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인 1960~1980년대(추정) 생산된 필름이 고해상도 전자파일로 새롭게 만들어진다.
제주도는 올해 말까지 사업비 8900만원을 들여 역사적 가치가 높은 기록물의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사진필름 디지털 변환사업'을 추진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번 변환사업은 필름형태(사진 및 슬라이드)의 자료를 영구 보존하기 위해 전자 파일로 변환하는 것이다. 대상은 각 부서 캐비닛에 보관돼 있던 1960~1980년대(추정) 생산된 필름으로 3만7000여컷이다.
디지털 변환사업은 약품 처리를 통해 필름을 세척한 후 필름전용 스캔장비를 사용해 고해상도(3200 dpi)의 전자파일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도는 일부 필름을 스캔(공정률 12%)한 결과 1960년대 초에 생산된 흑백사진이 집중적으로 발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업을 거쳐 ▲제11대 강성익 지사의 초도순시(1961년) ▲제12대 김영관 지사 임기 중 함덕·삼양해수욕장 개장식(1962~1963년 추정), 제1·2회 탐라미인대회(1962~1963년), 도청(현 제주시청) 별관 증축 공사(1962년 추정), 간이상수도 통수식(1963년 추정), 해병대 창설 기념식(1963년 추정), 칠성통 도로포장 준공 개통식(1963년) ▲제13대 강우준 지사 재임 중 어린이날 행사(1964년) 등을 촬영한 사진 30점이 우선 공개될 예정이다.
디지털화된 사진 중에는 기존에 알려진 행사 모습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와는 다른 프레임과 각도, 질감으로 촬영된 것이 대부분이다.
동문로터리 주변의 옛 상가, 칠성통 골목을 걸어가는 도지사의 모습 등은 옛 제주의 모습을 복원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또 지사 부부가 춤을 추는 장면이나 지사와 간부공무원들이 삶은 계란을 먹으며 조촐하게 파티를 하는 등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들도 발견됐다. 현재는 보기 힘든 우량아 선발대회의 모습을 담은 이색적인 사진도 나왔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캐비닛 속 자료들을 제주 현대사 사료로 복원하는 일”이라며 “순차적인 자료 공개를 통해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되살려주고 엠지(MZ)세대에게는 제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매개체로 활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이누리=양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