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북적이는 오일장 인파만큼이나 잘 됐으면"

  • 등록 2013.01.02 18: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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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처음 열린 제주시 민속오일장에 가 봤더니…너나 없이 희망 가득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다. 삶의 향기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는 민속오일시장은 새로운 한해에 대해 희망으로 가득찼다. 상인들이나 시장을 찾은 시민들 모두다 올 한해 좋은 일만 가득할 것 만 같은 분위기였다. 

 

2일 오후 2시. 제주시 민속오일시장 입구에 다다르지도 않았는데 차가 막히기 시작한다. 꼬리에 꼬리를 문 자동차 행렬이 오일시장의 분위기를 짐작케 했다. 어느 곳에 주차해야 할지 막막했던 나에게 다가온 제주자치경찰 주민봉사대 이경희(60·여), 부순이(55·여)씨의 주차 안내 덕분에 무사히 주차는 성공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발길이 다다른 곳은 다름 아닌 빙떡가게였다. 메밀가루 반죽을 앏게 부쳐서 그 위에 양념한 무채소를 넣고 돌돌 말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조리법이지만 그 맛은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었다.

 

3년째 빙떡을 팔고 있다는 김옥남(71·아라동) 할머니는 하나에 600원 짜리이지만 정성을 담고 만들면 어느새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고 한다. 김 할머니는 "경기가 회복돼 올해는 3000원 어치면 한개를 더 줄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경기가 좋아지기를 바랬다.

 

가족과 함께 오일장 나들이에 나섰다는 김수희(38·탑동)씨는 “강원도에서 제주에 내려온 지 10년이 넘었고 고향과 비슷한 소박한 음식이 특색인 빙떡이 생각나 들렀다”며 "경기가 좋아 애들 아빠 월급도 올랐으면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무 탈 없이 소박한 한해를 보냈으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안쪽으로 들어가 봤다. 바다냄새가 풍기는 젓갈가게에서는 빨간 젓갈의 색만큼이나 열정적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전근효(56·서귀포 동홍동)씨를 만났다. 전씨는 “새해 첫 장터에 많은 도민들이 찾아주셔서 기분이 좋다”며 "내 명찰을 걸고 파는 것인 만큼 품질은 자신있다. 자신있는 품질의 젓갈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고 힘차게 희망을 전했다.

 

 

더 들어가자 알록달록 형형색색 겨울용 잠옷이 가지런히 걸려 있는 옷가게에 다다랐다. 옷을 파는 장춘자(71·한림)씨는 “내 인생만큼이나 오랫동안 자리 잡아 온 삶의 터전이다. 터미널과 읍내 시장을 전전하며 장사를 해오다 오일장에도 뿌리를 내렸다"며 "여기서 더 오랫동안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오일장 경기가 오늘만큼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구를 찾아 헤매다 '완전 귀여워'라며 소리치는 어린이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 햄스터와 강아지, 토끼 등을 파는 동물 코너다.  장미정(34.여.노형동)씨는 어느새 30년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부모님이 수족관을 운영해 오다 자신이 애완동물도 겸해서 팔고 있다”며 "올 한해 애완동물들이 새끼를 많이 낳을 정도로 복이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오일장은  추위를 잊게 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과 상인들의 희망에 대한 열기로 가득했다. 

 

 

신용섭 기자 shinsoul@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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