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독립운동가 3인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졌다.
11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성산읍 신산리 마을회관에서 독립운동가 현해남, 강봉근, 김봉칠 선생의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행사는 국민의례와 묵념, 기념비 건립 경과보고, 제막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독립운동가 유족을 비롯해 김경범 성산읍장, 양홍식‧현기종 도의원 등 내빈 100여명이 참석했다.
고(故) 현해남 선생은 1917년 신산리에서 태어나 1935년 일본권투회에 입회한 후, 1936년 일본 밴텀급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어 페더급에서도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특히 일본의 권투 영웅 호리구치를 꺾어 재일교포 사회의 사기를 크게 고취시켰다.
고(故) 강봉근 선생은 1929년 여수공립수산학교 재학 중 광주학생항일운동을 지지하는 동맹 휴교를 계획하다가 퇴학을 당했다. 광복 이후에는 성산의회 의장을 맡아 지역 사회와 주민들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2020년에는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고(故) 김봉칠 선생은 1910년 신산리에서 태어나 1929년 광주학생항일운동 당시 항일운동 조직인 독서회의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항일 운동을 이어가던 중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
고권섭 신산리 마을회장은 "늦었지만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 마을에 이런 훌륭한 분들이 계셨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며 "젊은 층들이 옛 선조들이 이루셨던 것을 다 잊어가는 현실에서 이 기념비가 다시 그들의 마음에 새겨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경범 성산읍장은 "후손들에게 독립운동가들의 고귀한 정신이 전해지도록 제주도와 서귀포시가 최선을 다해 행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누리=김영호 기자]