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뭄-폭염에 태풍까지 안오는 이유는?

  • 등록 2013.08.23 11: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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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7월부터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확장돼 제주 지방에 영향"
저기압-태풍 접근 못하는 요인…"9월까지 영향권, 무더위 지속될 듯"

 

 

제주도 지방에 최악의 가뭄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태풍이라도 와서 비를 뿌려주길 바라지만 태풍도 비껴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제주지방기상청 기후과 서동일 기상연구관은 “7월부터 세력이 확장된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은 북태평양 세력이 확장되면서 무더운 날씨를 보인다. 그런데 올해는 그 북태평양 세력이 평년보다 더 북쪽으로 확장됐다.

 

서 연구관은 “7월 상순부터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에서 평년보다 북쪽으로 발달해 남부지방까지 확장했다”며 “특히 제주도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아 폭염 날씨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더운 공기를 가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주도에 오래 머물면서 폭염이 발생한 것.

 

올해 제주도의 ‘폭염’ 날씨는 종전 기록 대부분을 갈아치울 정도로 유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평균 기온은 22.0℃, 7월 28.0℃, 8월 29.6℃로 3개월치 평년 평균기온은 과거 평년 평균기온(24.6℃)보다 1.6℃ 높았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채로 이틀 이상 유지될 때 발효되는 ‘열대야’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오전 제주시 최저기온은 27.2℃, 서귀포시는 27.5℃를 기록해 열대야 최다 발생일수가 각각 48일, 49일째를 기록했다. 제주시는 1994년 기록(46일)을 넘어섰으며 서귀포시는 역대 최대기록(54일) 경신을 앞두고 있다.

 

열대야 연속일수도 제주시가 42일, 서귀포가 47일로 종전 기록 33일과 30일을 넘긴지 오래다.

 

폭염특보도 18일째 유지되고 있으며 제주 산간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동시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것은 관측 이래 최초다.

 

 

 

또 비가 안온 것도 이 때문이다. 비를 뿌리는 저기압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인다. 그런데 제주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안에 포함돼 비 구름이 접근을 못하고 있다.

 

중부지방에 유래 없는 폭우가 쏟아지는데 제주도에 가뭄이 오는 등의 ‘극과 극 날씨’도 이 때문이다. 중부지방에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가 머물고 있었던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지역은 지난 7월부터 가뭄이 지속돼 7월 평균 강수량이 16.8㎜, 8월 강수량이 16.9㎜를 기록해 1923년 이래 90년만에 최저 강수량을 기록하고 있다.

 

태풍도 마찬가지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때문에 한반도 쪽으로 접근을 못하고 있다.

 

태풍은 보통 태평양 부근에서 형성돼 한반도가 있는 북서방향으로 이동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한반도와 일본 남부, 중국 해역까지 확장돼 있어 태풍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었다.

 

서 연구관은 “태풍이 북서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에 의해 진로를 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향하다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 방향으로 진로를 튼 것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형성된 제12호 태풍 ‘짜미’가 한반도 쪽으로 이동하다가 한반도 부근을 에워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에 가로막혀 중국 푸저우 지방으로 진로가 바뀌었다.

 

결국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물러나야 가뭄, 폭염 날씨가 해소된다. 그러나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9월까지 유지되다가 10월이 돼야 남쪽으로 물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연구관은 “9월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주지방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덥고 비가 적은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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