶의 질곡은 물론 해학(諧謔)과 풍자(諷刺)가 심사(深思)를 붙잡는다. 페이소스(pathos)까지, 그 상상과 창작의 무한함이란(이 대목에서 친구 종호가 떠오른다. 종호는 대학 때 부터 제주 민요의 풍자와 해학에 대해 공부했었다). 전체를 다 해석하지는 못하고, 중간 중간 강렬한 부분만 발췌하여 풀어보았다. 나머지는 숨 고르며 차근차근 정리하려 한다.

 

“팔자 나빠 구월에 나니 국화꽃을 내 벗을 삼아 우는 이 눈물이로구나. 밤에 와 밤에 가는 손님 어느 마을 누군 줄 알리. 올래 밖 청버드나무에 이름이나 쓰고 가소”

 

이여 ᄀᆞ레(맷돌) ᄀᆞ들베 골앙(갈아) ᄌᆞ(저)녁이나 볽(밝)은 때 ᄒᆞ(하)라
우리 어멍(엄마) 날 낳을 적인 전싱(생) 궂게 날 낳은 어멍
팔재(자) 궂언(나빠) 구월에 나난
국화꼿도 나 벗을 삼앙(아) 우는 것은 눈물이로고나
밤이 오랑(와서) 밤이 가는 소님(손님) 어느 ᄆᆞ실(마을) 누겐(누군)줄 알리
올래 배꼇디(밖에) 청버드남(나무)에 이름 셍멩(성명)이나 씨(쓰)고 가소

 

나주 원님은 나주 자랑ᄒᆞ네 호조 판손(사) 호조 자랑이여
지주 원님은 선새 자랑ᄒᆞ네
벨(별)도진은 돈지 자랑 조천진은 국매 자랑ᄒᆞ네
벨(별)방진은 소섬(우도) 자랑이여 수산진은 청산 자랑
서귀진은 소남 자랑이여 대정원은 가파도 자랑 멩(명)월진은 대 자랑이여

 

이엿(이여도)말은 말고나 가게 이엿말 ᄒᆞ민 나 눈물 난다
ᄉᆞ(사)랑 ᄉᆞ랑 나 놀던 ᄉᆞ랑 간간 놀 젠 놈이 첩 드난
어디 간간 나 놀아서니 놈이 첩광(과) 소낭잇(사나이)
ᄇᆞ름(바람) 소린 나도 살을메(살길) 읏네(없네)
지서멍광 오롬엣(오름에) 돌은 둥글다도 살을메(살 방도) 난다

 

ᄒᆞ릇(하루) 저녁 밀 닷 말 골안(갈아) 주역 삼 메 다섯을 ᄒᆞ난
씨아바님(시어버님) 두 개를 디리곡(드리고) 씨어머님 두 갤(개) 디리곡
ᄒᆞ나 남은 건 임 반착(반쪽) 나 반착

 

전처 소박 양첩ᄒᆞᆫ 임아 대천 바당 ᄒᆞᆫ가운디(한가운데) 들엉(어)
ᄀᆞ를 일엉 ᄃᆞᆯ(달)진 밤 새게 ᄀᆞ레(고래) ᄒᆞ영 날 보내어 두엉
올만 네경 지드(기다)리더라 임도 나를 생각ᄒᆞ는지 내 혼자 짝ᄉᆞ랑(사랑)이냐

 

“하루 저녁 손님이 왔다 간 후 아기를 임신하여 낳고 보니 아들이로구나. 그 아기 점점 자라 물 아래 옥돌 같고 제비 아래턱 같고 옥고름 밑에 민화소요 댕기 밑에 풍기소로구나”

 

“어머님아 어머님아 남의 집 아이들은 아버지가 있는데 나는 왜 아버지가 없어? 어머님 하시는 말씀 홍(洪)가라 하더라마는 아버지는 안 오신다.”

