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사람 뒤섞인 아찔한 공사 현장 "도대체 언제 끝?"

  • 등록 2013.03.13 16: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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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원노형도로개선 현장, 웅덩이 피해 보행자들 '끙끙'
어린이집 부근에 맨홀 뚜껑도 열린 채로 '위험천만'

13일 오전 제주시 원노형지구 도로개선사업 공사현장. 새벽 내린 비로 땅이 젖어 있었다. 공사현장 곳곳엔 웅덩이가 파였고 물이 고여 있었다. 등교와 출근을 서두르는 주민 등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파헤쳐진 길 때문에 불편한 걸음을 하고 있었다.

 

인도에는 굴삭기가 버젓이 세워져 있었다. 부직포, 모래 등 공사자재들이 곳곳에 방치돼 있다. 담배꽁초, 스티로폼 상자 등 생활쓰레기도 버려져 있었다. 공사구간에는 어린이집이 있지만 위험천만하게도  맨홀뚜껑도 열려 있었고, 공사에 쓰일 보도블럭이 인도에 쌓여 있었다.

 

 

 

제주시 원노형도로구조 개선사업으로 보행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공사중인 인도에 보행자를 위한 시설은 전무하다. 더욱이 비가 오는 날이면 인도로 걸어 다니기 힘들어 차도로 걸어 다니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원노형도로구조 개선사업은 노형동 남녕고 사거리에서 연동 신시가지 KT&G빌딩까지 원노형로 730m구간의 도로구조를 개선하는 사업이다. 공사는 당초 지난해 12월 14일까지 끝내야 했다. 하지만 석달이 넘은 13일 현재까지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보행자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 
 

 

 

이날 아침 학교를 가던 이현주 씨(21.대학생)는 “아침마다 이 길로 등교를 하는데 상당히 불편하다. 특히 비가 내리거나, 비가 내린 다음날이면 길이 질퍽거리고 웅덩이에 물이 고여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이래서 뭐라고 말을 하기도 싫지만 공사를 하더라도 제대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대책은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여다.

 

인근 산부인과를 향하던 부부는 인도를 포기하고 차도로 걸어야 했다. 남편 이모씨(34)는 “공사한지 꽤 오래됐는데 아직까지 공사를 하고 있다. 길이 질퍽거리고 건축자재가 뒤섞여 임신한 아내가 걷기 힘들어 한다. 특히 요즘은 아내와 함께 큰길 건너 산부인과를 자주 다니는데, 길이 파헤쳐 있어서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늦은 출근을 서두르던 40대 여성도 “매일 아침 차를 이용해 출근을 하는데 주차장까지 오는 길이 울퉁불퉁해 자칫 넘어 질까봐 불안하다”며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은 굽 높은 구두 신기가 두렵다”며 출근길을 재촉했다.

 

 

인근에 위치한 B어린이집 관계자도 “공사가 시작된 후 많이 불편하다. 아직까지 다친 어린이는 없는데, 공사를 하니까 먼지가 많이 난다.  특히 비가 오고 난 뒤 웅덩이에 물이 고여 아이들이 다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제주시는 원노형 도로구조개선사업을 지난해 말까지 완료한다고 밝혔다. 현재 왕복 2차로를 3차로로 확장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6억7천만원이다. 실제 공사안내 표지판에는 공사기간이 2012년 7월 18일부터 2012년 12월 14일까지라고 적혀있다.

 

고상익 제주시청 건설과 주무관은 “당초 지난해 12월 중에 공사를 끝낼 계획이었지만 ‘전신주(전봇대)지중화사업’이 같이 이뤄지면서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 3월중으로 공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공업체측은 비가 오면 사고위험이 높다며 공사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사 마무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계속 (시공업체를)관리 하는데도 애로사항이 있다”고 토로했다.

 

시공사측 입장과 계획을 듣기 위해 (주)형주종합건설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바쁘다는 이유로 통화를 거부했다.

 

최병근 기자 whiteworld84@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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