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녹지그룹이 국제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제주도에 사업을 신청, 영리병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 시민사회 단체가 '설립 중단'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도내 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영리병원 저지본부)'는 14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리병원 설립을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법과 제도 마저 영리병원의 이익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될 것이며 돈벌이를 위한 의료로 전락해 의료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녹지국제병원은 국민건강보험 관리기관이 아니어서 현재 우리나라의 법제도는 해당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이 불가능하다"며 "불법시술과 과잉진료도 쉽게 이뤄지고 사람이 죽어나가도 관리, 감독할 수 없는 곳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정부가 주장하는 경제자유구역 등의 외국영리병원 허용논리는 선진의료기술의 도입과 정주외국인에 대한 진료였는데, 이번 녹지국제병원 설립은 이런 정부의 논리에도 맞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주지사는 국민과 도민 뜻에 반해 영리병원 설립을 허가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보건복지부도 녹지국제병원 설립승인 요청을 불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소재 헬스케어단지 내에 설립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중국 녹지그룹에서 전액 투자해 설립한 그랜드헬스케어다.
2만8163㎡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47병상 규모로 추진중이다.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총 4개과다. [제이누리=김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