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간 내리사랑 … 300억대 도박사이트 ‘일망타진’

  • 등록 2017.01.31 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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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억원 부당이득 … 추적 피하려 베트남 현지 운영 및 대포폰·통장 사용

 

내리사랑이 엇나갔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조카와 그의 친구들을 고용, 베트남에서 300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 등 16명이 모조리 경찰에게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국민생활체육법 위반 혐의로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총책 김모(42)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김모(25)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총책 김씨는 2015년 8월 16일부터 지난해 8월 28일까지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도박사이트 3곳을 운영한 혐의다.

 

이들은 불특정 회원 3000여명으로부터 약 300억원을 입금받고 축구와 농구, 야구 등 국내외 운동경기의 결과를 예측해 배팅하게 하고 결과에 따라 배딩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이들이 챙긴 부당이익은 43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등은 단체 합숙 생활을 하며 외부 출입을 최소화하고 일정기간 마다 사무실을 이전하는 등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왔다. 또 도박 사이트 IP를 주기적으로 변경하고 대포통장 및 대포폰을 이용해왔다.

 

김씨는 취업난을 겪고 있는 조카에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유혹, 조카와 조카의 고교동창 10명 등을 고용했다.

 

조카 등 직원들은 김씨로부터 월 200만~700만원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2015년 12월 이 사건에 대한 첩보를 접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8월 중간관리자 2명을 구속, 나머지 용의자를 인터폴 적색 수배명단에 올리는 등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베트남 공안부와의 공조를 통해 베트남 현지 사무실 단속 등으로 해외에 있던 피의자들을 검거, 지난 23일 13개월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강귀봉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신속한 당속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조카 등 사회초년생들의 범죄 가담이 더 증가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독성이 강한 인터넷 도박 행위는 서민 경제의 파탄 주범인 만큼 근절을 위한 단속 및 수사 활동을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박수현 기자]

 

박수현 기자 psuhyun@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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