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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3.1m 중심부 폭 36㎝, 무게 586㎏ ... 중국 송(宋)대 동전 등 유물도

 

수중 유적인 제주 신창리 해역에서 중국 중세 무역선의 길이 3.1m 대형 닻돌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이 지난 5월 말부터 7월까지 공동으로 진행한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중국 도자기, 동전과 함께 3.1m짜리 대형 닻돌(碇石, 나무로 만든 닻을 물속에 가라앉히기 위해 매다는 돌) 1점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닻돌은 전체 길이 310㎝, 중심부 폭 36㎝, 중심부 두께 29㎝, 무게 586㎏ 크기다. 크기 및 무게가 기존 닻돌에 비해 매우 크고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에 발굴된 닻돌은 두 조각으로 쪼개져 발견됐다. 전체적으로 긴 마름모꼴로 중앙부가 두툼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다. 모든 면을 편평하게 다듬어서 자연석 일부만을 다듬어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닻돌과는 차이를 보인다.

 

닻돌 중앙부에는 닻채(닻의 자루가 되는 긴 부분)와 맞닿는 부분에 22㎝의 얕은 홈이 가공돼 있었다. 고정못을 설치하기 위한 폭 7㎝ 가량의 홈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형태의 닻돌은 중국 송·원대에 유행하던 것이다. 중국 송나라 사신인 서긍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형태나 사용방법이 상세히 기록("… 아래에는 닻돌을 달아매고 돌 양 곁에 나무 갈고리 두 개를 뒀다. … 닻을 내려 물 바닥에 떨구고, 닻줄을 당겨 고정시키면 배는 가지 않는다.")돼 있다.

 

 

이로 미뤄볼 때 해당 닻돌은 나무로 된 닻가지(닻에 달린 갈고리)와 결합돼 배를 정박시키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닻을 목조석정(木爪石碇)이라고 부른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닻돌과 함께 중국 동전도 확인됐다. 발견된 동전은 경덕원보(景德元寶, 1004~1007년 주조), 희령원보(熙寧元寶, 1068~1077년), 선화통보(宣和通寶, 1119~1125년)로 모두 북송(北宋)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동전들 중 경덕원보는 고려 시대 제주도의 대표적 사찰인 수정사 터에서 중국 도자기와 함께 발견된 사례가 있다. 희령원보는 제주 고내리 유적에서 발견된 사례가 있다. 

 

제주도내 육상과 바다 속에서 같은 종류의 유물이 확인된다는 것은 과거 바닷길을 통한 동아시아 국제교류 상에서 제주도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편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은 중국 남송(南宋, 1127~1279)대 도자기가 다량 발견되고 있는 곳으로 과거 중국 무역선이 난파되면서 형성된 유적으로 추정된다.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금제 장신구가 발견되면서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된 정식 발굴조사에서 중국 남송대 저장성 룽취안(龍泉) 요에서 생산된 다량의 도자기와 상인이 직접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인장 2점을 확인했다. 

 

올해 2차년 발굴조사에서 대형 중국 닻돌과 중국 송대(宋代)의 동전까지 발견돼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의 성격을 규명하는 중요 자료들을 추가 확보하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중국 닻돌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사례로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3점,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1점이 있다. 이 닻돌들은 길이 175㎝ 내외, 두께 11~13㎝, 무게 100~130㎏ 정도다.

 

지금까지 발견된 송대 닻돌 중 가장 큰 것은 중국 광둥성 양장(陽江)시 앞바다에서 발견된 난하이(南海) 1호 닻돌이다. 

 

이 닻돌은 길이 310㎝, 무게 420㎏로 제주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것과 길이와 형태는 비슷하나 무게는 신창리 것이 약 1.4배 무겁다. 이를 통해 신창리 해역에서 난파된 선박의 규모를 간접적으로나마 추정해 볼 수 있다. [제이누리=이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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