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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농사는 논농사여 상놈 벌엉(벌어) 양반 먹나"[우럭삼춘 볼락누이-민요로 보는 제주사회와 경제(30)] 써레질 소리
진관훈 박사  |  adel@jejut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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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14  10:3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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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레질하는 농민. [사진=뉴시스]

제주도는 밭농사가 대부분이고 논농사는 전체의 1.5%~2% 수준이다. 서귀포시 대포동과 법환동 일대에서 강정천(江汀川)을 이용하여 논농사가 일찍부터 가능했다.

‘써레질 소리’는 서귀포시 강정동에서 논농사 지을 때 써레질 하면서 논을 평평하게 고르는 일하며 부르던 노동요다. ‘써레질 소리’는 대포(大浦)나 위미(爲美)마을의 ‘밀레질 소리’와 함께 강정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다. 써레질은 논을 갈고 물을 댄 다음 일차적으로 논을 고르는 작업이다. ‘밀레질 소리’는 써레질로 어느 정도 골라진 밭을 밀레를 이용하여 바닥을 고르는 일을 하며 부르는 노래다.

써레를 소에 매고 논을 돌면서 고른다. 이때 부르는 민요가 ‘써레질 소리’이다. 써레질은 힘든 노동이라 대부분 남자 ‘장남’들이 이 일을 맡았다. 이 작업은 혼자 하는 작업이지만 종종 여러 명이 각각 써레를 소에 매고 일을 한다. 써레질 하는 사람 옆에 몇 사람이 이 노동을 보조(補助)한다(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써레는 모내기하기 위해 갈아 놓은 논바닥 흙덩이를 잘게 부수거나 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데 쓰인다. 긴 토막나무에 둥글고 끝이 뾰족한 6~10개의 이를 빗살처럼 나란히 박고 위에 손잡이를 가로 대었다. 또 둥근 나무를 봇줄로 연결하고 이를 소 멍에에 잡아매어 사용했다.

저 산 중에 놀던 쉐(쇠)야 어서 걸라 어서 걸라
앞발 놓은 디 뒷발 놓으멍(며) 방글방글 걸어보자
요 쉐(쇠)야아 저 쉐야아 삼복 땐 줄 몰람시냐(모르느냐)
사흘만 오몽(움직임)
ᄒᆞ민(하면) 너도 쉬고 나도 쉰다
한부종 때 한가이 놀민(면) 저슬(가을) 들엉(어) 뭘 먹느니
성널오롬 사흘 들민 장마도 걷넹(걷힌) ᄒᆞᆫ다
간딜(데) 가고 온딜 온다 어서어서 걸어보자

ᄒᆞ당(하다) 말민(말면) ᄂᆞᆷ(남)이 웃나 어서 걸라 어서 걸라
성널오롬 사흘 들민 장마도 걷넹(걷친다) ᄒᆞᆫ다
실픈(슬픈) 일랑 그린 듯이 ᄃᆞᆯ랑(돌랑) ᄃᆞᆯ랑 걸어보자
요런 날에 요 일믄(면) 누워 두서(둬서) 떡 먹기여
요 농사는 논농사여 상놈 벌엉(벌어) 양반 먹나
산천초목은 젊어지고 인간 청춘 늙어 진다
일락서산 해는 지고 월출 동방 ᄃᆞᆯ(달)떠온다
저 산방산 구름 끼민(면) 사흘 안에 비 ᄂᆞ(내)린다

어떤 사름(람) 팔재(자) 좋앙(아) 고대광실 높은 집에
담벳대 입에 물엉(어) 사랑방에 낮 ᄌᆞᆷ(잠) 자나
우리 어멍(엄마) 날 날 적엔 해도 ᄃᆞᆯ(달)도 엇엇(없었)던가
이내 팔제 기박(막) ᄒᆞ연(혀서) 요런 일을 ᄒᆞ는구나
놀레(노래) 불렁(불러) 날 새우자 나 놀레랑 산 넘엉 가라
보는 사름 웃기 좋게 나 놀레랑 물 넘엉 가라
보는 사름 듣기 좋게 나 놀레랑 산 넘엉 가라
오뉴월 장마 속에 ᄒᆞ루(하루)종일 요 일 해도
지친 줄도 몰라지고 배고픈 줄도 모르는 구나
잠깐 전에 다 뒈어(되)간다 그만 저만 ᄒᆞ여(하여) 보자
간 디 가고 온 디 온다 어서 걸라 어서 걸라(써레질소리 서귀포시 강정동)

