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여지벵뒤’에서 펼쳐진 ‘4·3’을 나비로 바람으로

  • 등록 2012.03.27 13: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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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민예총, 4·3 64주년 기념 문화예술축전 30일부터 4월 말까지
4·3의 배경과 강정마을에서 각종 문화행사와 위령굿으로 진행

 

‘미여지벵뒤’는 ‘널디 너른 평지’, ‘광활하게 펼쳐진 황무지의 대지’를 이르는 말이다. 제주신화 속에 등장하는 이승과 저승의 사이에 위치한 마당이다.

 

수많은 4·3학살터, 유적지, 평화공원, 위령제, 4·3의 모든 배경이 됐던 인간세상의 이유들이 살아 있다면 그것은 곧 ‘미여지벵뒤’다.

 

다음 달 3일 제주4·3 64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행사와 위령굿이 4·3을 풀어놓은 ‘미여지벵뒤’인 4·3평화공원과 강정마을을 비롯한 제주도 일원에서 열린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이하 제주민예총, 지회장 박경훈)가 주관하는 제19회 4·3문화예술축전이 오는 30일부터 5월1일까지 ‘제주섬 미여지벵뒤, 나비로 바람으로’를 주제로 진행된다.

 

제주민예총은 27일 도서출판 '각' 북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행사와 관련 전시회, 영화제, 굿, 음악제, 문학기행, 마당극, 심포지엄 등 다양한 문화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탐라사진가협의회 주관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4·3의 직접 피해당사자이면서도 아직까지도 혜택이 미미한 4·3후유장애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4·3평화기념관에서 펼쳐진다.

 

정신적, 신체적인 고통을 겪고 있지만 국가는 아직도 이들을 4·3의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

 

탐라사진가협의회는 이와 함께 평화공원 야외전시장에서 ‘4·3 그 아픔과 기억’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함께 선보인다.

 

 

다음달 2일부터는 그 동안 4·3관련 다큐멘터리를 한데 모아 영화제를 개최한다. 제주민예총 기획단이 준비해 올해 처음 진행하는 이 영화제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4·3의 대중화를 위해 열정을 쏟은 다큐멘터리 감독·PD의 작품이 선보인다.

 

또 제주지역 방송사들이 특집으로 제작했지만 잊힌 작품들도 이번에 상영된다. 8일에는 제작한 감독들이 참여하는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함께 진행된다.

 

7일에는 한라아트홀 대극장에서 제주민예총 음악위원회 주관으로 도내·외 밴드와 가수 등이 출연하는 4·3평화음악제가 열린다. 노래세상 원, 고구려밴드 등이 출연하게 된다.

 

같은 날에는 3곳의 학살터가 있고 제주해군기지 논란의 중심지인 강정마을에서 ‘해원상생굿’과 ‘4·3위령 거리굿’이 열린다. 지난해 중단됐던 ‘해원상생굿’은 강정의례회관에서 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의 집전으로 펼쳐진다. 시낭송회와 춤보시, 신나락 막판굿 등도 함께 펼쳐진다.

 

14일부터는 ㈔제주작가회의 주관으로 4·3문학기행이 서귀포시 4·3유적지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 외에도 탐라시술인협회의 4·3미술제(1~20일), 추념시화전(1~12월30일), 4·3 64주년 기념 전야제(2일), 4·3위령제 식전문화행사(3일), 4월굿 산호수놀이(20~21일), 4·3국제문학심포지엄(5월1일), 4·3평화마당극제(8월 중)도 열린다.

 

제주민예총 박경훈 지회장은 “올해 4·3은 미여지벵뒤에 풀어놓은 4·3이 될 것”이라며 “올해 4·3의 미여지벵뒤는 4·3공원과 강정마을이다. 슬프지만 좌절할 수 없는 도저한 4·3의 정신을 다시 얘기할 때다”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또 “역사의 수레바퀴는 거꾸로 돌릴 수 없다는 만고의 진리가 예외가 아닌 듯 다시 4·3은 제 궤도를 찾으려 하고 있다”며 “4·3에서 평화로 제2의 4·3으로 불리는 강정 해군기지 문제의 해결이 물리지 않는 한 여전히 미완의 역사적 과제일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영하 기자 yhkim9356@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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