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도립미술관은 오는 11월 26일부터 내년 2월 16일까지 83일간 '2024 제4회 제주비엔날레'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제주비엔날레는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아트플랫폼(구 아카데미극장) 등에서 펼쳐진다.
국내 17명과 해외 22명 등 14개국 3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 가운데 제주작가는 9명이다.
이번 제주비엔날레의 화두는 ‘표류’다. 비엔날레는 문명의 여정 속에서 표류가 우리의 인식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조명하고, ‘표류’가 만든 우연과 필연적 교차점에서 만남과 충돌, 융합의 경계를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더불어 문명, 환경, 이주, 난민 등 동시대 이슈들을 고찰하며 새로운 대안적 공동체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당나라 교역 중에 표류해 탐라국에 도착한 왜국 사신과 우연히 만난 탐라국 왕자 아파기(阿波伎)의 역사적 일화에서 상상으로 더 나아간 가상의 표류기로 세계를 확장한다.
아파기 표류기는 가상의 섬 ‘운한뫼’에서 시작해 풍랑을 만나 새들이 쉬고 가는 낙도 ‘사바당’을 거쳐 물과 바람, 별이 이끄는 항해를 통해 성숙해가며, 마침내 이상향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다. 아파기의 항해는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항해이자 표류임을 나타낸다.
전시는 회화, 설치,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리서치 기반의 아카이빙 작품부터 하이테크 뉴미디어 아트(메타버스, AI, 프로젝션 맵핑), 커뮤니티 아트까지 폭넓은 형식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부대행사로는 퍼포먼스, 학술 프로그램, 전시 연계 워크숍과 같은 체험프로그램, 아티스트 토크 등이 마련된다.
아울러 비엔날레 기간 중 제주를 방문한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 관람객들이 도내 작가 작업실 및 레지던시 등을 탐방하는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마련된다.
본 전시 외에도 협력전시로 17세기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양미술 거장들의 작품 150여점이 전시되는 명화특별전 Ⅱ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가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종후 제주비엔날레 총감독은 “전시의 화두인 ‘표류’를 통해 제주의 정체성이 국제적 맥락과 얽혀 형성되고 변화하는 문명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며 “어려운 미술 비평언어가 아닌 일상과 맞닿아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비엔날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