 

“동이바다 암전복 따고 서이바다 숫전복 따다 부모님께 미음 끊여 낭푼(양푼) 가득 가져가니 며늘아가 아들 아기는 어쩌면 좋을고, 어머님아 그 말씀 마세요. 나도 그 생각을 하면 대천 바다 한이 없습니다”

 

“옷고름없는 저고리 입어 서울이라 들어가니 ᄌᆞ지고름은 시원한 바람 맞고 있더라”

 

ᄒᆞ릇 ᄌᆞ녁(저녁) 시손님이 오란 가고 난에 아기를 배연(왔다 가고 나서 아기를 임신해) 낳고 보난(니) 아덜(들)이로고나
아방 ᄎᆞ지(찾이) 못 ᄒᆞ염고나(못하는구나)
어떤 학재(자) 넘어 가단(다) 새시(세) 사름(람)이 뎅겨시문(다니면)
삼수벤(변)이 ᄒᆞᆫ(한)가지 공 ᄒᆞ니 넙을(넓을) 홍재(자) 분멩(명)도 ᄒᆞ다
그 아기가 점점 ᄌᆞ라나난(자라나) 물 아래에 옥돌도 ᄀᆞᇀ으곡(같고)
제비생이 알톡(턱)도 ᄀᆞᇀ으곡
옥곰(옥고름) 밋디(밑에) 민화소요 댕기 밋디 풍기소로고나

 

어머님아 어머님아 놈이 집 아이덜(들)은 아바지(아버지)가 잇는디(있는데)
나는 무사(왜) 아바지가 엇어(없어)
어머님이 ᄒᆞ시는 말씀 홍가라고 ᄒᆞ거든마는 아바지가 아니 촞아(찾아)온다

 

동이와당(바당) 암ᄎᆞᆷ북(전복) 떼곡(떼고) 서이와당 수ᄎᆞᆷ북 떼언(떼어)
부모님께 미음을 끌연(여) 낭푼 ᄀᆞ(가)득 ᄀᆞ(가)져 가난(니)
아가 아가 메눌(며눌)아가 아ᄃᆞᆯ(들) 아긴 어떵 ᄒᆞ민(하면)좋고
어머님아 그 말씸(씀) 맙서(마세요) 나도 나도 생각을 ᄒᆞ민
대천 바당 ᄒᆞᆫ(한)이나 엇수다(없다)

 

가시오롬 강당장 칩(집)의 시콜벵이 새(띠)글럼서라(풀고 있더라)
먼첨(먼저)나고 말쩨난(나중에 난) 동싱(생)
우알(위아래)을 못촞(찾)안 헤매엄더라(헤매더라)
ᄒᆞᆫ(한)숨산에 남(나무)을 비언(베어) 수심산에 집을 짓언(지어)
ᄒᆞᆫ숨 수심으로 앙토를 싸고 눈물로랑 베겔(베게) 싸고
이벨(별)이란 말이 웬 말인가
ᄒᆞᆫᄉᆞᆯ(한살) 두ᄉᆞᆯ(살) 철을 몰란 부모 은혜 못 가팟더니(갑았더니)
이삼십이 건당(건강)ᄒᆞ난 태산ᄀᆞᇀ은(같은) 벵(병)이 들언
촞(찾)는 것은 냉수로고나 부르는 건 어멍이여
밀쏠(쌀)로랑 저고릴 ᄒᆞ연 좁쏠로랑 동전을 ᄃᆞᆯ안(달라)
곰(옷고름)이 읏인(없는) 저고릴 입언 서울이옌 들어를 가난
ᄌᆞ지고름은 건불렴(시원한 바람 맞다)서라

 

울멍(며) 밥을 손으로 먹언 무정ᄒᆞ난 성아니진다
우리 어멍 무덤인 가난(니) 당배추가 어랑어랑ᄒᆞ네(하네)
다심어멍(새엄마) 무덤인 가난 쓴 ᄂᆞᄆᆞᆯ(나물)이 개똥을 칠ᄒᆞ연
이엿 말랑 말아근가라 어떤 어멍 낳은 아긴 팔제 좋안 잘도 나사는고
우리 부몬 날 무사 나근 밤낫(낮)으로 눈물이 난다

 

“소라 같은 시아버지에 전복 같은 시어머니에 두드럭고둥 같은 시동생에 용치놀레기 같은 시누이에 문어 같은 남편에 어찌하면 나 살아질고. 시누이야 거드름피지 말아 너도 시집을 간다”

