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 중 전복, 한달 넘게 표류를 거듭하던 홍콩 선적 화물선 E호(4400t)가 제주부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14일 서귀포해경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6시 20분께 서귀포 남동쪽 89㎞ 해상에서 일본 모 구난업체 예인선(1600t)이 끌고 이동하던 E호가 기상 악화로 선미 기관실부터 급격하게 가라앉더니 5분만에 완전히 침몰했다.
배 안에 선원이 없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E호가 처음 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달 4일이다. 전북 군산 해상에서 침몰해 있는 모래운반선과 충돌해 선체에 구멍이 난 E호는 예인이 필요하다는 군산 해경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임시로 땜질 작업 후 자력으로 운항을 계속했다.
같은 달 10일 선체가 기울기 시작하자 2000t급 일본 예인선이 부산으로 끌고 갔다. 이 시점에서 선원들은 모두 배에서 내렸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9시10분께 이 화물선은 예인 도중 제주 북서쪽 43㎞ 해상에서 선체가 뒤집혔다.
전복 후 이 화물선을 인양하기 어려워지자 예인선은 이 화물선을 지난달 12일부터 한달간 해상에서 끌고 다녔다.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화물선에선 다량의 원목이 바다로 떠내려가 제2차 사고 위험성을 낳고 있다.
길이 10m 이상, 지름 0.8~1.3m 의 원목으로 화물선엔 원목 650개 중 약 20개만 배 안에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해상에 떠다닌 대형 원목에 대한 선박충돌 주의보를 발령했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