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함덕초 선흘분교장이 건강생태교육 운영을 통해 학생 수가 늘어나 초등학교 본교로 승격됐다.
제주도교육청은 함덕초 선흘분교장이 지난 1일자로 선흘초로 승격됐다고 2일 밝혔다.
선흘초는 2014년까지만 해도 학생 수가 20명에 불과해 폐교 논의까지 나왔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도교육청은 마을, 학교와 협의를 거쳐 건강생태학교로 지정했다.
선흘분교는 학교와 동백동산을 기반으로 건강생태교육을 펼치면서 서서히 학생 수가 늘었다.
2015년 21명, 2016년 24명, 2017년 54명, 2018년 62명, 2019년 72명, 2020년 92명, 지난해 7월 110명으로 학생 수가 7년 새 5배로 늘었다. 본교가 된 올해 3월 1일 기준으로는 89명이다.
특히 재학생의 90% 정도는 타 시·도에서 전입한 이주민 자녀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6월 '선흘분교장 본교 추진위원회'가 본교 승격을 공식 요청하자 검토에 착수했다. 그 결과 조례 개정 등을 거쳐 선흘분교장을 본교로 승격하기로 했다.
본교로 승격된 사례는 선흘초의 경우 이번이 3번째다.
1936년 4월 5일 선흘간이학교로 문을 연 뒤 1944년 5월 15일 선흘공립학교로 승격됐다. 하지만 1949년 4·3의 광풍 속 폐교됐다.
이후 1953년 4월 1일 선흘국민학교로 승격 개교했으나 학생 수 감소로 1995년 분교로 개편됐다가 이번에 다시 본교로 승격됐다.
선흘초는 올해도 선흘 곶자왈과 동백동산 습지의 동식물 등을 기반으로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선흘초는 새 출발에 맞춰 학교 비전도 바꿨다. 새로운 비전은 '스스로 서는 나, 나와 다른 너, 어울려 사는 건강한 우리'다.
선흘초는 현재 진행중인 개축 공사 등을 마무리한 뒤 승격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강정림 선흘초 교장은 "올해는 그동안의 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건강생태학교 기반을 잘 조성해볼 계획"이라며 "아이들을 자연의 가치를 깨닫고, 공동체의 의미를 이해하고, 가슴이 따뜻하고 행복한 아이로 성장시켜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본교 승격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부상철 선흘1리장은 "마을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뜸했었는데 이제 길가에서 아이들이 웃으며 노는 모습이 보이니 아주 좋다"고 말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이농.이촌 등으로 전국적으로 폐교나 분교 개편 위기에 놓인 학교가 많은데 이처럼 분교가 본교로 승격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제주에서는 선흘초에 앞서 2018년 3월 제주시 애월읍 더럭분교가 본교 더럭초로 승격했다. 또 2011년 외도초 도평분교와 노형초 해안분교가 각각 도평초와 해안초로 승격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