 

“약탕관에 불 걸어두고 새벽달 찬바람에 도망가네. 대전통편(大典通編) 목 베일 년아 병든 가장 생각말고 어린자식 생각하면 찬바람에 도망갈 수 있나”

 

구젱기(소라)ᄀᆞᇀ(같)은 씨아방(시아버지)에 전복ᄀᆞᇀ은 씨어멍(시어머니)에
메홍이(두드럭고둥)
ᄀᆞᇀ은 씨동싱(생)에 코생이(용치놀레기)ᄀᆞᇀ은 씨누이에
뭉게(문어)
ᄀᆞᇀ은 남편네에 어떵ᄒᆞ민(하면) 나살아지코
씨(시)누이야 씨가령(거드름)말아 느(너)도 가민(면) 씨집을 간다

 

대한민국 오대산은 두만강과 할로산(한라산)이 지리산을 놓안 오대산이여
두만강광(과) 낙동강물이 대동강광 한강이로고나
진주도사 남강을 놓앙(아) 오대강이라고 ᄒᆞ(하)옵니다
지주(제주)섬은 탐라국이여 할로산이 생겨나서
이 언덕 저 언덕 이 굼부리 저 굼부리
아흔아홉 굼부리 뒈기(됐기) 때문에 범도 왕도 못 낫수다(나왔습니다)

 

잇(옛)날 잇적 목ᄉᆞ(사)님네 때에 영천이 목ᄉᆞ님이 들어오션
해주실 적이 뭐이냐고 물언(어) 짐녕
ᄉᆞ(김녕사)굴에 구렝(렁)이십니다
해해마다 처녀 ᄒᆞ나썩(하나씩) 먹읍니다
영천이 목
ᄉᆞ ᄒᆞ시는 말씀 나졸 군ᄉᆞᆯ(솔) 다 거느려다
총광(과) 활을 다 준비ᄒᆞ연 짐녕
ᄉᆞ굴에 등대를 ᄒᆞ
무당 불런(러) 처녀를 놓안(아) 처녀 주마
ᄒᆞᆫ저(어서) 나오라
구렝이가 웃(윗)하늘에 세(혀)붙이고 알톡(턱)은 땅에나 대언(어)
처넬(녈) 먹젠
ᄒᆞ고나 잇네 영천이 목ᄉᆞ ᄒᆞ시는 말씀
성방 이방 나졸 님덜(들) 총활을 쏘게
총광 활을 쏘앗더니 무신영이란 아니나 죽으리
죽고 나니 나졸 군속 들어 온다
ᄀᆞ으니 ᄆᆞ를(마루) 동산에 오건
뒤흘(를)보지 말라
ᄒᆞ엿더니 성방 ᄒᆞᆫ(한) 분이 뒤돌아 보안
관대섭(깃)에 피가 붙엇구나 아덜(들)님이 죽엇구나
그 뒤흐론(뒤론) 지주(제주)가 펜
ᄒᆞ연(편하여) 잘도 살아가십니다
정의멘(면) 열루니란 바당의 궤짝이 바당에 떠오란
건전(건져) 보난(니) 처네(녀) 총각이 들엇구나

 

열루니 웃(윗) ᄆᆞ실(마을)에 논이 잇언 그 논 밋디간(밑에가)
씨(시)집 장갤(가) 보내언 그 논 이름을 혼인지이라 ᄒᆞ옵니다
할로산은 멩(명)산이 뒈연(되어) 이 굼부리 저 굼부리
이 언덕 저 언덕다 굽어봐도 멩산이로고나
관광객덜이 오문 할로산 출입 성산일출
ᄃᆞᆯ귀경(달구경) 가곡(고)
열루니에 혼인지 귀경 짐녕
ᄉᆞ굴에 귀경을 갑니다

 

가문 가곡 말며는 말지 초신 신고서 씨집을 가나
부모 읍(없)는
ᄌᆞ(자)식이 뒈난 가련ᄒᆞ고 적막도 ᄒᆞ네
남선비도 제욕(약)은깐(간)에 아덜 일곱 성제(형제)애 내엄서라

