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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한상범이 본 제주찰나(10)] 먹빛 바탕에 천혜의 자연 제주를 담다

 

제주에서 늘 만나는 익숙한 갯바위 풍경이다

 

제주의 검은 현무암과 푸른 바다, 그리고 흰 파도가 만나는 그 선명하고 강렬한 대비는 제주 천혜의 맑은 환경과 더없이 잘 어울린다. 고향에 돌아와 이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크나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감사할 일이다.

 

고향에서 늘 접하는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많이 그리고 싶다.

 

이 그림은 파묵과 발묵의 먹색 변화, 그리고 붓질의 자연스러움이 한국화와도 잘 어울리는 풍경이라 생각되어 직관.즉흥적으로 표현해 보고 싶어 단숨에 그리게 된 그림이다.

 

눈만 돌리면 보이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라 마음에 살아있기 때문에 사실적이기보다는 사의적으로도 쉽게 다가섰다. 다행히 큰 고민 없이 단박에 그릴 수 있어 좋았다.

 

붓질에서 비백과 여백의 여운, 그리고 생략으로 한국화의 감필의 맛을 더해 보았다.

 

먹에도 빛이 있다. 사실 한국화에서는 먹빛 먹색은 서양의 블랙, 즉 검은색이 아니라 오색을 포함한 현색이다.

 

서양과학에서 흰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며 무지개색이 나타나는 것처럼 동양에서는 천지현황 즉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르다'라는 천자문의 첫 구절처럼 먹색은 하늘색 우주색 검을 현색이며 검은 우주에 푸른지구 붉은화성 노란토성이 있는 것처럼 먹색은 오색(적 청 황 흑 백)을 포함하는 색이자 근본이며 바탕색이다.

 

한국화에서 색을 안쓰고 먹으로 또는 수묵으로만 그려도 되는 이유가 이러한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는 까닭이다.

 

늘 만나는 바다와 파도 ,해와 노을-. 이 천혜의 환경과 자연에서 빚어내는 검은 바위와 흰파도의 대비. 금빛과 붉은노을, 푸른바다의 대비. 그리고 서로의 반사와 반영으로 빚어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자연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이 참으로 위대한 예술가이고 스승임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진화론보다 창조론이 더 진실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그런 자연을 인간이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으며 그 본질을 알 수 있을까.

 

인간은 자연 앞에서 늘 겸손하고 순응의 자세로 살아가야 할 존재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고 자연 만물과 공생 공존하며 살아가는 길이 곧 생명의 길이다.

 

다시 이 그림으로 돌아간다.

 

한국화에서 바다의 파도와 물결의 실제적 표현은 막상 그려보면 표현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래도 한국화의 준법에 있어 수파준이라는 것이 있어 변화무쌍한 물결과 파도를 양식화된 표현형식으로 제시하고 있긴 한데 직접 바다와 파도를 그려 보면서 옛적부터 내려오던 수파준법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표현법을 그림을 통해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한 그림이기도 하다.

 

이 그림은 제주섬으로 귀향 후 두 번째 전시인 아트맵기획의 후배 권유로 작가들 4명과 함께 거인의정원 갤러리에서 기획전시된 작품이다. 감사하게도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가 전시장에 직접 가족과 찾아와 고르고 사 주었다.

 

작가로서 누군가 작품을 구매해준다는 것은 솔직히 기쁘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가 작품을  소장하고픈 뜻이 있어 구입하는 것일텐데 그 이유를 작가는 또 고민한다. 그 고민의 결과로 더 나은 실험에 나서게 되고 표현 기법과 내용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그런 힘을 준 친구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나만의 화풍으로 제주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여 고마운 친구들에게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오늘도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다. <다음편으로 이어집니다.>

 

☞한상범은? = 제주제일고, 홍익대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나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담묵회 창립회원, 아티스트그룹 '정글' 회원, 민족미술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노원미술협회 회원, 디자인 출판 일러스트작가, 한강원 조형물연구소 디자이너, 서울 제주/홍익조형미술학원 원장, 애월고 한국화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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