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고뭉치...'사고'(?)치는 이들과 뭉친다!!"

  • 등록 2013.08.19 10: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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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제주] '우수여행상품' 가장 많은 여행회사 '뭉치마이스' 김영훈 대표
"관광은 '삶의 질'을 되찾는 것…여행객을 주저앉히는 여행상품 만들어야"

 

 

동고랑과 고치허는 우영투어, 거문오름에서 보물찾기, 걸멍·보멍·타멍, 혼질투어, 추억의 로드미션, 스토리텔링 투어, 다크투어, 육해공 체험 레포츠 투어, 생태휴투어, 추억의 로드미션, 제주용용용투어, 멘토고리투어, 저탄소 로하스 투어, 추사와 함께하는 제주 트레킹 투어. .....

 

하나 갖기도 어려운 ‘최초의 관광상품’을 수십여 개 보유한 여행사가  있다.

 

‘우수여행상품’이 국내에서 가장 많으면서 8년 연속 인증을 받은 관광회사가 있다.

 

‘제주 김선달’로 불리는 ㈜뭉치마이스의 김영훈 대표이사(54)가 운영하는 회사 이야기다.

 

# "내 나이 서른에 맨몸으로 여행업계 뛰어들어"

 

서울에서 대기업 샐러리맨으로 지내던 그가 불현듯 고향 제주가 그리워 모든 것을 다 접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건 1988년. 그의 나이 서른일 때다.

 

배낭 하나 짊어지고 6개월간 제주도 여행을 시작했다. 제주의 자연이 그 어느 나라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여행을 그만 두고 관광사업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 관심도 없던 분야였지만 왠지 자신이 있었다.

 

‘제주에 대한 사랑’과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사업자본으로 삼아 1990년 '뭉치마이스'의 전신 ‘뭉치이벤트투어’를 설립했다. 관광업계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첫번째 도전은 ‘제주 생태체험 상품’이었다. 제주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친자연적인 관광상품’이었다. 관광하면 건설로 통하던 당시 업계에는 ‘파격’ 그 자체였다.

 

“흔해 빠진 것을 누가 보러 오겠냐”란 비웃음도 들었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후 ‘서바이벌 게임’과 ‘절벽 탐사’, ‘래프팅’, ‘윈드서핑’, ‘글라이더’, ‘오름 트래킹’ 등 제주의 자연을 활용한 상품을 줄이어 개발했다. 대부분 동력이 필요 없으면서 탄소배출이 적은 관광상품이었다.

 

지금은 흔한 상품일지 몰라도 20여년 전엔 모든 것이 ‘국내 최초’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국내는 물론 외신들의 관심을 얻으면서 외국 관광객들이 제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 "제주 자연을 활용한 '눈꽃축제' 초대박"

 

지금의 김영훈 대표를 있게 한 ‘한라산 눈꽃축제’만 해도 그렇다.

 

1997년 당시 제주도의 겨울은 ‘비수기’였다. 여름에만 반짝 특수를 누리고 겨울쯤 되면 모든 관광업계가 배를 곯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호텔 관계자가  '살려 달라'며 김 대표를 찾아왔다. 김대표는 자리에서 바로 겨울축제를 제안했다. 물론 건설사업 위주의 개발과는 전혀 무관한 것. 그의 소신이다.

 

단지 한라산에 쌓이는 눈을 그대로 활용했다. 스키, 눈썰매, 트레킹 등 순수하게 자연을 활용하는 관광 프로그램을 짰다.

 

스키장이 없는 제주에선 리프트로 산 정상부를 향할 수도 없었다. 번갯불에 콩 볶듯 지프차에 줄을 매달고 스키어와 스키장비를 실어 날랐다.  고정된 아무런 시설물이 없던 친자연적인 축제인 '눈꽃축제'는 그야말로 '초대박'을 쳤다.

 

500명만 참가해도 성공이라고 평가됐던 축제엔 1만여명에 가까운 인파가 모였다. 축제를 전 후로 비수기였던 한 겨울 1월 한달간 관광객은 30만명이나 됐다.

 

그 시절 신기록도 세웠다.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등에서 최초로 제주행 직항 비행기가 떴다.

 

같은 시기 열렸던 전북 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에 4개국 주한 각국 대사가 찾은 반면 제주도에는 18개국 대사가 방문했다. 교통대란은 물론 호텔에 방이 없을 정도로 숙박대란이 일었다.

 

당시 제주도와 관계된 모든 관광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승승장구 하던 그에게 좌절이 찾아왔다.

 

남과 다른 ‘별난’ 길로 가다 보니 세간의 평가가 양극으로 갈렸다. ‘제주 관광업계의 한 획을 그은 인물’ 등이란 평가의 뒤에선  ‘괴짜’ '엉터리'라는 비아냥도 들어야 했다. 결국 사업재산이 뭉개지고 부도에 몰리더니 '야반도주'하듯 고향 제주를 등져야 할 때도 있었다. 눈물을 삼키며 재기를 다짐하고 일본으로 넘어가 권토중래의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보란 듯이 다시 제주에서 재기했다. 수년 전의 일이다.

 

# "스치는 관광 아닌 머물 수 있는 관광 만들어야"

 

그랬다고 '새바람'과 '괴짜' 철학을 버린 건 아니다. 남들은 그렇게 부를지 몰라도 그에겐 '원칙'이다.

