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염에 개학?…교육청 권고 아랑곳 없는 학교

  • 등록 2013.08.14 14: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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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개학 미룬 학교는 2곳뿐, 전력난도 우려…학부모 "등교하는 애들 안타까워"
교육청 "학교장 재량 강제할 수 없어"…교총 "더위에 정상 수업 가능하겠나?"

 

 

가마솥 더위에 학교 개학시기도 미뤄지고 있다. 전국적 현상이다. 각 시·도 교육청이 폭염으로 인한 학생들의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각 학교마다 휴업·단축수업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상황이 다르다. 제주도의 초·중·고교는 이를 무시하고 단 2곳만 개학기간을 미뤄 학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을 듣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12일 도내 초·중·고등학교장 앞으로 ‘2013 폭염 피해방지 및 예방관리 철저’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은 “계속되는 무더위로 일부 타 시·도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상청 관측에 의하면 폭염이 당분간 지속된다고 한다”며 “일부 학교가 이번 주를 시작으로 개학을 하고 있는 바, 폭염으로 인한 학생들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밝혔다.

 

특히 “학교장은 ‘2013년 폭염대응 종합대책’을 참고해 학교폭염비상대책반 또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의견을 들어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업·단축수업을 실시하는 등 자체 실정에 맞는 계획을 수립·추진해 학생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학부모에게 안내 및 홍보를 통해 폭염으로 인한 학사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조치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즉 학생들에게 폭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2학기 개학일은 학교장이 연기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 권고를 받아들인 학교는 제주고와 함덕고 2개 학교 뿐이다. 함덕고는 16일, 제주고는 19일 개학 예정이었지만 각각 19일과 22일로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제주고는 13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9일 예정이던 개학일을 22일로 3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고 정부의 에너지 절약 사책에 동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폭염으로 개학을 미룬 전국의 학교 수와 비교하면 제주도가 가장 낮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13일 조사 결과 대구지역이 145개교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경북 12개교, 강원 11개교, 경기 11개교, 서울 6개교, 대전 4개교, 충북 4개교, 전북 1개교였다.

 

제주고, 함덕고를 제외한 도내 학교는 학사일정에 예고된 날짜대로 개학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중앙중 등이 개학했으며 월요일인 19일쯤 중·고등학교가 일제히 개학한다. 초등학교는 25일쯤 대부분의 학교가 개학할 것으로 예고됐다.

 

반면 개학 후 단축수업 등 긴급조치에 나서는 학교가 늘고 있다. 14일 현재 도교육청에 보고된 단축수업 실시 학교는 중앙중, 한라중, 노형중, 제주중, 신성여중, 사대부중, 애월고, 표선고 등이다.

 

그러나 단축수업을 하더라도 하교시간이 30분 정도 줄어들 뿐이다. 단축수업은 45분 수업에 5분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하루 6교시를 한다면 오후 3시에 수업이 끝날 것을 2시30분로 30분 앞당겨지는 것에 불과하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대낮에 하교를 해야 하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제주시 일도2동에 사는 한 학부모는 “더위 속에 방치된 아이들이 안타깝다”면서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부모는 편하지만 요즘처럼 더운 날 학교로 등교하는 아이를 보면 건강이 염려된다. 몇 일만 미뤄서 9월부터 개학해도 될 것 같은 데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른 개학으로 전력난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 방학기간 중에는 에어컨이 꺼져 있다. 그러나 도내 학교가 일제히 개학, 에어컨이 가동되면서 전력사용이 그만큼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전력거래소 제주지사는 “30℃ 이상의 더위가 지속될 경우 전력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30℃ 수준일 경우 68만㎾ 정도, 33℃ 이상일 경우 71만㎾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최고기온은 33℃이다. 16일부터 최고기온은 30~32℃로 무더운 날씨가 지속될 전망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개학날짜 조정은 각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며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권고사항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강압적으로 지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은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폭염으로 정상수업이 힘들고 학생들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면서 “전국 학교는 1주일 정도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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