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슬' 누적관객이 7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슬>은 누적관객수 7만1559명을 기록했다. 전체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도 6위를 차지했다.  특히 제65주년 4.3사건 희생자 위령제를 맞아 관객들의 반응도 더 뜨거웠다.

'지슬'은 고작 전국 67개 상영관에서 개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영화들과 경쟁에서 매출점유율 2.7%를 기록하며 내노라 하는 상업영화 사이에서도 당당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지슬'의 7만 관객 돌파는 제주4.3사건 65주년을 맞이해 의미가 깊다. 이 영화는 1948년 제주 사람들이 '해안선 5km 밖 모든 사람은 폭도로 간주한다'는 초토화작전(소개령)이 시작되면서 피난길에 오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제 이 영화는 서귀포시 안독면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해 있던 마을주민 수십명이 '지슬(감자의 제주어)'을 먹으며 생존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런 이 영화가 제주에서 관객 2만명을 넘어선 것도 의미가 크다. 전국 1270만 명이 본 '7번방의 선물'은 제주에서 11만8000명이 관람했다. 450만명이 관람한 '신세계'는 제주에서 3만을 넘었다. 이 때문에 '지슬'의 제주관객 2만명은 전국 관객 200만명과 같다는 이야기다.

'지슬'의 열풍은 이미 예고됐다. 지난 1월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프랑스 브졸아시아 국제영화제에서도 대상을 차지했다. 한국영화가 선댄스영화제 뿐 아니라 브졸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은 '지슬'이 처음이다.

'지슬'은 또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자마자 평론가상, CGV무비꼴라쥬상, 아시아영화진행기구상(네팟당),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 등 4관왕을 차지해 화제를 일으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과 영화배우 안성기, 강수연 씨 등 영화인들이 원정대를 꾸려 지난달 1일 '지슬' 개봉에 맞춰 제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슬'은 지난 1일 제주 2개 상영관에서 미리 개봉해 3주동안 1만5000여 관객을 모았다. 지난달 21일 전국 개봉 후 첫 주만에 1만7000여명을 동원해 3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어 다시 1주일만에 2만, 3일만에 2만 관객을 더해 7만을 넘어선 것이다.

흥행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로 입소문을 내기 시작해 호응이 뜨거워 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관객 10만명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보통 독립영화 관객 1만명은 상업영화 100만에 견줄만 하다. '지슬'이 10만 관객을 넘는 다는 것은 상업영화 1000만 관객을 동원한다는 것에 견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