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의 ‘제주시 구도심’ 더듬기

  • 등록 2012.12.24 1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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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협, 훼손된 우리의 자화상과 희망을 담은 사진 ‘30여점’ 선보여

 

제주도심의 팽창에는 다양한 그림자들이 있다. 신구(新舊) 도심의 비틀린 공존 속에서 우리가 각성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팽창 속에 훼손된 우리의 자화상은 어떨까?

 

도시의 개발과 발전에는 늘 양지와 음지가 공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화려한 도시의 불빛과 우뚝 솟은 건축물이 도시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한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제주의 상징으로 섬겨졌던 제주시의 사대문 안의 도심. 그 도심에는 많은 제주인들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이 길에서 나고 길에서 소멸돼 갔다. 최근 들어 구도심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들이 활발하게 진행되지만 여전히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양면의 칼날 같은 제주도심의 신·구도심의 원형을 보존하는 계기가 필요한 것일까? (사)탐라사진가협의회(회장 이병철)는 새천년 들어 처음 시도되는 도시 기록 다큐멘터리를 통해 제주의 참모습으로 우선 ‘제주의 사대문’ 안을 더듬었다. 그 동안 변한 제주시 구도심의 모습을 사진으로 선보이는 사진전이 열린다.

 

제주시 삼도2동 북카페 ‘각’에서 ‘구도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가 26일부터 31일까지 펼쳐진다.

 

한때 제주의 대표적인 발전상을 보여줬던 중앙로와 동문로.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반대를 외치며 많은 사람들이 중앙로에서 관덕정 일대 차도로 뛰쳐나왔다. 도심은 최루탄 가스가 자욱한 안개처럼 피어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1980~90년대 암흑기를 풍미했던 사복경찰 시위진압대 ‘백골단’의 모습도 옛 기억 속에 떠오른다.

 

최근 추가 매립의 논란에 휩싸인 탑동. 탑동광장은 제주도민의 많은 이야기가 서려 있는 곳이다. 4.3의 원혼들을 위로하는 ‘4.3희생자 제48주년 합동위령제’ 사진이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선보인다. 합동위령제는 탑동을 시작으로 종합경기장 등을 거쳐 지금은 4.3평화공원에서 안착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몽돌’이 파도에 바스락 거리던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오던 옛 탑동은 1986년 매립면허가 나오면서 회색빛 시멘트로 덮였다. ‘특혜’와 ‘불법’이 난무하고 환경을 무시했던 지난 시절의 유산이다. 추가 매립 논란에 복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에 전시되는 사진은 시사점이 크다.

 

하지만 회원들은 사대문 안에서 희망도 발견했다. 올해 처음 개최됐던 ‘제주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 그 동안 구도심 공동화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정책들이 추진되고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치·행정·경제 등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것을 문화예술의 장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첫 행사였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사진 30여점이 이번에 선보인다. 사진전 장소도 굳이 구도심을 선택한 것은 다시 한 번 구도심으로 발길을 돌리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바람에서다.

 

한편 2005년 7월 창립한 탐라사진가협회는 창립 전인 2005년 4월부터 매년 4.3사건 추념일을 전후해 4.3관련 사진전을 열고 있다. 또 아픈 4.3의 역사의 상처를 기록한 ‘뼈와 굿’, 아직도 마을 전체가 한날한시에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담은 ‘가메기 모른 식게’, 교토에 사는 재일제주인들이 축제 ‘마당’ 등 사진집을 펴내기도 했다.

 

회원으로는 김기삼, 정이근, 강정효, 김호천, 한종경, 김영하, 이병철, 김명선씨가 활동하고 있다.

 

□문의 : 010-5697-1839 (이병철 회장)

 

 

 

 

 

 

김영하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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