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로 피어난 고운 색실 ‘생활수예공예’

  • 등록 2013.06.21 17: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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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9일까지 설문대여성센터서…제주생활수예연구회 수예공예작품 전시

 

그저 소일거리로 손을 놀리는 것일 뿐. 그러나 그 솜씨는 예사롭지 않다.

 

70세를 훌쩍 넘긴 나이. 낮에는 양식장과 과수원에서 일을 한다. 하루 일과를 끝낸 저녁, 가만히 앉아 수를 놓을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김문자(73) 씨.

 

“머릿속에서 상상만 하던 그림이 꽃이 되고, 나비가 되어 천에 내려앉은 것을 보면 뿌듯하다”말하며 함박웃음을 짓는 장광자(68) 씨.

 

그 동안 취미생활로 다져온, 그러나 단순한 취미작품만은 아닌 그들만의 솜씨 보따리를 풀어 놨다.

 

옛것의 소중함을 배우는 제주생활수예연구회(회장 김문자)가 오는 29일까지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기획전시실에서 제3회 제주생활수예전시회 ‘실과 바늘로 그린 야생화 이야기’를 열고 있다.

 

김문자, 좌명월, 장광자, 박영순, 김옥배, 고정숙, 김민애 씨 등 수를 사랑하는 회원 7명이 틈틈이 놓은 생활수예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

 

꽃 한 송이 수놓인 찻잔받침부터 북커버, 가방, 바구니, 쿠션, 이불, 가리개, 병풍까지 한 땀 한 땀 정성이 묻어나는 생활 용품들이 가득하다.

 

 

지난 세월 가정교사로 수예를 학생들에게 가르쳐온 김문자 회장은 “60~70년대 1인1기, 한 사람이 한 가지 기술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 정책에 따라 ‘가정교과’는 주당 5시간이 배정되는 등 중요한 과목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회장은 지난 1962년부터 1989년까지 제주시 구제주에서 ‘미미수예점’을 운영했다. 제주에서 수예점으로는 처음으로 사업자등록한 ‘수예점 1호’였다.

 

김 회장은 “80~90년대가 되면서 산업화, 기계화 되고, 교육도 입시위주로 바뀌면서 수예도 점점 잊혀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퀼트, 십자수, 규방공예도 있지만 제일 쉬운 것이 수예다. 손수건, 쿠션, 이불 등 작은 소품에서부터 큰 병풍까지 모두 만들 수 있다. 어렵지 않다. 잘못 수놓은 건 메우면 된다”면서 “치매예방도 되고, 마음도 진정시킬 수 있다”고 수예 배우는 것을 적극 추천했다.

 

김문자 회장은 지난 2009년 11월 칠순을 기념해 지난 50여년간 간직해 온 수예 작품 150여점을 전시하는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제주생활수예연구회의 총무로 이번 회원전을 준비한 장광자 씨는 “취미생활로 만들어온 작품들을 전시하게 돼 매우 뜻 깊다”면서 “참여 회원 모두가 자신의 작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설명하며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못한다. 최고의 조력자는 가족이다. 작품들을 자녀와 손자들에게 물려주겠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잊혀가는 수예를 다시 살려내고, 전수받을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들에게서 수예는 대대손손 이어질 우리의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다.

 

 

제주생활수예연구회는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공간(굿모닝약국 지하 사무실)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수예를 배우고 싶거나 관심이 있는 경우 이 곳을 방문하면 수예를 배울 수 있다.
 

 

고연정 기자 jjib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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