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민들 "동부그룹이 농업침탈? 불매투쟁 착수"

  • 등록 2013.04.09 15: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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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농약등 제주지역 수십억원대 규모, 보험은 가입 거부운동

 

제주 농민들이 동부팜한농의 농자재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농민들은 농약, 비료 뿐만 아니라 동부그룹의 보험가입 거부운동도 벌일 계획이다.

 

동부팜한농은 동부그룹의 자회사다. 동부그룹은 이 외에도 동부화재, 동부생명, 캐피털, 제철, 건설 등의 자회사를 둔 국내 굴지의 기업가운데 하나다.  

 

제주지역 농민들이 동부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선언한 것은 동부그룹 소속 동부팜 한농이  '화옹단지'에서 대규모 유리온실을 조성해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생산출하, 농민들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농 제주도연맹(의장 박태관), 전여농 제주도연합(회장 김정임)은 이에 따라 9일 오전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부그룹 소속 동부팜한농이 농민들을 속이고 농업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동부팜한농을 예로 들어 농협이 대기업의 농업진출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벌의 농업진출을 막아야 한다고 나선 농협이 2008년 150억을 (주)세실에 투자한 대주주였으며 이를 동부팜한농에 매각함으로써 대기업의 농업 진출 발판을 마련해 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협은 재벌기업의 농업생산 진출과 관련 농민들의 반대여론을 은근슬쩍 물타기 하며 구렁이 담 넘듯하고 있다"며 "동부팜한농 사태는 농업생산 분야에까지 침투해 독점적 이윤을 노리는 재벌과 이로 인해 생존 위기에 직면한 농민들의 양보할 수 없는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카길, 몬산토와 같은 농식품 복합기업을 꿈꾸며 한국농업을 지배하겠다는 동부그룹의 술수를 방치하게 된다면 무차별한 개발농정으로 붕괴된 한국농업은 완전히 초토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강석률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과 만나 농협 제주지역본부의 입장을 요구했다. 하지만 강 본부장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고봉희 전농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강 본부장에게 "농협이 동부팜한농의 농약, 농자재 등을 계통구매 품목으로 선정해 많이 사용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이 농협에 납품하는 농자재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더불어 농협이 나서서 대기업의 농업분야 진출을 견제해 달라. 또 농협이 동부팜한농의 계통구매 품목을 제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강 본부장은 "동부팜한농의 농업분야 진출로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동부의 농업분야 진출은 안될 말이다. 특히 농민들에게 지급돼야 할 정부의 FTA지원 기금이 동부측에 지급된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농민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부경미 전여농 사무처장도 "농민들의 불매운동이 아니라, 농협이 농민들을 위해 먼저 나서 동부그룹 제품 거부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강 본부장은 이에 즉답을 못했다.

 

강 본부장이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자 김성용 서귀포농민회 회장은 "농협측이 동부팜한농측에 공문을 보내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농민들의 심정은 농협과의 모든 거래를 끊고 싶은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임 전여농 제주도연합 회장은 "제주지역 본부가 농민들을 위해 동부팜한농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해 달라"고 강 본부장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강 본부장은 "법적으로 검토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지역 농협을 통해 계통구매 방식으로 유통된 농약은 약 110억원에 달한다. 이중 동부팜한농은 제주지역 농민들에게 지난해 24억원 어치의 농약을 팔았다. 비료를 포함하면 9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알려졌다. 농민들의 동부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농협계통구매란?

 

=전국 1200여개의 지역농협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농자재를 계약해, 농민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농약, 비료 등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제도다. 이에 따라 동부팜한농을 비롯한 각종 농자재 기업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농약, 비료 등 농자재를 농민들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농협을 거쳐야 한다. 농협중앙회는 이 가운데서 농자재 기업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있다.

 

최병근 기자 whiteworld84@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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