 

가긴 ᄒᆞ문(하면) 만나건 마는 나 ᄌᆞ유(자유) 읏인(없는) 때문에
눈에 솜솜 어리는 어머님 언제나 만낭 실토정(투정)ᄒᆞ리
질초 멩(명)천 곤룡포 장시(사) 곤룡포 폴레(팔러) 나오란 보난
도둑놈이 엿 보암 서라 독(닭)이 울거든 독이옝 말라
독은 보난 인독(사람닭)이라라 이녁 부모가 잘살아시문 이여도
ᄒᆞ

 

어린 ᄌᆞ(자)식 떼여나 놓곡 빙(병)든 가장 살릴 적이
약탕관에 불 걸어두고 새벡
ᄃᆞᆯ(새벽달) 촌ᄇᆞ름(찬바람)에 도망을 가네
대전통펜(편) 목빌(베일)년아 빙(병)든 가장 생각을 말고
어린
ᄌᆞ식 생각을 ᄒᆞ문 촌ᄇᆞ름에 도망질 가나
질곳(곳) 집의 도실낭(복숭아나무) 싱건(심어)
씨(쓰)냐 도(다)냐 맛볼 인 셔도 지녕 살인 ᄒᆞ나도 읏네 먹어 보라
대접엣 물가 먹어 보라 시접엣 물가 서울 물은 ᄒᆞ(한) 맛이라라
간댕(다) ᄒᆞ문(하면) 내 어딜 가리 이엿 말에 나 눈물 난다
우리 부모 이여도 섬이 살안 죽언 보난 이여도 생각(맷돌노래 제주시 삼도동)

 

날랑은 낳은 어머니 날랑은 날 무사 낳안고
가난ᄒᆞ고 서난
ᄒᆞᆫ 집의 씨녁(시집)을 들어완 보난
ᄒᆞ를 밤이 밀 닷 말
ᄀᆞ난 주역 삼메를 다섯을 받안
씨아바님 둘 드려두고 씨어머님 둘 드려두고 님과 나는 반착(쪽)이로고나
씨동생은 아니 주어부난 눈벨르고(발리고) 입 삐쭉다(맷돌노래 제주시 삼도동)

 

“씨앗이라 싸우러 가서 보니 갈은 밭에 메꽃 같이 희번득이 앉았더라. 내가 봐도 요만큼 고운데 임은 얼마나 좋을까”

 

“앞문으로 받은 편지를 뒷문 열어 보니, 씨앗 잡년이 죽었다는 편지, 쇠고기 반찬에도 못 먹던 밥이 소금만으로도 잘 넘어 가더라”

 

간간 놀 젠 놈의 첩 들언 어디 간간 놀아니 ᄒᆞᆫ
놈의 첩광 소낭기
ᄇᆞ름은 소린 나도 살을메 읏나
전처 소박 양첩
ᄒᆞᆫ 놈은 대천 바당 가운디 들엉 ᄃᆞᆯ진 밤을 새는구나

 

벵든 낭군 눅져(눕혀) 두곡(고) 약탕관에 불 걸어 두곡
어린
ᄌᆞ식 좀들롸(잠들어) 두엉 새벡ᄃᆞᆯ(새벽달) 보멍 줄도망 가는 년
대전통편 내여노앙 목 벨 년이 뒈는 구나

 

이여 방에랑 ᄀᆞ들베(고들베) 골앙(갈아) ᄌᆞ(저)녁이나 볽은 제 ᄒᆞᆫ
본데
ᄌᆞ녁 어둑은 집에 오늘이옝 볽(밝을)은 제 ᄒᆞ리
ᄀᆞ랑 좁쏠 니엇이(없이) 먹으멍 놈이 어멍 말읏이(없이) 살라
씨앗이옌 튿으렌(싸우러) 가난
갈은 밧(밭)디 메마꼿(메꽃)
ᄀᆞᇀ(같)이 희번듯이 나앚아서라(앉았더라)
나여히에(나에게도) 요만이(요만큼) 고우난(니) 임여히엔(임에겐) 얼메(마)나 좋으카(좋을까)

