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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에 관해서 ‘약 좋다고 남용 말고 약 모르고 오용말자’ 라는 표어가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말대로 실천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에 관한 정확한 판단은 심지어 의사들까지도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 물론 이런 어려운 경우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약은 먹으면 먹을수록 내성이 생긴다?!

 

우선 아플 때 약을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대개는 본인이 잘 알아서 결정을 하는데, 개중에는 극단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예를 들어 ‘약은 먹으면 먹을수록 내성이 생겨 점차 양을 늘려가야 효과를 볼 수 있게 되므로 가능하면 약을 먹지 않고 버티는 것이 나중에 많이 아플 때를 위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입원이라도 하기 전에는 결코 약을 먹지 않고 견디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되도록이면 약을 먹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좋으냐 나쁘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치더라도, 약이라는 것은 먹으면 점차 내성이 생긴다고 하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무수히 많은 약들 중에 이렇게 내성이 생기는 약은 얼마 되지 않다. 또 이런 약들은 따로 구분이 되어 있다. 이런 약들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약들은 먹는다고 해서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양약을 오래 먹으면 위장 버린다?!

 

‘약, 특히 양약은 오랫동안 복용하면 위장을 버린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심지어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이 있어서 평생토록 약을 먹어야 하는데도 이런 생각 때문에 약을 중단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이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우선 약 중에는 먹으면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약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약이 더 많다. 의사가 특별히 주의를 주거나, 약을 먹고 소화 장애 등이 일어나는 경우라면 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의사가 권유한 약은 오랫동안 먹어도 위장에 별 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또 생각해야 할 것은 약을 먹지 않을 때 생기는 위험성문제이다. 다시 말해 약을 먹어서 위장장애가 생긴다고 해도 약을 먹지 않으면 더 큰 위험이 생길 경우에는 위장장애를 감수하고서라도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가 약을 장기간 먹도록 권유할 때는 이런 것들을 모두 고려하고 권유하는 것이다.

 

#약에 대한 맹신을 버려야

 

반대로 약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사람들도 있다. 약이 마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의 몸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가령 ‘피로를 풀어 주는 약’이라거나 ‘담배를 피워도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예방하는 약’, 심지어는 ‘밥을 잘 먹는 약’ 같은 것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약은 인체와 조화를 통해서 그 효과를 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약을 먹으면 이것이 우리 몸에 들어가 우리 몸의 기능을 최대로 발휘하게 하는 것이 약의 효과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원래 우리 몸이 하지 못하는 일은 약을 먹어도 잘 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칼에 찔려도 피가 나지 않는 약’이나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약’이 있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피곤할 때는 쉬어야 하고 담배를 피울 때는 건강이 나빠질 것을 각오해야 한다.

 

약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잘못된 선입견을 바탕으로 꼭 필요한 치료약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다.

 

#양약은 부작용이 있지만 한약과 생약은 괜찮다?!

 

모든 약물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기능과 역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약이건 양약이건 약효와 더불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진 ‘아스피린’과 같은 양약도 위출혈 및 위장장애, 혈액응고장애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가령 한방에서 많이 사용하는 ‘부자’와 같은 한약재도 본의 아니게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진료를 하다보면 가끔 의사의 약 처방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하는 환자가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약물복용이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만성병환자들은 약으로는 완치는 안 되지만 거의 평생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말에 “양약은 오래 먹으면 몸에 안좋다는데…”, 또는 “양약을 오래 먹으면 위장을 버릴 텐데…”라는 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많다.

 

이러한 경우에 많은 사람은 양약으로 완치가 안 된다고 하니 한약이나 건강식품으로 완치시켜 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더구나 만성감염이나 간암처럼 특효약이 없는 경우에는 한약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약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약은 몸을 보호하기 때문에 몸에 해롭지 않고 장기간 복용해도 상관없으나, 양약은 오래 복용하면 몸에 나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양약을 복용했을 때 속쓰림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양약이 다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약이라고 해서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만성간염환자가 한약을 먹고 간기능이 더 나빠지거나, 한약으로 인해 복통, 설사 등의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분명한 것은 양·한약 모두가 한계와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약이냐 한약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하에 현재의 의학수준에서 효능이 입증되고, 비용효과적인 치료를 선택해 제대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즉 모든 약물은 의사나 한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확한 용량으로 정확한 복용법을 알고 복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잘못 알려진 약에 대한 건강 상식…민간요법, 식이요법도 전문의와 상의해야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각종 매스컴에선 이른 바 건강 상식이나 고정 칼럼 등을 통해 수많은 의학 정보들을 앞 다투어 싣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두터운 가정 백과사전을 보며 자신의 증세와 맞추다보면 어느새 자신이 바로 환자임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생기듯이 진정한 상식으로서의 수준을 뛰어 넘는 자가 처방이나 진단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간혹은 이론적 근거까지 제시하며 어엿한 의학 이론도 갖춘 건강도사들도 양산되고 있다. 또 과학시대를 살아가며 원칙이나 입증된 증거조차 없는 민간요법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자세는 현명한 생활 자세라 할 수 없겠다.

