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을 평화로운 책마을로 꾸미기 위해 3만권의 책과 이동식 도서관을 기증하는 행사인 ‘강정, 평화 상륙작전’이 17일 ‘크루즈 선상 축제’와 함께 시작된다.

‘강정, 평화 상륙작전’을 위해 마련된 전세 크루즈선에서는 갑판 콘서트와 명사 특강, 작가와의 대화, 다큐 체험, 그리고 새벽맞이 선상 미사 등으로 구성되는 ‘크루즈 선상 축제’가 인천항 출항에서 제주항 도착까지 13시간 동안 펼쳐진다.

‘크루즈 선상 축제’에는 맨발의 디바 이은미를 비롯해 김재희, 강허달림, 손병휘, 악퉁, 김대중, 태희언 등 가수들 선상공연이 방송인 최광기의 사회로 진행된다.

더불어 노종면의 미디어 특강, 손문상, 이해성, 김성희 화백, 영화감독 허철, 경북대 김두식 교수, 이병률 시인 등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한다. 또 참여자를 위한 캐리커쳐 그려주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이튿날인 18일 책이 제주 강정마을에 도착하면 지난 6월부터 시민 5천여 명으로부터 기증받아 크루즈선에 함께 싣고 가는 3만권의 책을 전달하는 기증식이 열린다.

더불어 민음사와 비룡소, 창작과 비평사 그리고 한글도서관 측의 기부로 제작되는 이동식 도서관의 개장식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우선 낮 12시에 십만대권 책맞이 행사를 열어 잔치의 시작을 알린다. 사람들이 거리 서가에 책을 꽂아 넣으면서 책마을 만들기에 직접 동참하게 할 계획이다.

책맞이 행사가 끝나면 ‘쉐프 인 강정’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강정마을을 사랑하는 쉐프들이 주가 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쉐프들이 마을 주민들의 부엌으로 찾아가 요리법을 전수하고 함께 만든 요리를 방문객들에게 제공한다. 제주의 쉐프들이 준비한 요리를 재료비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이날 오후에는 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이병률 시인, 김선우 시인과 함께 하는 북 토크 콘서트를 비록해 가을에 어울리는 공연이 펼쳐진다. 마을 곳곳에서 퀴즈 프로그램 등 책과 관련한 이벤트들도 접할 수 있다.

18일과 19일 양일간 강정마을에서는 헌책 벼룩시장이 열린다.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책을 사고팔거나 교환할 수도 있다.

19일에는 강정마을 체육대회 등 제주 작가들과 함께하는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총괄해 온 사진작가 김형욱 씨는 “해군기지 문제로 상처 입은 강정마을과 책을 매개로 평화의 에너지를 나누고 싶었다”며 “이번 행사가 참가자들에게 축제와 함께 평화를 체험하는 여행이, 특히 젊은이들에겐 최고의 멘토링 여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강정평화책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김선우 시인은 “맛 지도를 들고 아름다운 마을 곳곳을 산책하며 음식도 맛보고, 평화책방도 방문해보라”고 권했다.

‘강정, 평화 상륙작전’ 참가비는 식사와 제주 전세버스 제공을 포함해 편도 10만원, 왕복 13만원이다. 청소년은 반값, 미취학 아동은 무료다.

전세 크루즈선은 17일 저녁 6시 30분 인천에서 출발해 다음날인 18일 금요일 아침 제주에 도착할 예정이다.[제이누리=고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