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제주 최초로 문을 열었던 골프장 ‘제주컨트리클럽’이 최종 부도처리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지역 골프업계의 위기의 신호탄이 될까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3일 골프장 업계에 따르면 제주CC가 지난 1일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에 돌아온 약 7억여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4년여간 공사 끝에 1966년 ‘아라CC’란 이름으로 연회원제 골프장으로 준공됐다. 제주CC가 문을 열 당시 골프장 건설이 많아지며 골프 스포츠의 꽃이 피기 시작한 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제주CC는 1984년 회원제 18홀로 바꾸고 1996년 클럽하우스를 증축, 2003년 퍼블릭코스 9홀을 오픈하는 등 규모를 키우며 명실상부한 제주 대표 골프장으로 성장해 갔다.
그러나 오픈 48년만에 최종 부도 처리되며 큰 위기를 맞이했다.
특히 제주CC는 제주에서 재일교포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골프장이자 마지막 남은 골프장이었다. 이번 부도 처리로 인해 재일교포의 자본으로 지어진 골프장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부도가 도미노처럼 다른 골프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제주 도내 골프장은 5~6년 전부터 공급과잉에 경기까지 나빠지면서 경영사정이 악화되고 있었다.
10년 전 10개 미만이었던 골프장은 29개까지 늘었다. 제주도가 국제 관광지로 부상하리란 기대에 회원권을 팔아 골프장을 짓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등 경기가 나빠지면서 관광객이 줄어들며 경영난은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골프 관광객은 179만5360명으로 2011년(181만8264명)과 비교해 약 3% 감소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봉개동 R리조트는 입회보증금 7억여원을 납부 못해 경매 매물로 나왔다.
또 7개 골프장은 경영악화 등으로 재산세를 비롯한 지방세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골프장과 T골프장 등은 지방세 체납액이 20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 골프업계에 역사적인 곳이 부도처리 됐다니 안타깝다”며 “골프 사업은 이제 사양산업이 되고 있는 모습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