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제주도내 172개 학교 중 96개 학교(55.8%)에서 납과 6가크롬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제주도교육청은 4일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어 우레탄 트랙에서 한국표준규격(이하 KS) 기준을 초과하는 유해성 물질이 검출됨에 따라 교체 계획과 제도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종합추진 대책’을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5월25일부터 6월20일까지 FITI시험연구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한국SGS시험연구원 등과 함께 도내 초등학교 104개교, 중학교 41개교, 고등학교 25개교, 특수학교 2개교를 대상으로 유해성 전수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58개교, 중학교 28개교, 고등학교 10개교, 특수학교 2개교 등 96개교에서 납(pb)과 6가크롬(cr6+) 기준치가 초과돼 검출됐다.
서귀중앙여중은 납성분이 2513㎎/㎏으로 무려 27.9배 초과했다. 또 제주제일고 2295㎎/㎏ 25.5배, 서호초등학교 2037㎎/㎏로 22.6배, 사대부중 2023㎎/㎏ 22.3배, 화북초는 1790㎎/㎏로 19.8배 등의 순으로 높았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96개 학교 중에서 한국표준규격(KS) 인증(2011년4월) 전에 트랙을 설치한 학교는 59개교로 나타났다. 유예기간(2011년 4월~2012년 12월)에 설치한 학교는 28개교, 제정 이후 설치 학교는 9개교다.
더 큰 문제는 KS가 제정된 2013년 1월 이후 포설한 9개교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대상학교는 중학교 3개교(서중, 대신중, 오름중), 초등학교 6개교(덕수초, 삼화초, 도련초, 구좌중앙초, 송당초, 장천초)다.
지난해 2월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오름중에서는 납이 1268mg/kg 검출됐다. 기준치(90mg/kg)의 14배가 넘었다.
오름중보다 1개월 늦게 설치한 도련초는 2210mg/kg으로 기준치의 24배를 웃돌았다.
6가크롬은 표선중에서만 검출됐다. 2009년 9월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표선중은 납이 1912mg/kg, 6가 크롬 122mg/kg이 검출됐다. 6가 크롬 기준치는 25mg/kg이다.
납은 인체에 축적돼 납이온을 생성하기 시작한다. 생성된 납이온은 신체를 마비시킨다. 일본에서 발병한 이타이이타이병의 주원인이 납 중독으로 알려졌다.
6가크롬은 일반적으로 산업 공정에서 생성되는 산화제다. 국제암연구소는 6가크롬을 인체 발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6가크롬은 위경련, 궤양, 호흡기관 손상, 피부 알레르기 등 유발하는 화합물이다.
도교육청은 초등학교, 특수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순으로 ▲유해성 검출 수치 순위 ▲학생 수 및 운동장 개방 빈도 ▲소요 예산 등을 반영해 2년에 걸쳐 우레탄 트랙을 철거·교체하기로 했다.
1개 학교당 트랙 전면 교체 비용은 9300만원으로 산정했다. 교체 예산 규모가 크고, 빨리 확보돼야 함에 따라 교육부에 지역현안사업 특별교부금 확보를 요청했다. 교육부 예산 확보 전까지 도교육청 자체 예산 10억 5300만원을 긴급 투입해 유해물질 초과량이 많은 초등학교부터 교체할 방침이다.
유해물질이 검출된 96개 학교 운동장 트랙은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김순관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은 “관계부처와 협력 체계를 구축, 예산을 확보해 전면 교체하겠다”며 “KS 인증을 받은 친환경 제품으로 전면 교체해 학생들이 안전하게 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운동장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김리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