 

그가 내세우는 지금의 원칙 역시 '자연과 하나가 되지 않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문화가 접목되지 않은' 여행과 관광이란 허상이란 것. 그 신념을 지키는 일이라면 주위의 시선은 지금도 여전히 아랑곳 없다.

 

세계적 건축가 리고레타의 유작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철거 반대부터  과거 한라산 정상복원 사업의 명목으로 펼쳐진 ‘한라산 흙 나르기 운동’ 반대 등 도의 행정과 반대되는 행보를 자주 걸었다. “사업가가 사업이나 하지”라는 말도 듣곤 했다.

 

제주축제육성위원회 등의 위원으로 위촉됐다가도 통보도 없이 퇴출되는 수모도 겪었다. 도 공무원들이나 교수 등과도 수없이 싸웠다. 미운 털이 박힌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제주도 관광은 곧 환경이 보전이 될 때 이뤄진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 대표의 관광상품이 ‘최초’란 수식어를 갖게 된 이유도 여기 있다. ‘스치는 관광’이 아닌 ‘머물 수 있는 관광’을 지향한 덕분.

 

제주가 세계 유명 관광지를 모방할 때 그는 ‘가장 제주다운 모습’을 가리켰다. 그래야 세계인의 감동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다. ‘역발상’과 ‘고집과 소신’, ‘제주에 대한 사랑과 믿음’ 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달 1일 한국민운동본부와 자랑스런 대한국민 대상위원회가 주최하고 대한국민운동본부, 세계평화사랑연맹이 주관하는 ‘자랑스러운 대한국민 대상’의 관광진흥 부분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세워 위상과 국격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 인물들에게 주는 것이다.

 

수상자 중 여행사 대표로선  ‘최초’이며 제주도에서 개인이 수상하는 것도 처음이다.

 

그의 ‘제주도 사랑’과 ‘최초의 관광상품 개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김 대표는 2008년부터 ‘다크투어(Dark Tourism)’를 진행하고 있다. 4·3유적지를 지역별로 나눠 2박3일 일정으로 둘러보는 상품이다. 제주 4·3을 관광상품으로 이용한 것 역시 ‘최초’다. 이 상품은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여행상품’으로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뭉치마이스의 ‘뭉치’는 ‘사고뭉치’의 ‘뭉치’가 아니다. ‘뭉치다’의 ‘뭉치’다”라며 “제주 관광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에서 나오는 교만 때문이다. ‘뭉치’의 뜻처럼 ‘우리’라는 생각으로 바꾸고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관광으로 개발된다면 보다 발전적인 모습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제주도민을 위한 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관광정책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200만불 관광 시대에 3천불 관광정책을 하고 있다. 실례로 제주도 관광은 도민이 아닌 면세점을 배 불리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아와서 돈 쓰는 곳은 면세점 뿐이다. 면세점은 주차난을 야기하며 주변 상인들의 영업에 불편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 도청은 이들은 단속하지 않고 교통정리를 해주고 있다. 면세점은 수 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세금은 단 1억5000여만원을 낼 뿐이다. 면세점 아니더라도 관광객들은 숙박, 카지노 외에 돈을 쓰지 않는다. 관광은 그게 아니다. 지역주민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이 관광의 목적이 되야 한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지 않는 관광은 모두 죽는다. 도는 일부 대기업들을 배 불리는 정책을 그만두고 관광객들을 감동시키면서 지역주민의 소득을 증대할 수 있는 방안을 구해야 한다. 그게 관광산업을 일으키는 방법이다.”

 

▶제주 환경과 문화를 보전하기 위한 일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광회사 대표라는 직함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제주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제주관광을 살리는 길이다. 관광객은 ‘삶의 질’을 찾기 위해 여행을 한다. 그런데 제주도는 되려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관광정책을 펼치고 있다. 제주도 모든 관광지에 아스팔트가 깔려 있고 데크(나무계단) 등을 깔아놨다. 그 밑에 땅은 복구가 안될 만큼 훼손되고 있다. 환경과 직결되지 않는 관광은 없다. 관광산업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제주도의 환경도 깨끗한 채로 지속 되야 한다. 우리의 임무는 후손들에게 제주의 자연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다. 투자유지나 난개발을 막지 않으면 제주는 죽음 뿐이다.”

 

▶차별화된 관광상품이 많다. 비결이 있는가.

 

“역발상으로 생각하고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즉 모든 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쉽다. ‘고객을 주저 앉히는 관광마케팅’을 추구한다. ‘다크투어’, ‘스토리텔링 투어’, ‘탄소배출 투어’ 등이 그 것이다. 고객에게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또 상품개발에 투자를 많이 한다. 보통 하나의 상품을 내놓기까지 1~2년이 걸린다. 또 투자금액도 5000만원 이상이 투자된다. 지속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다. 요가여행 상품을 만들 땐 요가를 배웠다. 웃음치료 관광상품을 만들 때도 웃음치료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제주도도 즉흥적으로 관광 정책을 만들지 말고 제주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준다면 실패는 없을 것이다.”

 

▶꿈은 무엇인가.

 

“관광아카데미를 만들어서 후학들을 양성하고 싶다. 20여년간 현장을 뛰며 얻은 관광에 대한 모든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이 내 꿈이다. 또 ‘뭉치마이스’를 공기업으로 만들고 주식을 회사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목표다. 지금도 뭉치마이스는 직원들이 주주인 시스템이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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