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4.3 피해자...조건 없는 화해와 상생"

  • 등록 2013.08.02 11: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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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유족회-재향경우회, 65년만에 화해..."제주도 발전 위해 함께 노력할 것"

 

 

“지난 세월의 갈등을 뒤로하고 조건 없는 화해와 상생으로 제주 발전에 동참할 것을 선언한다.”

 

60여년 서로 갈려 한 서린 삶을 살았던 4.3 유족과 경찰가족이 화해의 길에 들어섰다. 그동안의 적대적 감정과 앙금을 털고 서로 손을 맞잡은 것이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특별자치도재향경우회가 2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화해와 상생을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화해를 선언했다.

 

유족회와 경우회는 “과거 우리 두 단체는 편향된 시각에서 한마디로 서로를 불신하고 냉대하며 오직 자기들의 주장만이 옳다고 등을 돌리고 살아왔다”며 “오늘 두 단체가 과거 자신들의 상처만을 부둥켜 안고 상대방의 주장을 묵살해 왔음을 인식하면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 화해와 상생으로 제주발전에 동참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4.3유족회과 경우회의 역사적 화해는 그 전 단계로 서로에 대한 행사 방문 등 행보가 진행되면서 드라마적 성사가 예고돼 왔다.

 

지난 5월6일 제주4.3희생유족회 서귀포시지부회 창립기념행사에 서귀포재향경우회 임원들이 참석해 화제를 모았고, 또 지난 5월13일은 제주시지부회 창립기념행사에도 제주동부 및 서부재향경우회 임원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 6월6일 제58회 현충일 추념식에 제주4.3희생자 유족들이 처음으로 참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족회과 경우회는 “여러 차례 만남을 가진 결과 우리는 모두가 다 같은 피해자라는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세월의 갈등을 뒤로 하고 우리는 함께 위로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족회과 경우회는 3가지 사안을 결의했다.

 

▶이념적인 생각을 버리고 조건 없는 화해와 상생으로 도민의 화합에 앞장서며 지난 세월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 세월 반목의 역사를 겸허하게 반성하며 희망찬 제주 건설의 역군으로 함께 제주발전에 동참한다.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서로 노력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 위로하는 모습을 도민에게 보여준다는 것 등이다.

 

현창하 경우회 회장은 “언제까지 반목과 대립의 적대감정을 갖고 지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기쁨이 있으면 같이 기쁘고, 아픔이 있으면 같이 아픈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현 유족회 회장은 “유족회 활동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4.3의 아픔은 유족들만이 아닌 도민의 아픔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나쁜 것들을 하루 빨리 치우고 후세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서로 치유하고 이해하고 살아가다 보면 제주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서로의 행사에 적극 동참하며 신뢰를 키워나갈 계획을 밝혔다.

 

현 회장은 "신뢰를 키워나가는 일이 우선인 것 같다"며 "당분간 큰 일정은 없지만 서로 단체의 행사에 참여하며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회와 경우회의 화해를 반대하는 잡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의견을 달리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4.3유족회와 경우회가 먼저 화해의 길로 나가려 한다”며 “일단 우리 두 단체가 본보기가 되면 다른 단체들의 화해도 쉽지 않겠나. 우리 단체를 언제든 문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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