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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로 과일·야채 값 크게 올라…비싸도 너무 비싸"

 

매달 2일과 7일로 끝나는 날에는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이 열린다.

 

27일 추석을 앞둔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대목을 맞아 제수용품을 사려는 도민들로 시장은 북적이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좌판을 펼친 상인들과 도민,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장을 보다 허기를 달래는 사람들과 소쿠리 앞에 쭈그리고 앉아 좋은 과일을 고르는 손님들, 오 가며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가지각색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태풍 피해에 따른 과일과 야채 값 상승으로 상인들과 방문객들은 가격을 놓고 흥정을 벌이고 있다. 가지런히 정리된 대형마트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다.

 

아이를 데리고 온 손님에게 한 상인을 넉살 좋게 웃으며 과일을 하나 쥐어주기도 했다.

 

 

# 경기야 물론 어렵죠...하지만 정이 제일 아니겠어요?
큰 통로에 길게 늘어선 점포와 좌판에는 갖가지 물건을 팔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 마다 자기만의 단골집이 있다는 것도 특색이다.

 

"아이고 예쁘다, 예뻐서 할머니가 하나 더 주는거야." 아이의 엄마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해야지"라고 아이에게 말한다. 중간쯤 자리 잡은 김춘화(63) 할머니의 좌판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섰다.

 

손님이 '비싸다'고 하니 두 번 묻지 않고 인심 좋게 과일하나를 더 얹어준다.

 

"경기야 물론 어렵죠, 과일값도 많이 올랐어요. 하지만 사람마다 가게마다 달라요. 이득을 많이 남겨먹으려고 들면 손님이 없고 하나라도 더 얹어주면 손님들이 많아 찾아와요. 오늘은 손님이 많아 기분이 좋네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다른 시장과 달리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의 특징이 '할망장터'다. 나이든 할머니들을 위해 마련한 코너다. 쪽파와 콩나물, 시금치, 배추, 대파 등을 팔기도 한다.

 

한 할머니는 "어머니 안녕하세요"라는 방문객의 인사에 콩나물을 한 움큼 집어준다.

 

고정자(72·노형동) 할머니는 "대목이라 많이 팔았어요. 경기야 물론 어렵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좋네요. 돈도 돈이지만 이웃 간의 정이 제일 아니겠어요"라고 말했다.

 

 

# 추석물가 2배는 올랐죠…무엇보다 자식들이 걱정입니다
최근 태풍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경제난으로 추석 음식을 준비하면서도 가슴 졸이는 이들도 있다.

 

"아주망(아주머니), 조금 더 줍써게(주세요)." 메모를 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이들과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흥정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손님과의 승강이에 상인은 "알았수다게(알았어요) 경헙써(그러세요)"하며 넉살 좋게 웃었다.

 

이한철(노형동·65) 씨는 "경기가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요. 특히 이번 태풍으로 과일과 야채 값이 너무 올라 지난해에 비해 20만원은 더 들어가는 것 같아요"라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어 "추석에 온 가족이 다 모이는 것은 좋지만 서울에 있는 아이들이 걱정"이라며 "이번 추석에는 내려오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솔직한 심정 이예요. 항공료도 오르고, 경기도 너무 어렵잖아요"라고 말했다.

 

김순화(32·여) 씨도 "요즘 경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물가도 올라 맘 놓고 사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와 시장을 둘러보며 저렴한 가격을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덕(69) 할머니는 "과일 사는데 8만원이나 들었어. 이 돈이면 손자들 용돈이라도 쥐어 줄 텐데 말이지"라며 "어려운 경기야 어쩔 수 있나. 과일이라도 맛있는 것으로 골라야해. 그래야 손자들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도 볼 수 있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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