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녹음으로 죽어가는 제주바다 ... '바다숲'이 사라진다

  • 등록 2024.08.27 17: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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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염분수 유입으로 연산호 곳곳 폐사 ... 고수온에 연안 곳곳 생존벼랑

 

제주 바다가 역대급 고수온으로 인해 끓어오르면서 바다숲 역할을 하는 산호들이 '백화현상'으로 불리는 갯녹음으로 폐사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과 산호탐사대는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서귀포시 섶섬, 문섬, 범섬, 송악산 일대의 바다를 조사한 결과, 수심 10m 내외에 서식하는 다수의 연산호 개체가 이상 폐사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해양보호생물인 밤수지맨드라미와 검붉은수지맨드라미를 비롯해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등 연산호의 기부가 녹아내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탈락하거나 아예 형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루처럼 부서지는 개체도 다수 확인됐다.

 

특히 열대와 아열대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는 빛단풍돌산호와 그물코돌산호 등 경산호에서도 백화현상이 일부 관찰됐다. 백화현상은 수온이 30℃ 이상으로 상승할 때 산호에 영양을 공급하는 공생조류가 이탈하여 하얀 석회질 골격만 남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제9호 태풍 종다리가 지나간 후인 지난 23~24일, 산호탐사대는 문섬과 범섬 일대에서 이전과 달리 녹아내린 형태의 연산호를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바위 하단에 간신히 붙어있는 개체나 완전히 탈락되어 바위 틈에 남아 있는 잔여물 몇 개체만 확인됐다. 고수온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태풍의 영향으로 산호가 완전히 탈락한 것으로 단체는 추정하고 있다.

 

연산호 군락은 바다숲처럼 해양 생물에게 서식지, 산란처, 먹이원을 제공하는 제주바다의 중요한 기초생태계다.

 

이번 산호 피해의 원인으로는 폭염으로 인한 고수온과 저염분수의 유입이 지목되고 있다.

 

실제 제주 바다는 장기간 고수온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4일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같은달 31일에는 '심각' 수준으로 격상했다. 특히 제주 지역은 지난달 31일 고수온 경보가 발령된 이후로 4주째 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서귀포의 표층 수온은 지난달 25일 일평균 28℃를 넘어선 이후 8월 내내 고수온을 유지했다. 이달 6일부터 21일까지 16일간 일평균 수온이 30℃를 초과했다. 지난 7일에는 최고 수온이 32.5℃에 이르렀다.

 

기록적인 고온을 기록했던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8월 일평균 수온이 30℃를 넘긴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수산 전문가들은 바다 수온이 1도 상승하는 것이 육상에서 체감할 때 5~6도의 기온 상승과 맞먹는다고 설명한다.

 

 

도는 또 이달 9일 저염분수 유입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올해 중국 남부의 집중호우로 넘친 양쯔강물이 바닷물로 유입된 결과로 파악된다.

 

단체는 "장기간 수온 스트레스로 인해 취약해진 연산호 군락에 저염분수가 유입되면 산호가 더 이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며 "연산호 군락의 변화는 해양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화이기 때문에 연산호 군락의 변화를 시급히 확인하고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

김영호 기자 jnuri@j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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