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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나스타시아 양 "제주 이미지 살릴 기회 못 살려...권위만 찾는 공무원"
[제이누리가 만난 WCC 피플]"내 고향 우크라이나에 쓰레기분리수거시스템 만드는게 꿈"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총회에서 제주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게 아쉬워요"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열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현장. 총회장 입장을 위한 등록센터엔  등록절차를 밟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외국인들에게 "May I help you?"라며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자원봉사자들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금발의 소녀가 있다.

 

외국인 참가자? 아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제주에 살고 있는 김 아나스타시아(kim anastsia. 18)양.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는 이번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자원봉사자로 지원한 신성여고 2학년 여고생이다.

 

"저를 보고 외국인 참가자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9살 때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를 따라 우크라이나에서 제주도로 이주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그의 꿈은 자신의 고향에 재활용 쓰레기분리수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아서 자원하게 됐어요."

 

그는 이번 세계자연보전총회를 '아쉬움'으로 표현했다. "WCC, 솔직하게 말해도 되나요?"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도 WCC 개최를 부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 총회에서 대한민국과 제주도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

 

그는 외국인으로 또한 제주도에 살고 있는 한 사람의 도민으로 WCC 개최에 대해 야무지게 쓴소리를 내뱉었다.

 

"제주를 방문한 가이아나 전 대통령께서 등록 센터를 찾았어요. 직접 등록을 위해 찾은 거예요. 처음 등록카드를 보기 전까지는  몰랐죠. 이번 총회에 순수한 목적으로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는 외국인 참가자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우리나라 분들은 그렇지 않아요. 인간적으로 환경적으로 접근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도청이나 관에서 오신 분들은 명함을 내밀며 '나 이런 사람이야'라며 권위를 내세우시죠. 환경을 생각하는 애정과 관심은 별로 없어 보였어요"

 

"다른 나라에서 오신 고위직들도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토론에 대해 끝까지 지켜보시죠. 하지만 저희 대통령께서는 얼굴만 비치고 가셨잖아요. 실망감이 없지 않아요"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은 품위 유지를 위한 행사라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이번 계기를 통해 한층 발전하는 제주도,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 5년간 강정에서 일어나는 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과 관련된 주민들의 싸움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제주도, 평화로운 곳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돌아가는 외국인 참가자들이 많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강정주민들의 싸움에 감명을 받았어요. 하지만 이들은 힘이 없어요. 정부와 제주도가 강정의 투쟁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환경운동가라면 환경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었으면 해요"

 

그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라며 지난 총회 기간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다.

 

"대한민국 배지를 달고 등록 센터를 방문하신 분이 계셨어요. 제주도민인데 왜 못 들어가느냐는 거예요. 그리고선 제 핸드폰을 빌려 도청과 시청에 전화를 거시는 거예요. '이런 깨끗한 총회를 개최하는데 왜 우리 동네에 쓰레기 처리장을 만드냐'는 통화 내용이었어요"

 

"나중에는 강정주민들과 함께 ICC 입구에서 난동을 부렸어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국제적 행사에 제주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동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네요"

 

그는 그런 상황을 많은 외국인들이 지켜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곤란한 상황이었죠"

 

총회기간에 자원봉사자와 안내요원에 대한 차별 대우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번 총회가 '허겁지겁' 진행됐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 가운데는 정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참여한 분들이 많으세요. 2~3일 교육을 받은 안내요원보다 언어적으로나 지식 면에서 뛰어난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식수대에 배치하거나 주차장 안내원으로 배치한 것을 보며 총회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들의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계기였을 텐데 말이죠"

 

"금전적 이익을 바라는 자원봉사자들이 아니에요. 하지만 어느 정도 식사공간은 제공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자원봉사자를 위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고 생각해요"

 

그의 꿈은 자신의 고향에 쓰레기분리수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제주도의 '클린하우스'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제 고향에는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려야 한다는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해요. 그냥 봉투에 담아 버리면 끝인 거예요. 환경에 대해서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예요. 분리수거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제 꿈이랍니다"

 

그녀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발전을 위한 대규모 산업화 시대를 겪은 어른들의 환경적 인식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어른들은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잘 느끼고 살아오지 못한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청정 환경, 깨끗한 제주도를 이야기 하면서 쓰레기는 길거리에 버리죠. 그래서는 안 됩니다. 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해야 한다는 인식을 어른들이 먼저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의 청소년들이 배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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