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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人] 수의제작 전승 보유자 '구순'의 김경생 할머니…'제2의 김만덕'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끊임없는 이웃사랑

 

저승갈 때 입는 옷 수의(壽衣)를 만드는 구순(九旬)의 할머니가 있다. '제2의 김만덕'이라고도 불리는 할머니다.

 

어찌된 노릇인지 나이를 먹어갈 수록 수의를 만드는 손길이 더 바쁘다. 늙어가는 것도 모른 채 여전히 수의를 만드는 할머니. 그의 이름은 김경생(90).

 

20여 년 동안 수의를 만들었다. 수의만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사실은 이웃사랑 실천의 한 방편이다.  

 

어릴 적부터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이 그 사랑실천의 바탕이다. 언제나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가진 것을 기꺼이 내던지는 할머니다. 

 

김 할머니는 1994년부터 제주시 이도1동 주민센터 내 노인공동작업장에서 매년 2벌의 수의를 손수 만들어 홀로 사는 노인에게 전달해 왔다.

그렇게 매년 수의를 만들다 보니 2002년에는 향토문화유산 무형문화재 수의제작 전승 보유자로 지정됐다.

그런데 수의제작 전승 보유자로 지정된 이후에도 쉼없이 수의를 만들었다. 2005년에는 19벌, 2006년에는 26벌의 수의를 만들었다. 그저 만들기만 한 게 아니다. 이를 통해 나눔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제주시내 19개 동(洞)지역에서 각 1명씩 추천받은 홀로 사는 노인 19명에게 ‘사랑의 수의’를 전달하기도 했다.

노인공동작업장에서 김 할머니는 물론 여러 노인들이 함께 ‘생애 마지막 선물’일 수 있는 수의를 직접 만든 것이어서 그 어떤 선물보다도 의미가 크다.

김 할머니는 양로원, 요양원, 보육원에 식사 및 간식비를 건네며 소외된 이웃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또 30여년 전인 1984년부터는 합동결혼식을 통해 백년가약을 맺는 형편이 어려운 부부들에게 이불과 카펫 등을 축하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기부와 나눔을 기린 상이 1998년 그가 받은 만덕봉사상이다. 

 

 

◇13년 동안 병석에 누웠다 일어난 뒤 '덤으로 사는 삶'을 나눔과 베풂 실천

 

김 할머니의 이런 나눔과 베풂의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

“45살 때 아픈 이후 13년 동안 누워서만 생활했어. 58살이 돼서야 움직일 수 있었지. 그때부터 어려운 이웃과 부부에게 이불을 하나, 둘 만들어 주곤 했지. 예전부터 어머니께서는 ‘우리가 없이 살아도 항상 어려운 이웃들을 먼저 생각하라’고 하셨어. 내가 못 먹어도 나눠주라는 식이었지”

한국전쟁 이후 떡 하나라도 이웃과 함께 나눠 먹으며 나눔의 기쁨을 배운 것이다.

김 할머니는 그래서인지 '조냥'(절약)정신이 강하다. 웬만한 길은 무조건 걸어 다닌다.

집에서 노인공동작업장이 있는 주민센터까지 1km 정도의 거리를 일주일에 네 번 왕복하다 보니 아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정정하다.

“게매이 언제까지 살아질티사? (그러게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죽을 때까지 허주(할거야)” 죽는 날까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겠다는 김경생 할머니.

평소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구두쇠 같은 할머니지만 나눔에 있었서는 통이 크다.

김 할머니는 최근 지난 20여 년 간 수의를 제작하다가 남은 시간에 수의에 들어가는 동심줄과 검은 호상 등을 제작해 팔고 얻은 돈을 틈틈이 모아뒀다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흔쾌히 내놓았다.

“인생은 그리 길지 않아. 항상 자비를 베풀며 살아야해. 나눔은 결코 어렵지 않아. 열심히 일하고 조금만 아껴서 나눠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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