 

앞문으로 받은 펜(편)지를 뒷문으로 열려 보난
씨왓 잡년이 죽엇다고 펜지를 받으난 씨왓 잡년이 죽엇젠
펜지 받으난 쉐궤기(쇠고기) 반찬에도 못 먹던 밥이 잘 넘어 가더라

 

무신(어떤) 벵에나 죽엇더냐 나력벵(나병)에도 죽엇더라
이여도ᄒᆞ라 그년 저년 잘 죽엇더라 이여이여
이여도ᄒᆞ라 못 ᄒᆞ겟네 못 ᄒᆞ겟네 주색 잡기는 못
ᄒᆞᆯ려라

 

ᄒᆞ를(하루) 밤을 건나 보난 내 돈 천 냥이 간 디(데)도 없더라
요 물 아렌(래) 은광금이 꼴렸건(깔렸) 마는 은광금은
소용이 읏어지언(없어지네)
ᄌᆞ석(자식) 벳긴(빼긴) 보배가 읏다(없다)

 

울동 불동 저기 천왕사 보아라 우리도 죽으민
저기 저 모냥(양) 저 꼴이 뒌다(된다)
대천 바당의 치읏인(키없는) 배를 노난 풍파는 만나지난 이것저것도
못등기언(못당기어) 이연중감중 나무아미타불 이여이여

 

어멍 신디(있는) 라근(곳)에 날 가렌(가라)ᄒᆞ난 청대섶(잎)에랑 촌(찬)이실지언(이슬지어) ᄂᆞᆯ(날)개가 젖언 못 ᄂᆞᆯ(날)더라
다심어멍(계모) 개년의 똘(딸)년 검은 공
ᄌᆞ(조)는 개주에 두언
흰 공ᄌᆞ로 날 베리더라(버리더라)

 

궂인 궂인 나 어멍 신 후젠(후에) 곤곤 놈이 어멍 읏어(없어)도 산다
멩(명)사십리 해당화야 꼿(꽃)이 진다고 서러움을 말아
오는 멩년(명년) 요 때만 오민
멩사(명사)십리 해당화는
ᄒᆞᆫ(한) 번 다시나 오건마는
우리 인생은
ᄒᆞᆫ 번 가민 다시 돌아 못 올 우리 인생이여

 

무사 못 오던고 이여이여 물이 짚언(깊어) 못 오던가
산이나 높안 못 오던가 걷지 싫어서 못 오던가
물이 짚어서 못 오시거든 연락선 타곡 건너나 오심

 

가시 오롬 강당장 칩(집)이 숭시(흉사)재훼를 디리젠ᄒᆞ난(드리려하니)
시콜방에도 새글럿더라 튿(뜯)은 독(닭)도 삼십릴 가고
벳(벗)긴 개도 옹공공이 주끄(짖)더라 이여도ᄒᆞ라(맷돌노래 제주시 삼도동)

 

“이 년아 저 년아 요 잡년아 볶아 버릴까 지저 버릴까 방아 혹에 빻아 허풍바람에 불려 버릴까”

 

질곳(길가) 집의 도실낭 싱건(심어) 씨(시)냐 도(다)냐 이여도ᄒᆞ라
맛 볼 인 하서라(많더라) 마는
ᄆᆞᆯ(말)을 타고 꼿밧디(꽃밭에) 드난
ᄆᆞᆯ(말) 발마다 상내가 난다

 

진진(긴) 담배통 ᄌᆞᄌᆞ른(짧은) 담배통 물어나 앚앙(앉아) 소리나 ᄒᆞ라
빙(병)든 낭군 눅저나(눕혀) 두엉 약탕관에 불때여 두곡
우는 아길 떼여 놓곡 빌레에 쉐(쇠)도 매어 두엉

 

이 년아 저 년아 요 잡년아 볶아나 불카 지저나 불카
방앳 혹에나 뽓아근(빻아) 허풍
ᄇᆞ름(바람)에나 불려 불카

 

