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강정, 세계가 주목 ··· 생명평화의 땅 돼야"

  • 등록 2013.08.04 15: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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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강정 생명평화대행진 대장정 끝나...수천명 참가 290km 행진
1000명 인간띠 잇기 장관...올리버 스톤 감독 등 참가, 글로벌 이슈로 등장

 

 

6박7일간의 대장정이었다. 올해로 두번째다. 한 여름 무더위를 달구는 강정 해군기지 반대의 행진열기는 뜨거웠다.

 

해군기지가 건설중인 서귀포 강정마을의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2013 강정 생명평화대행진’이 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4일 열린 '인간 띠 잇기' 행사가 행진의 대미(大尾)였다.

 

‘함께 모이자! 함께 걷자! 함께 외치자! 강정에 평화!’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대행진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외치고 세계인들에게 그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지난달 29일 강정마을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지난 3일까지 290km를 걸었다. 하루 9시간씩 20km를걷는 강행군에도 수천 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대성황을 이뤘다.

 

미디어의 관심도 뜨거웠다. 제주 지역매체는 물론 전국 언론매체의 관심을 받으며 수 많은 기사들을 쏟아냈다. 더구나 일본 국영방송 NHK도 내한, 평화대행진을 취재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거장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을 비롯해 강우일 주교, 문정현.문규현 신부 등 각계각층의 참여가 이어지며 국내외의 큰 관심을 얻었다.

 

 

 

축제를 치르듯 뜨거웠던 행진열기

 

이번 대행진은 축제에서 시작해 축제로 마무리 됐다. ‘해군기지 건설 반대’라는 무거운 주제에도 대행진이 즐거워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축제’ 덕분 이었다.

 

행진을 시작하기 전에는 전야제가 열렸다. 28일 강정마을의례회관에서 전야제를 열고 대행진에 참가하는 팀들과 함께 대중문화공연을 즐겼다.

 

또 행진 도중에도 고된 일정으로 지친 참가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중간문화제(평화가 빛나는 여름밤의 문화제)’가 마련됐다.

 

행진의 마지막날인 3일 오후에도 평화콘서트 ‘강정, 생명평화를 노래하라’를 열었다. 전 도민이 즐길 수 있도록 탑동 광장에 무대를 마련해 늦은 밤까지 축제를 이어갔다.

 

행사의 대미는 ‘인간 띠 잇기’였다. 4일 낮 1000여명의 참가자들이 손에 손 잡고 강정마을을 둘러싼 해군기지 공사장의 펜스를 둘러쌌다.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중덕삼거리를 지나 강정포구로 이어지는 해군기지 펜스와 철조망을 감싸 안은 듯한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지난 6일간의 행진은 그 자체로 감동”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해군이 해군기지를 불법과 편법으로 밀어붙이고 공사가 진척되면서 일각에서는 해군기지 싸움은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강정평화대행진을 준비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틀째부터 참가자들이 2배 이상 늘어나 희망을 보았다”고 전했다.

 

 

 

"강정은 이제 한국만이 아닌 글로벌 이슈"

 

행사 주최측은 제주 해군기지의 건설을 반대함과 동시에 전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고자 행사를 준비했다.

 

강 회장은 “우리는 걸으며 시민들에게 강정의 아픔을 알리고 또 걸었다”며 “결국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물론 도내외 관심도 컸다. 도민, 육지부 참가자 등 남녀노소 다양한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강정마을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증거다.

 

특히  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도 일주일 내내 행진 대열에 합류했다.

 

또 강우일 주교와 문정현 신부, 문규현 신부, 영화 ‘플래툰’과 ‘7월4일생’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2차례나 수상한 세계적인 영화감독 올리버 스톤 감독이 대행진에 동행해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스톤 감독의 경우 지난 3일 오전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인근에서 ‘평화 100배’에 참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스톤 감독은 “강정은 이미 한국을 넘어선 글로벌 이슈가 됐다”며 “이 문제를 더욱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가 무력충돌의 최전선이 돼선 안돼"

 

이번 대행진이 강조한 것은 ‘평화수호’다. 대행진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이 때문. 환경을 파괴하고 전쟁을 야기하는 해군기지는 건설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스톤 감독은 "해군기지 건설로 환경을 파괴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인간의 과오"라고 지적했다.

 

스톤 감독은 해군기지가 미군기지로 이용되고 중국 봉쇄기지로 사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로 외교안보 정책을 전환했는데 바로 중국을 봉쇄하기 위함”이라며 “현재 제주해군기지는 중국 상하이에서 500km 거리로 가장 가까운 해군기지다. 또 미국 입장에서 오키나와 보다 더욱 세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지스함, 미사일, 무인폭격기 등이 마구 사용되고 말 것이다. 무력 충돌 시 최전선이 될 수 밖에 없는 강정 해군기지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정현 신부는 해군기지를 밀어부치는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 재임시절인 1974년부터 길바닥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40년이 지난 지금 박 대통령 딸이 하는 짓이 딱 자기 아버지를 닮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도 미사를 방해하고 활동가와 주민을 연행하지만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마음을 빼앗아 가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대행진에 참여해 준 여러분들로 인해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이 살아났고 해군기지를 백지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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