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2채가 국가등록문화재 제812호로 최종 등록 고시됐다.
이번 등록 고시된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 2동(한림읍 금악리 77-4번지 및 135번지 소재)은 맥그린치 신부의 제주 목장 개척사에 있어 상징성을 지닌 테시폰식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이 지닌 역사성이 높이 평가되고 1960년대 집단 주택사의 한 흐름을 보여주는 소중한 근대건축유산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은 1954년 4월 선교사로 제주도에 부임한 아일랜드 출신 패트릭 제임슨 맥그린치(한국이름: 임피제) 신부가 당시 척박한 중산간 한림읍 금악리의 황무지를 목초지로 개간하는 과정에서 지은 건물이다.
테시폰(Ctesiphon) 주택은 이라크 고대 도시 유적인 크테시폰에서 이 아치형 구조물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60∼1970년대 주택과 창고, 돈사와 같은 용도로 전파됐다.
현재 제주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의 테시폰식 건축물은 모두 소실됐는데 제주 지역에만 테시폰 건축 24채가 현존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근대기 집단 주택의 한 흐름을 보여주며, 제주 지역 목장 개척사·생활사·주택사의 흔적을 보여주는 소중한 근대건축유산”이라고 설명했다.
테시폰은 건축학적으로 물결모양의 아치(arch)가 연속된 형태의 쉘(shell) 구조 건축공법으로, 아치 형틀 비계 위에 가마니 등의 섬유 거푸집을 펼쳐 깐 다음 기둥과 철근 없이 시멘트 몰탈만을 덧발라 만든 건축물이다.
해당 건축기법은 시멘트.철근.나무 등 건축자재가 부족했던 당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짧은 시간에 간단한 기술과 재료를 갖고 건축할 수 있었던 최적의 시공방식이었다.
이러한 시공의 편의성 및 비용 절감 등의 장점으로, 이시돌목장을 비롯한 제주 중산간지역 개척농가(금악, 선흘, 월평 등)의 숙소, 창고, 돈사 등을 짓는 과정에서 해당 건축공법이 실천적으로 도입됐다.
또 1960년대 대한주택공사에서 국가 재건과 주택난 해소를 위해 테시폰식 건축공법을 그대로 수용.모방해 보급하는 등 우리나라 주택사적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이국적이고 독특한 외관으로 사진촬영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의 영구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기록화사업을 기초로 한 보수.정비를 추진해 해당 건축물이 지닌 역사성과 원형성을 지켜나가는데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