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동산' 아닌 '도령마루' ... 제주4·3 학살 위령공간으로 재탄생

  • 등록 2023.12.27 11: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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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3억원 투입 28일 제막식 ... "4·3의 아픔과 정신 미래세대에 전달"

 

제주4·3 당시 학살터였던 제주공항 부근 도령마루 인근에 위령공간이 조성됐다.

 

제주도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연동과 공항 입구인 제주시 7호 광장 일대 도령마루에서 4·3유적지 제막행사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도는 서부공원 입구광장 390.5㎡ 부지에 진입 경사로와 조형물을 설치해 위령공간을 마련했다.

 

'도령마루'라고도 부르는 '도령모루'는 도깨비가 출몰하는 모루(언덕)라는 의미의 제주어다.

 

도령마루 4·3유적지는 1948년 11월부터 1949년 2월까지 도내 17개 지역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끌려온 80여명이 희생당한 학살터다. 1979년 소설가 현기영의 단편소설 ‘도령마루의 까마귀’를 통해 알려졌다. 별도의 위령공간이 없어 1970년대 초 한 제과업체에 의해 해태상이 설치되자 해태동산이라는 명칭으로 불려왔다.

 

2019년 4·3 해원상생굿과 방사탑 건립, 해태상 철거 등이 이뤄지면서 해태동산이라는 명칭 대신 도령마루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아직 도민들에게 도령마루는 생소한 지명이다.

 

도는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던 역사적 장소인 도령마루 인근에 도민과 관광객, 미래세대가 4·3의 아픔을 기억할 수 있는 위령공간을 조성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입경사로와 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이번 제막식에는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 김황국 도의회 부의장, 강철남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 김창범 4·3유족회장 등 3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 제막식과 연계해 도령마루를 소재로 한 기념시화전도 오는 28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작가회의가 주관하는 기념시화전은 '무명에 싸매어 둔 울음을 풀어’라는 주제로 열린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도령마루 4·3유적지가 서부공원 입구광장의 역할을 넘어 위령공간으로 4·3의 아픔과 정신을 전달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도령마루’라는 명칭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

양은희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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