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 북적이는 피서지마다 좀도둑도 극성(?)

  • 등록 2013.08.08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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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개인이 챙겨야"…피서객 "기본시설 마련 필수"

 

 

#1. 자녀들과 함께 동네 물놀이 장을 찾은 A씨(38). 30여명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땡볕에서 1시간 가까이 기다리다가 겨우 입장했다. 수영복을 갈아입으려 탈의실로 들어갔다. 옷을 갈아입는 도중 의자에 놓아두었던 가방이 사라졌다. 분실물 바구니에도 없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분실물이 엄청나게 많다. 찾을 방법이 없다”는 말에 분통이 터졌다.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물놀이 장에 CCTV 하나가 없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2. 휴가를 맞아 친구들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은 B씨(31). 맑은 바닷물에 매료돼 가방을 바닷가 근처에 집어 던지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친구들과 물장난을 하다 보니 시간이 1시간여 흘렀다. 다시 그 자리로 갔지만 가방은 온데간데 없었다. 분실물을 보관한다는 치안센터를 찾았다. 역시 가방은 없었다. 영영 못 찾을 것 같아 경찰 신고를 포기했다. 큰 맘 먹고 찾은 제주 관광이었는데 큰 실망감을 안고 돌아갔다.

 

피서철은 맞아 제주 해변을 찾는 이를 노린 좀도둑들이 기지개를 켰다. 개인물품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관광객들의 물건을 훔치고 있는 것.

 

문제는 개인의 부주의로 인한 분실 사례가 많아 잃어버린 건지 도난인지 모르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범인을 찾을 길이 깜깜하다.

 

한 파출소 관계자는 “해수욕장 개장 후 분실.도난 신고가 늘어났다. 그러나 분실 신고 보다는 습득 신고가 더 많은 편”이라며 “본인의 부주의가 크다. 분실인지 도난인지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분실물 보관할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 개인 물품은 개인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번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찾는 일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치안센터 관계자는 “분실.습득 신고가 이틀에 1~2건 있다”며 “대부분 안경, 선글라스 등의 액세서리다. 지갑, 핸드폰 등 중요 소지품도 들어온다”고 전했다.

 

 

 

제주지방해경청에 따르면 협재, 함덕, 금능, 곽지, 삼양, 김녕 등 관내 7개 해변에서 지난 6월 중순부터 지난 6일까지 해변에서 발견된 분실물은 총 322개다.

 

분실물의 종류는 휴대전화, 지갑, 자동차 열쇠, 카드, 안경, 수경 등 다양하다. 이중 124개는 주인을 찾아갔으나 절반 이상은 여전히 센터에 보관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피서객들 스스로 해변에서 물건을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습득한 물건은 122안전센터에 신고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분실물을 찾지 않을 경우 유실물 관리법에 따라 가까운 파출소로 인계된다. 인계된 후에도 찾지 않거나 주인의 신원을 알 수 없는 경우 복지 단체 등에 기부된다”고 덧붙였다.

 

애월읍의 한 해변을 찾은 피서객 고씨(34)는 “개인물품 보관함 등의 기본시설을 마련하지도 않고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잘못”이라며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거나 치안 강화에 더 힘써주길 바란다”고 항의했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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