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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 국민 탓 말고 정책 수정 보완해야[양재찬의 프리즘] 유례없는 26차례 부동산 대책
수요 억제와 규제 일변도 정책 ... 정책 실패는 정책으로 복원해야
양재찬 대기자  |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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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04  10: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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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따랐다가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볼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자찬할 때가 아니다.[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정부가 7월 28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한 뒤 내놓은 대국민 담화문 제목이다. 제목은 거창했지만, 내용은 무책임했다.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 금융위원장, 경찰청장의 발표를 요약하면 ‘주택공급은 충분한데 집값이 더 오르리란 기대심리와 투기 수요, 불법거래가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집값과 전셋값 급등의 원인을 주택공급 부족이 아닌, 국민의 과도한 수익 기대심리 탓으로 돌렸다. 투기수요와 실거래 띄우기 같은 불법행위가 주범이란 인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집값 띄우기 등 부동산 교란행위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례적으로 부동산 관련 브리핑 자리에 경찰청장을 참석시킨 배경이다. 

문재인 정부 4년 3개월, 유례가 없는 26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은 것은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무시한 채 수요 억제와 규제 일변도 정책을 집행해왔다는 것이다.

주택의 취득ㆍ보유ㆍ매매 등 전 단계에 걸쳐 세금을 무겁게 매겼지만, 집값은 내려가기는커녕 수도권과 지방을 번갈아가며 올랐고 주택 거래를 위축시켰다. 세입자를 보호하겠다며 내놓은 임대차보호 3법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고통만 안겼을 뿐 정작 전셋값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세 물건이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되면서 줄어 서민 부담을 가중시켰다.

주택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대출 규제는 다수 실수요자의 집 살 기회를 빼앗는 한편 현금 부자들의 기회를 확대해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단지 등 재건축에 대한 오랜 규제 또한 고급 주택 수요를 충족시킬 수단을 배제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쯤 되면 그동안 내놓은 각각의 대책에 문제는 없는지, 일련의 대책들이 서로 모순되진 않았는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은 아닌지를 돌아보는 게 상식이다. 그럼에도 홍남기 부총리 등 부동산 관련 부처 장관들은 정책 실패를 외면한 채 정부 정책을 따르라고 주문했다.

주택 관련 통계는 시장을 왜곡한 주범이 누구인지 보여준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임대차 3법 시행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1.8% 급등했다. 집값이 치솟으면서 전셋값도 뛰었다. 지난 1년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7.2%(4억9922만원→6억3483만원) 상승했다. 법 시행 직전 1년 상승률(7.7%)보다 3.5배 높다. 

   

그럼에도 홍 부총리는 전세 갱신율을 들먹이며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이 제고됐다”고 자랑했다. 더 큰 문제는 집권 여당의 역주행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임대차 3법의 효과가 입증됐다며 전세계약 갱신기간을 4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신규 계약에도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둘 태세다. 

현 정부 4년여 동안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90% 상승해 11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107주 연속 상승 중이다. 역대 정부 최악의 집값 폭등은 잘못된 정책 설계에 따른 정부 실패의 결과다. 26차례 대책이 나올 때마다 거꾸로 집값은 뛰었다. 새 집 부족이 집값 불안의 근본 원인인데 제대로 된 공급 대책은 없이 세금 중과와 대출 조이기 등 수요 규제책을 남발한 결과다. 

홍남기 부총리는 “과도하게 상승한 집값이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다”며 “불안감에 의한 추격 매수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4년 전, 정부 출범 초기 국토부 장관이 “사는 집 말고는 다 파시라”고 했던 말을 연상시킨다. 이를 믿고 집을 사지 않았던 다수 서민층과 청년들이 지금 치솟는 집값 앞에서 절망하고 있다. 

시장에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따랐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볼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하다. 정부는 집값이 떨어질 테니 집을 사지 말라지만, 정부 정책만 믿고 가만히 있다가는 평생 내 집을 갖지 못할까 불안해한다. 

 

집값ㆍ전셋값 급등세가 대국민 담화문으로 진정될 리 없다. ‘정책 실패’는 ‘정책 복원’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 여당이 추진하던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규제가 국회에서 제동이 걸리며 백지화되자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전세 매물이 크게 늘어났다.

집값 급등을 국민의 기대심리와 투기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부작용을 빚는 규제 일변도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이 정답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 등 친시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주택공급 대책에 대한 믿음을 주어야 한다. [본사 제휴 The Scoop=양재찬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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