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교과서 집필자 "4.3은 무장폭동" 발언 논란

  • 등록 2013.09.06 11:15:47
크게보기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남로당 무장봉기…이석기 사태 연관" 주장
특별법 '양민희생 사건' 규정과 달라 논란…4.3유족회 "사람으로 할 소리냐"

국가추념일 지정을 앞둔 제주4.3의 왜곡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60여년을 넘긴 갈등이 화해무드로 돌입한 가운데 끼얹은 찬물인 셈이다.

 

최근 검정을 통과한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제주4.3을 왜곡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문제의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교수가 공개 석상에서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반도 통일을 위한 역사교육의 모색’ 심포지엄에 참여해 제주 4·3을 두고 ‘폭동’이라고 표현했다.

 

권 교수는 이날 "기존 교과서가 좌편향 됐다"며 제주 4·3을 들어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남로당이 벌인 폭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4·3 진상보고서에도 단독정부 수립을 방해하기 위해 남로당이 일으킨 무장봉기로 기록돼 있다”며 “그런데도 기존 교과서는 무장봉기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양민학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내용이 담긴 좌편향 교과서들이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석기 의원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권 교수의 주장은 정부가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위원회를 구성, 지난 2000년 말 확정한 진장조사보고서는 물론 특별법의 공식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정부 입법으로 2001년 초 국회가 공포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3에 대해 ‘1947년 3월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군.경 토벌대와 입산 게릴라인 '무장대'와 교전과정에서 "무고한 양민들이 학살된 사건’으로 공식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권 교수가 집필에 참여한 교학사 교과서는 4·3에 대해 ‘4월3일 남로당 주도로 총선거에 반대하는 봉기를 일으켜 경찰서와 공공기관을 습격했다. 이때 많은 경찰들과 우익인사들이 살해당했다.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는 무고한 양민의 희생도 초래됐다’고 서술돼 있다. 사건의 초점이 경찰과 우익인사들의 피해에 맞춰진 것이다. 또 제주 양민들의 희생을 축소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 교과서의 검정이 통과되자 민주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며 합격본 취소 운동을 선언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5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비공개 고위정책회의에서 대책기구 구성을 결정한 사실을 알리면서 적극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정문현 회장은 권 교수의 발언에 대해 “인간으로 이런 말을 해서 되겠냐”며 분개했다.

 

그는 이어 “옳은 것 그른 것 따지는 것은 좋다. 하지만 왜곡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유족들은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 괴롭혀서 좋은게 무어냐. 분하고 원통해서 눈물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흐느꼈다.

 

권희영 교수는 서울대 역사학과를 나와 프랑스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 초대 회장을 지냈으며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표집필자로 참여했다. [제이누리=이소진 기자]
 

 

이소진 기자 sj@jnuri.net
< 저작권자 © 제이누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추천 반대
추천
0명
0%
반대
0명
0%

총 0명 참여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원노형5길 28(엘리시아아파트 상가빌딩 6층) | 전화 : 064)748-3883 | 팩스 : 064)748-3882 사업자등록번호 : 616-81-88659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제주 아-01032 | 등록년월일 : 2011.9.16 | ISSN : 2636-0071 제호 : 제이누리 2011년 11월2일 창간 | 발행/편집인 : 양성철 | 청소년보호책임자 : 양성철 본지는 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Copyright ⓒ 2011 제이앤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nuri@j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