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와 제주사람, 제주문화의 정수를 깊이 느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강영봉 전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지난달 말 정년퇴임을 맞아 출간한 '제주어, 제주사람, 제주문화 이야기'
이 책은 국어학자로 평생을 제주어 연구에 힘써온 강영봉 교수가 그동안 써놓은 글과 강의 자료, 그리고 새로 써 놓은 몇 꼭지의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누구나 쉽게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접근할 수 있는 인문학적 교양서다. 제주의 언어와 문화, 제주 사람들을 바라보는 생각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제주어와 제주문화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딱딱한 글이 아니라 국어학자가 어학적인 관점에서 제주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녹아 있는 제주어와 제주문화, 제주의 놀이 등에 대해 쉽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제1장 ‘제주어’, 제2장 ‘제주어 산책’, 제3장 ‘놀이와 제주어’, 제4장 ‘제주문화 이야기’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 ‘제주어’에는 제주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글들이 실려 있다. 「제주어를 위한 변론」, 「제주어와 유네스코」, 「친족 명칭에 대하여」, 「제주어, 제주문화의 정수」, 「곶자왈에 대한 어학적 관견」, 「바람과 물살이 가는 언어」 등 7편의 글에서는 제주어를 바라보는 저자의 소회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제2장 ‘제주어 산책’은 저자가 장의 제목과 같은 이름으로 '교육제주'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으로 독특한 제주어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고넹이와 식」, 「감저와 지실」, 「줏다와 봉그다」, 「듣다[聽]와 듣다[問]」, 「말다[勿]와 말다[厭]」 등 형태는 같거나 비슷하지만 그 내용이 다른 어휘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제3장 ‘놀이와 제주어’는 제주문화예술재단 기관지 '삶과 문화'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윷놀이, 연날리기, 말놀이, 제기차기, 자치기, 공기 등 진한 향수와 추억이 묻어있는 제주의 놀이를 어학적인 관점에서 풀어쓴 글들이다.
제4장 ‘제주문화 이야기’는 사진작가 서재철의 사진집에 고명으로 썼던 글이다. 노루, 오름, 버섯, 말, 성산, 포구 등 제주의 자연 환경과 인문환경 등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도 느낄 수 있다.
강 교수는 그동안 '제주도방언의 동물 이름 연구', '제주의 언어 1ㆍ2', '제주어사전', '몽골ㆍ몽골사람', '제주어', '제주 한경 지역의 언어와 생활', 등 십수 권의 저서를 펴냈다.
재직 기간에 제주대 국어문화원장으로 제주어와 국어 문화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의 학문적 성과와 업적을 평가받아 제주도 문화상 학술부문을 수상했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
도서출판 각, 값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