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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성의 캘리포니안 드림(2)

1회에서 제가 사는 곳 얘기를 드렸습니다. 제 약력소개도 있었던 지라 대강 어떤 사람이라는 것도 아셨을 것으로 봅니다.

 

저는 한국의 검, 즉 조선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제 차 트렁크엔 낡은 도복 한 벌과 조선검 한 자루가 실려 있습니다. 바로 그 조선검!

 

그 얘기를 드립니다. 아무래도 이야기가 길어질듯 해서 두 번에 나누어서 쓸까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조선검(상)

 

(내가 사는)캘리포니아에는 세계 각국의 온갖 무술이 다 들어와 있다. 미국 서부는 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동부쪽 보다 먼저 동양문화가 들어왔고, 이에 맞추어 한·중·일 동양 삼국의 대표적인 무술이 따라 들어오게 된 듯 싶다.

 

이민자들의 나라답게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 내지는 수용력이 강한 것이 미국의 강점이다보니 다들 이렇게 저렇게 어울려서 살아가고 있다. 세계 일주 여행을 안 하고도 모든 나라의 고유한 음식을 거의 다 맛 볼 수가 있는 데가 미국이다.

 

Greater Los Angeles 지역에서만 쓰이는 서로 다른 언어가 100여개가 넘는다. 어느 정도까지는 다들 서로 이해하고 존중해 주면서 살아가며 또 미국 문화에 적응, 변화 돼 간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무술의 세계에서 만큼은 이게 안 통한다.

 

알게 모르게 자국 고유의 무술에 대한 자존심이나 자부심은 서로에게 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이는 아무래도 무술 수련 혹은 무술자체가 감정적인 것이기 때문이리라.

 

내 차 뒷트렁크에 늘 가지고 다니는 것 두 가지 중의 하나가 조선검이다. 서부 개척시대에 떠돌던 ‘황야의 무법자’ 이야기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물건이자 친한 벗이다.

 

물론 전쟁이나 호신용 무기로서의 효용가치를 오래 전에 잃어버린 칼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 혹은 다들 총을 들고 다니는 이 미국 땅에서 들고 다니는 칼이라는 것이 웃길 수도 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다스리고 나 자신을 가끔씩 돌아보게 만드는 데에는 참으로 유용하며 실질적이다.

 

왜냐하면 모든 칼에는 철학이 있고 예술이 있으며 만든 사람과 쓰는 사람의 혼이 서려 있고 그에 따른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특집(National Geographic Special)에서 역사상 출현한 세계 각국의 모든 칼중에 일본도가 가장 훌륭한 무기라고 하는 걸 봤다. 과히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개인적인 견해차가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 조선검도 과히 나쁘지는 않다고 여긴다. 일본처럼 칼을 숭상하는 문화가 아니었던 탓에 지금 남아 있는 한국 전통칼의 숫자도 적거니와 임진왜란 이후로 왜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한국 고유의 검은 사실상 그 흔적을 찾기가 참으로 힘들다.

 

이 때문에 한국검이란 특정분야에 대한 연구부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어찌 그 것이 칼 하나에만 국한될 것이겠는가마는 이 시대의 마지막 남은 조선 무사를 자처하는 나로서는 자못 처연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다.

 

그러면 칼이란 대체 어떤 것이며 어떤 이야기들이 있나 ?

 

후속편에서 진지한 본론으로 들어가려 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부탁한다.

 

▶권혁성은? =경북 영일 출생. 백령도에서 해병대 하사관으로 복무했다. 포스코 경영기획실에 잠시 일하다 태권도(6단) 실력만 믿고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짝퉁’ 티셔츠 배달로 벌이에 나섰던 미국생활이 17년을 훌쩍 넘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선라이즈 태권무도관의 관장·사범을 한다. 합기도와 용천검도(5단) 등 무술실력은 물론 사막에서 사격, 그리고 부기(Boogie)보딩을 즐기는 만능스포츠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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