밀 닷 말을 골안 주역 삼메 맹글안 씨어머님 두 개 씨아바지 두 개
먹다도 안네단(드리다가) 남은 건 우리 두갓(부부)이 ᄒᆞ나 시난(있어)
반드기(반듯이) 벌런(나눠) 먹엇고나(맷돌노래 제주시 삼도동)

 

이여 ᄀᆞ레(맷돌) ᄀᆞ들베 골앙(갈아) 마의 정당 쒜정당 줄에
ᄌᆞ(저)녁이나 붉은(밝은) 제(때)ᄒᆞ라 발을 걸련(걸려)에 유울엄서라(울고 있더라)
ᄒᆞ를
ᄌᆞ녁(저녁) 밀 닷 말 골안 ᄀᆞ레(고레)도사 지남석(자석) ᄀᆞ
시아바지 둘 드리고 골아가도 지남석이여 시어머니 둘 드리고
질곳집의 도실(桃實)낭 싱건 임광 나는
ᄒᆞᆫ 착 썩이여
ᄒᆞᆫ 일이나 도웰(도울) 인 읏(없)다(맷돌노래 구좌읍 동김녕리)

 

나 놀레랑 물 넘엉 가라 이연이연이연 이여도ᄒᆞ라
산넘은딘(데) 아방이 산다 나놀레랑 산이나 넘엉가라 물넘은딘 어멍이 산다
독은 울민 날이나 샌다 요둠비(두부)도 골앙도 아
ᄃᆞᆯ(들) 폴(팔)젠 ᄒᆞ난
나 놀레랑 놀레 불렁 요
ᄀᆞ레 골자(갈자)

 

아이고 ᄀᆞ레도 싀(세)상에도 ᄀᆞ믓(금) 톨(톨)아지멍 게 먹엄고나
ᄀᆞ레 골아그네(갈아서) 동네 근방 상방에 지젠 어느 무슨 소상에 떡ᄒᆞ렌 ᄒᆞ여시랴 정도 못 ᄌᆞᆫ(견)디게 ᄒᆞ렌도(하라고) ᄒᆞ여시랴
잇날 식은 무사 벗어나지 못ᄒᆞ연 요 노릇 ᄒᆞ렌도(하라고)
누게가(누가) ᄒᆞ여신고
ᄌᆞ청ᄒᆞ영 제관 앞이 들어간 무사 아념 서도 이여도 ᄒᆞ라(맷돌노래 애월읍 광령3리)

 

“이여도 소리 하지마라 나 눈물 난다. 대로(大路) 한길 노래로 가라. 노래 모르는 애기들아 아어 어어 애기들아. 나에게 배우러 오라”

 

이여(이여도) 소리 나 눈물 난다 눈물이 난다
대로
ᄒᆞᆫ질(한길) 아어어어 놀레(노래)로 가라
놀레 모른 애기네 덜아 아어 어어 애기네 덜아
나신더레(나에게) 배우레(러) 오라

 

 
▲ 진관훈 박사

배옥선관 마이관 소낭(나무) 아어어 마이관 소남
지언(어) 보난(니) 아니 오더라 아니 오더라 아니 오난
새골른 방에(방아)영 어어어 지언 보난 아니 오더라
자리알로 절 오람서라 아어어 절 오람서라(오고 있더라)
절이노라 삼성제 절은 아어 울러오난 무서웁더라
무쉐(쇠) 간경 녹아가리여 아니 녹안 전이 말이여
전이 만썩(씩) 날만썩 삶이사 여느 여이랑 동기영(당기어) 사는니(
ᄀᆞᄀᆞ는소리 서귀포시 상효동)

 

<참고문헌>

 

김영돈(2002),『제주도 민요 연구』, 민속원.
제주연구원〉제주학아카이브〉유형별정보〉구술(음성)〉민요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o?cid=210402
http://www.jst.re.kr/digitalArchiveDetail.do?cid=210402&mid=RC00089830&menuName=구술(음성)>민요
좌혜경 외(2015), 「제주민요사전」, 제주발전연구원.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배너

관련기사

더보기
31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제이누리 데스크칼럼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댓글


제이누리 칼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