 

몇 가지의 간단한 사례들을 보면서 스스로의 건강에 대한 경각심과 건전한 상식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일례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우황 청심환이란 것이 있다. 심한 경우는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으로 의식이 없는 환자의 인공호흡을 위해 인공삽관을 실시하려다 보면 기도를 막고 있는 커다란 환약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망 원인을 기도 폐쇄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또 이런 식의 중환자를 데리고 어느 병원 어느 의사가 용하다며 멀리 있는 대학 병원 등을 굳이 고집 하는 이들도 많이 보게 된다. 먼저 인근의 가까운 병원 등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담당 의사의 의견을 존중해서 다음 조치를 취함이 올바른 순서라고 생각된다.

 

텔레비전이나 각종 매스컴을 보면 한방이나 민간요법, 식이요법을 주제로 많은 소개가 있다. 그러나 유심히 보면 그들 중 누구도 그 병을 못 고친다거나 전문의와 상의하라고 객관적인 얘기조차 해주는 이도 없이 다들 이렇게 하면 다 낫는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양의사들이 상담 도중 잘 모르겠다거나 그 방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라고 권하는 것과는 다른 점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죽염 또는 신비의 소금요법이 고혈압, 당뇨, 암 등 각종 질환에 만병통치약으로 선전되고 있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일시적으로 약간의 호전이 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상 그 어느 곳의 의사도 이를 자신의 환자에게 시도하거나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을 만큼 비상식을 떠난 몰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병은 치료의 목표 자체를 조절 및 합병증의 예방에 두는 사실상 평생에 걸친 투약이나 주사 등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무엇, 무엇이 좋고 어디, 어디가 좋다는 말에 환자나 그 가족들의 여린 마음은 흔들리게 되는 듯하다.

 

한 번은 50대의 여자 당뇨 환자가 단식원에서 저혈당 쇼크에 빠져 거의 뇌사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무지가 빚은 참사이나 담당 의사에게도 좀 더 충실한 환자 교육을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다. 대개의 경우 한 번의 설명이나 질환에 대한 교육만으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많은 이들이 산성 체질화되는 것을 염려한다. 사람의 몸은 여러 가지 필수적인 원인으로 인해 산도를 7.4로 유지하도록 되어 있다. 즉 약 알칼리성인 것이다. 정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산이나 알칼리를 먹고 마신다고 해도 우리 몸의 산도는 변함없이 유지된다.

 

알칼리성분과 산성을 띤 음식을 고루 섭취해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질 등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도로 받아들인다면 괜찮다. 그러나 알칼리성체질이 어떻고, 암이 억제되고 각종 질환이 낫는다는 얘기는 제발 사라졌으면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엇 하나가 건강에 좋다든지 나쁘다든지 하면 전적으로 그것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크다. 콜레스테롤이 그 대표적인 논란거리다. 육류에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해서 먹지 않을 수 없다.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은 질에 있어서 현격히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도 혈관질환이 적다. 녹차나 채소 등 섬유소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섬유소는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방해한다. 결국 여러 음식을 편중되지 않게 골고루 먹는 식습관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짧은 지면에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사례들이 많으나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신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와 검사를 시행할 수 있는 명의가 아닌 평범한 전문 의사를 가까이하라고 권하고 싶다. 병이 생긴 후에 명의나 명약을 찾는 것보다 미리 미리 예방하고, 조기에 치료하는 지혜가 중요한 것이다.

 

적절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사, 그리고 흡연, 음주, 스트레스의 조절과 더불어 자신의 모든 문제를 파악하고 있는 전문의가 있다면 만족스러운 건강관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몸과 마음 모두 최상을 유지하는 방법은 현재 자신이 있는 곳에서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김형준은?

 

=제주시 탑동365의원 원장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연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세브란스병원과 제주대학병원 외래강사를 비롯해 대한미용의학회 부회장, 연세로즈엘 성형외과 피부과 자문의, 사회복지법인 혜정원 아가의집(제주시 조천읍 소재) 촉탁의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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