『世宗實錄地理誌』제주목, 대정현에 보면 수전(水田)의 결수 표시가 있다. 이 기록에 의하면 제주목에 31결(結), 대정현에 85결의 수전이 있었다고 한다.『新增東國輿地勝覽』에 서귀포시 하논지역에 관한 기록이 있다. ‘삼매양악이 현의 서쪽 30리(里) 지점에 있는데 이 악(岳)의 가운데가 트이고 넓어서 수전(水田) 수십 경(頃)이 있다. 이름이 대지(大池)이다’ 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에 나오는 대지가 현재 하논지역을 말한다.

 
▲ 진관훈 박사

이 마을에서 전하는 기록에 의하면 처음에는 물이 차있는 연못이었으나 13~4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수로(水路)를 만들어 이곳에 물을 뺀 뒤 수답(水畓)으로 개답(改畓)하여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하논지역은 탐라순력도에 ‘대답(大畓)’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외에도『耽羅營事例』52면에 보면 3읍(邑)에 논농사를 짓는 자가 207명이 있고, 明月畓, 郁畓, 院畓, 訥畓, 毛洞畓, 嫬龜畓, 馬畓, 池畓, 洪爐畓 등 전부 합쳐 9개의 답(畓)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17세기 제주 풍광(風光)을 묘사한 이형상목사의『耽羅巡歷圖』에는 대답(大畓), 즉 지금의 서귀포시 하논지역을 표시하였다. 명월조점(明月操點)으로 아래쪽에 사을포답(士乙包畓)이라고 표시된 논이 있다. 또 고원방고(羔園訪古)를 보면 우측에 지금의 운랑천으로 추정되는 물과 그 물을 이용하여 논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높은 동산더레(으로)만 잡앙(아) 이꺼 글라(이끌어) 어- 이러– 어라
물때는 늦어가고 어느 날은 이거 하여뒁(해두고)
내가 저 바당에 갑네(니)까 이러 이러–
울어 가민(면) 아이고 얘야 무사(왜) 욺이니(울고있니)
어어 나 팔자가 얼만 허민(어떻하면)
스물 넘도록 설메쉐(쇠) 이끄렌(이끌라고) 헙(합)니까
울지 마라 큰 년아
느 울어가민 나가 설메 떼영(떼어두고) 집이 가켜(가겠다)
아고 잠잠하라 아니 울쿠다(울겠다) 이러 이러 이러.
대천바당 한가운데 배 띄워 논 거같이
날고라(나에게) 쉐 이끄렌 함우꽈(합니까) 이러 이러…
사주팔자가 궂이난(나빠서)
설흔 올르도록(넘도록) 쉐 이끄멍(이끌며) 나의 일이여 이러…
느 팔자나 나 팔자나 고뜬(같은) 팔자 아니냐
요녀난 쉐야 발탕발탕 걸으라 이러(설메질소리, 서귀포시 법환동)

* 발탕발탕=물속에 들어가 물장구치는 소리

제주도는 물이 귀한 화산암지대라 논이 별로 없었다. 제주도에서 쌀은 비교적 물이 많은 서귀포지역 대포, 월평, 도순, 강정, 법환리, 하논 일대 뿐이었다. 특히 법환마을에 모심기 직전 소에 써레 달아 논 갈면서 부르는 민요가 ‘설메질 소리’다.

☞진관훈은? = 서귀포 출생, 동국대 경제학 박사(1999), 공주대 사회복지학 박사(2011), 제주특별자치도 경제특보 역임, 현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제주대학교 출강. 저서로는 『근대제주의 경제변동』(2004), 『국제자유도시의 경제학』(2004), 『사회적 자본과 복지거버넌스』 (2013), 『오달진 근대제주』(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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