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테러'에 식수마저 말라…일부지역 '단수' 예정

  • 등록 2013.07.31 1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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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어승생 저수지 감소로 제한급수 결정…중산간 11개 마을 2300세대
5년만에 단수, 기간 '기약 없어'…주민들 “농업용수·식수 부족에 살길 '막막'”

 

유래없는 폭염과 가뭄이 제주를 목마르게 하고 있다. 농작물들에게 줄 물은 이미 조금씩 바닥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부 지역에는 식수마저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 ‘가뭄 테러’가 예고됐다.

 

제주도 수자원본부는 다음 달 6일부터 제주시 동지역과 애월읍, 조천읍, 서귀포시 표선읍 일부 중산간 마을 11개 지역에 대해 제한 급수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곳에 식수를 공급하는 어승생 저수지의 저수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승생 저수지가 보유할 수 있는 양은 총 60만톤. 그러나 이달 내린 비가 극히 적어 현재 10만톤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생활용수로 하루 5000톤이 사용된다. 이론상으로 여과시키며 버리는 물의 양을 포함하면 앞으로 10일 후엔 저수지의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다행히 유입되는 물이 있어 이보다 조금 더 긴 시간 동안 물을 사용할 수 있다.

 

부분 단수 지역은 동쪽으로 제주시 아라동, 월평동, 봉개동, 조천읍 교래리, 서귀포시 표선읍 성읍리 등 5곳과 서쪽으로 제주시 해안동, 한림읍 금악리, 애월읍 상가리, 소길리, 유수암리, 고성리 등 6곳 등 모두 11곳이다. 이 곳에는 2300세대에 주민 8600여명이 살고 있다.

 

단수 방법은 동쪽 지역과 서쪽 지역으로 나눠 격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동쪽 지역에 단수되면 서쪽지역에서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24시간 물을 받을 수 있다.

 

단수 기간은 가뭄이 해갈될 때까지다. 비가 오지 않으면 언제까지 단수가 이뤄질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어승생 저수지 단수는 5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어승생 저수지 부분 단수는 1994년과 1996년, 1997년, 2001년, 2007년 등 모두 5차례 있었다.  단수 기간은 각각 15일, 33일, 21일, 16일, 20일으로 총 110일이나 된다.

 

사실 단수 예방대책은  마련된 상황이었다. 수자원본부는 단수 사례가 여러 차례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2월 50만톤 규모의 어승생 제2저수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제주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아 제2저수지도 바닥을 드러난 상황이다. 결국 물 부족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달 한달 간 내린 비는 고작 6.6~18.8㎜로 지난해의 3.1~9.7% 수준에 그쳤다.

 

어승생 저수지를 관리하는 수자원본부 김형태 주무관은 “오랜 가뭄으로 저수지의 물의 말라 불가피한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의 걱정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환경 여건 자체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활의 불편은 있겠지만 모두 힘을 모아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도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이어 “물을 사용하려면 단수 전날부터 저장용기에 충분히 받아놔야 한다”며 “마을마다 직원들이 방문해 직접 설명하고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미 중산간 마을에 농업용수는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

 

농업용수를 관리하는 제주시청 건설과 관계자는 “비상체제로 근무 중이다. 현재 모든 직원들이 중산간 지역에 나가 피해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중산간 지역의 농업용수의 부족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행정당국은 주민들의 신고를 통해서만 확인을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관수를 통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으나 각 마을마다 물 부족상황을 수치로 알기 힘들다”면서 “물이 맨 처음 고이는 아랫동네 사람들이 물을 퍼다 사용하면 윗동네에서는 쓸 물이 없어진다. 마을 주민들이 서로 의논해 격일로 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수암리 이종환(67) 이장은 “중산간의 모든 생물이 고사 위기다. 농업용수도 모자란데 식수마저 끊기면 어떻게 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모든 농민들이 더위, 가뭄으로 농작물이 자라지 않아 농사를 포기하고 있다. 수확시기가 다가오는 것이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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